라인업과 배팅 오더는 다르다. 아..시간이 좀 많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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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신곡 강의- 서양 고전 읽기의 典範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 안티쿠스 / 2008년 1월
35,000원 → 31,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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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자연과 타협하기
그레고리 앨보 외 19인 지음, 리오 패니치.콜린 레이스 엮음, 허남혁 외 14인 옮김 / 필맥 / 2007년 12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15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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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를 풀며- 리처드 도킨스가 선사하는 세상 모든 과학의 경이로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최재천.김산하 옮김 / 바다출판사 / 2008년 4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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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거장과 마르가리타 1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박형규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8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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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8-04-28 23:28   좋아요 0 | URL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곧 새번역본이 나옵니다...

드팀전 2008-04-29 09:01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그때까지 그럼 기다려야쥐.감사해요.

비로그인 2008-04-29 10:36   좋아요 0 | URL
예전엔 악마와 마르가리따였던 것 같은데요
붉은 포도주만 생각납니다
왜 그러는지 찾아볼려구요
 
내가 너를 사랑한 도시
윌리엄 케네디 지음, 장영희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내가 너를 사랑한 도시>는 LED 옥외광고 간판처럼 이름을 수시로 갈아입는다.이 책의 원제목은 'Ironweed' 이다. 이 책이 처음 번역되었을 때는 '억새인간' 이었다고 한다. 20여년전 일이다. 이 책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잭니콜슨 주연의 영화<ironweed>의 한글제목은 '엉겅퀴 꽃'이다.장영희 교수는 '내가 너를 사랑한 도시'라고 예감있는 제목을 달았다. '억새인간' 이나 '억새풀' 보다는 나은 제목같다. 원제목인 <ironweed> 자체가 외설적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좀 숨기는게 있어야지 에로틱이 될 터인데 '노숙자=억새풀' 이란 연쇄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직접적인 상징작용이 왠지 탐탁치 않다.

원문과 비교해서 읽는 수준은 못되기 때문에 번역에 대해 뭐라고 할 만한 위치는 아니다.그러나 장영희 교수의 번역이 비교적 매끄럽게 읽히는 것은 사실이다. 윌리엄 케네디의 문장이 갖고 있는 위트와 유머러스함을 표현해 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이 느껴진다. 인문사회 서적이 아닌 문학 책의 번역에 있어서도 가끔은 한국어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들을 경험한다. 그런 마당에 작가가 가진 문장의 깊은 속내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때가 많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한국 소설을 읽을 때 느껴지는 편안함을 준다.  

이제 조금 삐닥하게 나가보자.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이 왜 '퓰리처상'을 받았고 또 '20세기 영문학 100선'에 들었는지 의문이다. 식견 높은 분들의 견해이기 때문에 수상을 취소하라고 일인 시위를 하지는 않겠다. 그리고 이미 오래전 일이니까 공소시효도 지났다. 이 소설은 내게 그저 그랬다. 잭 니콜슨의 얼굴만 잔뜩 떠오른다.나는 영화를 보진 못했다.그렇지만 스틸 사진 몇 컷으로도 잭 니콜슨이 주인공 프랜시스를 덮어 버린다. 꽤나 어울리는 캐스팅이었음에 틀림없다.  영상 이미지의 전제성이 문자를 장악해버리는 것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책의 문장들이 갖고 있는 뛰어난 유머와 삶을 통과하는 서걱거리는 재미들이 헐리우드식 결말로 가기 위한 소도구에 지나지 않는 것 처럼 느껴질 때이다. 이 책의 인물들과 인물들 간의 관계,그리고 장치들은 전형적인 헐리웃표다.'돌아온 탕아, 따뜻한 가족의 품에 안기다." 

이 책이 퓰리처상을 받은 해인 84년은 레이건의 시대이다. 카우보이 정부 밑에서 '레이거노믹스'와 '강한 미국' 이 대표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70년대 미국을 교란시킨 유약한 진보의 시대가 문을 내리고 전통적 가치의 회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드높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건강한 미국의 상징인 '가족주의'로의 복귀였다. 모든 보수적 이데올로기의 근간이기도 하다. 이 소설이 그런 흐름에 영향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죄책감으로 떠돌던 주인공이 결국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불안한 행복을 얻는 결론은 그런 상관관계를 자꾸 떠올리게 한다.이런 스토리야 말로 소시민의 감수성을 젖게하는 전형적인 '잔잔한' 헐리우드 영화의 단골 메뉴 아니던가? 싸가지 없는 부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인격적으로 성숙한 인간이 된다던가, 재능은 있지만 사고뭉치 운동선수가 동료애를 통해 하나로 된다거나.....이 모든 것들이 '통과의례'의 형태만 달리했지 상징적인 '가족'의 이름으로의 통합을 목표로 한다. 그게 뭐 딱히 나쁘냐고?  길게 토론하면 여러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겠다.그렇지만 이해하기 쉽게 이렇게 말하자.나는 이런 스타일에 지루함을 느끼는 취향을 가졌다.

도대체 처음과 마지막에 바람처럼 왔다가 들꽃처럼 사라진 루디는 왜 그렇게 억지로 나와야 되는지? 그의 우발적인 죽음에 '그는 은하수가 어딘지 아는 사람이었다'라는 키치적인 답변은 무슨 코미디인가? 프랜시스의 귀가를 위해 반드시 사용되어야 하는 소품처럼 루디와 헬렌은 죽는다. 모텔에서 조용히 생을 마감하는 헬렌이 가진 영혼의 고귀성을 표현하기 위해 쓰인 장치는 베토벤 교향곡 9번이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지만 그녀가 떠돌이가 되기 훨씬 전,사랑에 배신 받기 훨씬 전,그녀의 마음을 영혼을 휘감았던 곡. 작가는 이 곡을 통해 너덜너덜한 부랑아 헬렌의 삶에 빛이 있었고 그 빛을 안고 가게끔 만든다.(왜? 그래야 우리가 덜 불편하니까..) 죽음의 순간에 헬렌은 부랑아에서 성녀로 뒤바뀐다. 베토벤LP와 가지런히 펼쳐진 머리칼 등은 헬렌을 고귀한 영혼으로 만든다.가련을 넘어 숭고로 넘어가려는 의도가 너무 직접적이다.

나는 이 소설을 사회적 관점에서 노숙인들에 대한 이야기로 읽지는 않는다. 실제 그들은 5미터 밖에서도 냄새가 난다. 물론 이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 탈취 되었다. 탈취는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 하나는 '탈취됨'으로 우리가 그들이 가진 영혼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한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탈취됨'으로 인해 노숙자로서 그들의 존재는 무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실재 이 인물들에게 냄새가 난다면 이것은 르포타쥬가 될 터이지 소설이 되진 않았을 것이다. 거기에 불만을 갖지는 않으련다. 탈취를 통해서라도 그들의 영혼과 접촉했다면 이 아니 좋을쏘냐....다른게  '키치'가 아니다.

내게 이 소설에서 두 가지 인상적인 것은 '야구'와 '죄책감'이다. 프랜시스의 과거를 구성하는 두가지 중요한 요소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다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사서 얼마 쓰지 않았던 야구 글러브가 다시 만저 보고 싶어졌다. 아직 집에 고이 모셔 놓고 있다. 그 글러브로 공을 받고 던지고 해보고 싶어졌다. 다른 하나는 '죄책감'이다. 나는 원래 이 리뷰를 쓸 때 '리뷰' 대신 그 '죄책감'에 대해 쓰려고 했다.

 만약 비오는 어제 이 리뷰를 썻다면 나는 식모 '정금'이와 관련된 나의 '죄책감'에 대해 썻을 것이다. 책에 대한 지루한 이야기는 몇 줄로 압축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더 많은 이들의 관음증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리뷰는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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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역사학'의 9인의 역사에 대한 시각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았다고 한다. 분량 602쪽 그나마..가지고 다닐 만 하다.역사 해석에 대한 '절대성'을 그다지 믿지 않는다. '역사적 진리'라는 말의 의미를 모르지 않으나 그 '진리'라는 것을 구성하는 '해석'과 '신념'을 포함하는 '당파성'의 개념에 더 끌린다. 그것은 '투쟁'을 존재 조건으로 한다. 이는 '진보'나 '보수' 모두에게 해당한다. 그러므로 나의 '당파'를 '상식'의 이름으로 말하는 것은 가급적 지양하는 편이다.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을 두고 '상식'도 모르는..이란 말이 양 측을 공격하는 용어로 기어나왔다. 무엇이 '상식'인가?

이 책도 역사책이다. 실물을 서점에서 봤는데...들고 다니기 부담스럽다. 사전을 들고 다니는 줄 알 것이다. 거기에 좌파는 이미 끈떨어지고 너덜너덜해진 가오리연쯤으로 여기는 분위기에서 붉은 '레프트'를 왼편 겨드랑이에 끼고 다니면 다들 뜨악해 할 것이다. 책은 얼핏 보기에 교과서적으로 씌여진 듯 하다. 얼핏 본 것이라서 정확하진 않다. 이런 역사 서술의 책들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같은 책들은 얇은 팸플릿 분량의 프랑스 철학책보다 읽기 쉽다. 분량과 무게가 부담스러울 뿐이다.그리고 틈내서 읽어야하는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한동안 점심시간에 똑같은 식당을 다녀야하는 지루함같은 것이 장애일 뿐이다.

<헤겔 영원한 철학의 거장>이다. 무려 1000페이지가 넘는다. 서양 애들이 쓴 이런 저런 책을 보다 보면 늘상 부딪히는 인물들이 몇 있다. 칸트와 헤겔이 그들이다.독일 관념론의 시작과 끝이라고 불리는 인물들이다. 그들의 책은 입문서부터 전문적인 서적까지 이미 수 백종이 나와 있다. 이 책은 일종의 평전이다. 책을 보는 순간, 눈 앞에 오르고 싶은 산이 생긴 듯 했다.헤겔을 공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별로 아는게 없다.곁가지로 아는 수준-왠지 이 책을 넘고 싶은 마음이 불뚝 치솟았다.그냥 얇은 책 말고 '헤겔'답게 이 두꺼운 책이 당긴다. 베고 누워도 목이 결릴 만한... 

이마미치 도모노부의 <단테 신곡 강의>이다. 620여 페이지.이 책을 아마 가장 먼저 읽을 듯 하다.왜냐하면....단테의 <신곡>을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곧바로 <신곡>을 읽지 하는 생각도 있었다.하지만 모르는 길은 좀 알고 들어가야 더 잘 보이고 더 많이 보인다. <신곡>을 연구한 것도, 연구할 것도 아니고 그냥 스토리만 다닥 다닥 읽어서 별 도움 안될 듯 하다.

이럴 때.."거인들의 어깨 위에서" 도움을 받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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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8-04-24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같은 경우는 아예 기간 길게 잡고 침대 머리맡에 둡니다. 자기 전에 한 챕터씩!!(..을 목표로 하지만 실제로는 두어장 -_-)

드팀전 2008-04-24 15:23   좋아요 0 | URL
하루 3장 씩 읽어서 1000페이지 읽으려면 ^^ 1년 쯤 걸리잖아요 ㅎㅎㅎ

글샘 2008-04-24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무거운 책들은... 베개로나 쓰지...ㅠㅜ
레프트는 도서관에 꽂혀 있더만도... 감히 빌릴 엄두를 못내고 있죠.
탐사도 한번 읽고 싶네요.
헤겔은... 글쎄. 헤겔이 너무 어렵던 20년 전에 비해서 이제 읽으면 조금 알게 되려나요.

드팀전 2008-04-24 15:24   좋아요 0 | URL
베게로 쓰기에도 목이 결립니다...

로쟈 2008-04-24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프트를 빼고는 다 갖고 있는데, 들고 다니지는 않습니다.^^; 대신에 요즘 <인문학의 즐거움>에다 단테의 <신곡>(열린책들)을 가방에 넣고 다녔더니 팔꿈치가 시큰합니다.--;

드팀전 2008-04-24 22:41   좋아요 0 | URL
로쟈님 페이퍼에서 많이 얻게 된 책들입니다.
전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책들을 좀 나누어주었으며 좋겠는데...
그렇다고 학생들 참고서처럼 칼질로 나누어 다닐 수도 없고.

글샘 2008-04-25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하나 느셨군요. ^^
저는 알라딘 마일리지 모아서 신곡 사려고 궁리중입니다.
궁리중이니 언제 읽을는지는 미정이지만...

드팀전 2008-04-25 13:36   좋아요 0 | URL
저거 말고도 더 있어요..^^ 이미 사 놓은 것도 있구 ㅜㅜ

드팀전 2008-04-25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에서 오늘 <탐사>를 실물확인 하고 왔는데..생각보다 판형이 크지 않았고 두께도 그렇게 두껍지 않았다. 그런데..ㅋㅋㅋ 그닥 당기지가 않더군.ㅍㅍㅍ
 

다분히 개인적 경험이며 '일반화'할 만한 내용이 아니니 오해가 없으시길...내 주변에서 있었던 대학원 이야기여서..^^

1. 몇 년전 ,아는 직장의 형님이 대학원을 다니셨다. 회사 일을 하면서 낮에 몇 번 땡땡이를 쳐서 다닌 것이다. 부산의 모 사립대학 대학원 연극학 쪽이었다. 회사에 친한 높은 몇 명에게는 관련 업무와 연관있는 학과라고 뻥쳤다. 

한 학기 쯤 지나고 형에게 대학원 수업은 재미있냐고 물었다.대답은..

"응...공부하는 건 재밌는데..애들이 너무 무식해. 다들 뭐 전공했다는 애들인데도 어떻게 나보다 모를 수 있어. 그냥 고개만 끄덕이다가 뭐 토론할라 치면 유치한 것들만 이야기나누고...결국 교수가 나만 쳐다봐. 그래서 교수랑 이야기를 많이 할 기회가 있어서 좋긴 한데...자꾸 그러다보니까 약간 부담스럽기도 하고...하여간 대학 졸업한 애들이 왜 그렇게 무식하냐? 

2. 어떤 일 때문에 부산의 모 국립대 00학과의 대학원 수업을 듣게 되었다. 일종의 청강같은 것. 교수님은 이름 대면 알만한 유명한 분이다. 이건 야간 대학원 수업이었는데 사회계열 수업이었다. 주로 선생님들이 주를 이루었다. 1시간 30분 가량 대충 발제해온 것과 토론이 이어졌다. 내 기억에 '한국 근대화 과정'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문제는 교수가 질문으로 이끌지 않으면 모두 꿀먹은 벙어리라는 것이다.뭐 정치적으로 동의하지 않더라도 학문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문들은 거의 없었다. 내가 보고 있던 걸 의식했던 교수님이 너스레로 " 지켜 보는 분들도 계신데..좀 열심히 해봅시다...허허허..."

결국 교수 혼자 질문하고 비판하고 또 반비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거기에 온 자칭 사회학과계열 선생님들은 '뭐 그랬다더라' '그런 것 아닌가요.' 식의 대여섯 줄을 넘지 못하는 술자리 담론의 용어와 수준의 이야기로 대충 빈 공간을 메꾸었다.

3. 어느날. '사회학 개론'을 들고 다니던 여자 동료에게 물었다. 그녀는 부산의 모국립대학 사회학계열 대학원에 다닌다.원래 전공은 문학쪽이고 사회계열은 아니었는데...워낙 진보적인 분이여서 더 많은 공부의 욕구가 그녀를 덮쳤을 것이다. 프리로 일하는 분이여서 낮에 시간 날 때 주간 대학원을 다닌다. 개인적으로 학부가 그쪽 계열이고 또 관심도 있어서 수업료 및 등등을 물어봤다.

"어..대학원 다닌다면서요?"..."네"

"나도 한번 다녀 볼 까? "...... " (약간 놀람과 자부심을 섞어서)  ...저 주간 대학원이에요"

(방백)...'파,,,하 주간 대학원이 뭐 그렇게 대단한건가? '

"아..알고 있어요. 대학 다닐 때 제가 그런 공부를 좋아했어요. 00대는 교수진들이 어때요.어떤 성향이에요."

"네...줄라 줄라 줄라...(대략 정리하면 대개 미국에서 공부한 구조기능주의자들이다.라는 뜻이다.아 그리고...000교수는...(잠시 멈칫..눈치 한번 보고)...음...앙리..르베브르라고 아세요? 일상사라는 건데요...그걸로 쫌 유명하시지요."

'아..네.<현대 세계의 일상성>이란 책...얼마전에 표지바꿔서 나왔는데"

"음...그런 책일꺼에요 아마.."

(방백)..켁켁켁...앙리 르페브르라고 압니다.마님...사회학 개론은 내려놓고 말씀하세요...

음...이 진보적으로 나서시는 이 분의 한계는 '푸코'에서 반짝였다.

"음,,,그러면 푸코같은 것도 배우나요? "

"(잠시 생가하다)어.. 그 동성애자.......뭐 다음 학기에 현대 사회학 같은데 가면 배우겠지요."

................................

나는 개인적으로 학문에 대해  경외하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함부로 공부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그 쪽에 있는 사람도 아닌데 약간 화가 난다. 특히 내가 갖지 못한 기회를 이런 저런 이유로 얻을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한 질투같은 것도 있다.

 물론 '너도 그런 어려운 책 보고 공부하는 거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나는 학문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하는 것이고 학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세상을 좀 볼 수 있는 교양인이 되고 싶을 뿐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교양인의 독서와 학자의 독서는 다르다. 나는 대학이 교양을 쌓는 곳이고 대학원부터는 학자의 길  또는 공부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이었다.

대학에서 쌓이지 못한 교양은 대학원에도 쌓이지 않는다. 행여 뒤늦어서 대학원에서 교양의 길에 들어섰다 할 지라도 그걸 3번째 예처럼 뻐기지는 말자. 매우 웃긴다.

이름에 속지 말아야하며 또 이름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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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4-22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입니다. 맞는 말씀이세요. 어디 학교를 나왔다, 어느 학과를 나왔다, 어느 대학원을 다닌다, 주간이다 야간이다 모두 무의미합니다. 어디 유명한 대학원에서 공부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박사과정에 진입했다고 해서 대단하게 볼 게 못됩니다. 어느 학교에 있고, 어느 과정에 있느냐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못하죠. 마치 예를 들어 서울대가 워낙 서울대 서울대 하니까, 자신이 서울대 박사과정생이면 자신의 사유 능력이나 교양과 상관없이 마치 남들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는 것 같이 생각하면 그 사람만의 생각인거죠. :) 저도 뭐 대학원 나왔지만, 그냥 졸업장과 빚이 있다는거 빼고는 별 의미 없습니다.

드팀전 2008-04-22 18:03   좋아요 0 | URL
아프님의 빚보다 제 빚이 더 많아요.저희집 3분의 1은 아직 은행꺼 ㅜㅜ

마늘빵 2008-04-23 00:27   좋아요 0 | URL
그래도 집은 있으시잖아요. 크크.

드팀전 2008-04-24 09:14   좋아요 0 | URL
ㅎㅎㅎ...아프님보다 10년 가까이 제 노동을 팔아서 화폐로 바꾸었으니까.

sweetmagic 2008-04-23 0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원은 공부가 아니라, 학위가 필요하면 가는 곳이다.
(내가 똥창 같은 학교를 다녀서 그렇나 ? 하는 고민을 하며 대학원 생활 골빠지게 하고 얻은 결론입니다.몸과 마음과 세월을 바쳐 우려낸건 허울 뿐인 학위 뿐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

드팀전 2008-04-23 08:34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하긴 박사까지 계속 공부하려면 일단 대학원은 다녀야하니까.
해리코닉 주니어랑 같은 동네에 사신다면..반상회에 꼭 나오라고 하세요. 안나오면 벌금물리거나 동네 마을회관에서 노래 한곡 하던가..^^
 

 봄 꽃을 맞으며 나선 출근길에 라디오를 듣고

 건너 산 위에 뜬 옅푸른달을 보면서 퇴근한다.

오늘 아침에 클래식 FM에서 한 이야기를 들었다. 평소에 그저 그런 라디오적인 글들이어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보냈다. '좋은 생각'류의 아포리즘이 지루했기 때문이다.그런데 마음이 스산한 오늘은 좀 다르게 들렸다.

어렵게 학비를 버는 고학생이 있었다.

수도시설이 지금처럼 보급되기전 이야기다. 물동이를 집집마다 날라서 거기서 조금 돈을 받고 학비를 보내어 쓰는 학생. 그는 양 손에 물동이를 이고 가면서 물을 바닥에 자주 흘렸다. 조금만 덜 담아도 될 것이라는 주변의 말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가득 담은 물통은 어떻게 하든 흘러 넘치기 마련인 것이다. 그래도 소년은 싱글벙글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그 소년이 물동이를 지고 나르던 길에 민들레를 비롯해서 이런 저런 예쁜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소년이 다니던 그 길을 따라서 말이다.

사람들은 그제서야 그 소년이 왜 힘겹게 물을 가득채웠는지,왜 힘들어하면서도 싱글벙글 했는지 비로소 알게되었다.

소년은 그가 다니던 길에 씨앗을 뿌려두었던 것이다.

그리고

김사로 시인의 시가 한 구절 인용되었다.


"비포장 흙길을 걷는다.

발자국 하나 더해질 때 마다

길이 여물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발자국으로 만들어지는 길은

결코 닮는 법이 없다."

방송에는 이런 내용이 나왔다.

어떤 방식으로 읽던지는 자유다.

내게는

길에 대한 소년의 믿음과 사랑이 느껴져서 좋았을 뿐이다.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과 몰이해에 연연해 하지 않을 그 믿음과 사랑이 좋다.

오늘은 김민기의 <봉우리>를 듣고 싶어집니다. 전인권이 부른 버전도 좋지요....

허나 내가  오른 것은 그저 작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저기 부러진 나무 등걸에 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픈 것이 저며올때는

그럴 때는 바다를 생각해 바다.

바람구두네 집에서 빌려온 사진입니다..카피레프트를 하니 저작권 문제 삼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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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8-04-21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처럼 쉼없이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물의 본성을 닮으라고 노자에서 상선약수라 일컬었거늘,
<물길>로 강제하려는 인간의 어리석음은,
화학비료로 땅을 죽이는 일이나 마찬가지로 바보같은 짓에 불과하겠지요.
땅도 살아있어야 하고, 강도 살아있어야 하거늘...
괜스레 강물 사진만 보고도 마음이 짠해집니다.
활기찬 한 주 보내시길...

kimji 2008-04-22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제가 아침을 먹으면서 들었던 방송이군요.
저 역시도 인상 깊었던 이야기, 였는데 여기서 재회를 하니 또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