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역사학'의 9인의 역사에 대한 시각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았다고 한다. 분량 602쪽 그나마..가지고 다닐 만 하다.역사 해석에 대한 '절대성'을 그다지 믿지 않는다. '역사적 진리'라는 말의 의미를 모르지 않으나 그 '진리'라는 것을 구성하는 '해석'과 '신념'을 포함하는 '당파성'의 개념에 더 끌린다. 그것은 '투쟁'을 존재 조건으로 한다. 이는 '진보'나 '보수' 모두에게 해당한다. 그러므로 나의 '당파'를 '상식'의 이름으로 말하는 것은 가급적 지양하는 편이다.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을 두고 '상식'도 모르는..이란 말이 양 측을 공격하는 용어로 기어나왔다. 무엇이 '상식'인가?
이 책도 역사책이다. 실물을 서점에서 봤는데...들고 다니기 부담스럽다. 사전을 들고 다니는 줄 알 것이다. 거기에 좌파는 이미 끈떨어지고 너덜너덜해진 가오리연쯤으로 여기는 분위기에서 붉은 '레프트'를 왼편 겨드랑이에 끼고 다니면 다들 뜨악해 할 것이다. 책은 얼핏 보기에 교과서적으로 씌여진 듯 하다. 얼핏 본 것이라서 정확하진 않다. 이런 역사 서술의 책들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같은 책들은 얇은 팸플릿 분량의 프랑스 철학책보다 읽기 쉽다. 분량과 무게가 부담스러울 뿐이다.그리고 틈내서 읽어야하는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한동안 점심시간에 똑같은 식당을 다녀야하는 지루함같은 것이 장애일 뿐이다.

<헤겔 영원한 철학의 거장>이다. 무려 1000페이지가 넘는다. 서양 애들이 쓴 이런 저런 책을 보다 보면 늘상 부딪히는 인물들이 몇 있다. 칸트와 헤겔이 그들이다.독일 관념론의 시작과 끝이라고 불리는 인물들이다. 그들의 책은 입문서부터 전문적인 서적까지 이미 수 백종이 나와 있다. 이 책은 일종의 평전이다. 책을 보는 순간, 눈 앞에 오르고 싶은 산이 생긴 듯 했다.헤겔을 공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별로 아는게 없다.곁가지로 아는 수준-왠지 이 책을 넘고 싶은 마음이 불뚝 치솟았다.그냥 얇은 책 말고 '헤겔'답게 이 두꺼운 책이 당긴다. 베고 누워도 목이 결릴 만한...

이마미치 도모노부의 <단테 신곡 강의>이다. 620여 페이지.이 책을 아마 가장 먼저 읽을 듯 하다.왜냐하면....단테의 <신곡>을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곧바로 <신곡>을 읽지 하는 생각도 있었다.하지만 모르는 길은 좀 알고 들어가야 더 잘 보이고 더 많이 보인다. <신곡>을 연구한 것도, 연구할 것도 아니고 그냥 스토리만 다닥 다닥 읽어서 별 도움 안될 듯 하다.
이럴 때.."거인들의 어깨 위에서" 도움을 받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