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24에서 리뷰어로 뽑힌 <농부의 밥상>을 읽었습니다. 음식이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히 귀농을 꿈꾸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자연과 환경, 먹거리들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필요할 듯 합니다.
내가 학교를 다닐 때는 혼분식을 장려해서 일주일에 꼭한번은 분식을 해야하고 학교에서는 도시락 검사를 해서 혼식을 했는지 확인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햄버거 피자 등 서구의 멋지게 보이는(?) 먹거리들이 들어오고 주변의 먹거리들이 풍성해지고 대학 입학 후 집에서 먹는 경우보다는 밖에서 음식을 사먹거나 회사의 식당을 이용하면서 예전 우리 부모님들께서 즐기시던 된장이나 다른 음식들을 접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었다.
물론 내 식성이 빵이나 면 등 밀가루 음식을 즐기고 육고기를 즐기는 편이라 다소는 거친 느낌을 주는 향토적인 음식은 그리 즐겨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래서 간혹 해외로 출장을 가더라도 비싼 한식보다는 저렴한 현지 음식으로도 거뜬히 버텨낼 수 있었다. 내게 밥과 밥상은 단순히 하루에 세번 주어지는 에너지를 보급 받는 시간이고 그속에서 시간적 경제적 효율만이 고려대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얼마전부터 웰빙이라는 말이 돌고 발효식품의 우수성을 이야기하면 와인처럼 보이기에 좋음직한 것들에 눈을 돌리고 소비의 관점에서 엘빙을 고민했었다.
이책에는 자연농, 유기농으로 생활하고 자신들의 밥상을 가꾸는 10곳의 농부들의 밥상에 올려지는 음식들과 그음식들을 통해 그농부들의 생활과 철학을 접할 수 있게 해준다. 당장의 고된 노동과 입에 거칠고 항상 수고가 필요한 음식들이지만 그들의 밥상은 그들 생활에서 빚어지는 고된 일상을 위로하기 위해 자연이 준 선물로 보였다. 물론 나와 같이 도시에 사는 일반인이-그들을 딱히 독특한 사람으로 볼 순 없지만- 그들과 같은 밥상을 흉내내며 살 순 없지만 하루 세번 밥상머리에 앉는 순간만이라도 우리의 건강을 위해 먹는 음식과 밥상을 제공하는 자연과의 연관관계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을 해볼 계기를 가져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농부들의 투박하고 소박한 밥상을 보며 그 밥상을 차리는 농부 가족들의 평안한 얼굴 모습이 사실은 밥상보다 더 부러웠다. 교회를 다녀도 목사님이라도 막걸리를 빚고 자신들은 육식을 하지 않는 걸 계명으로 삼고 있더라도 가족과 이웃의 건강을 생선 요리를 준비하고 기독교 신자이지만 불교에 관심을 가지고 몇십년 유기농 농사를 해왔지만 손님이 가져온 농약 듬뿍 묻은 딸기를 웃으며 즐기는 농부들의 마음. 그들의 그 풍요롭운 포용의 생활이 그들의 밥상과 그밥상의 재료가 되는 자연에서 왔으리란 걸 느끼며 나는 당장 그런 삶을 살긴 어렵지만 왜 그러한 생활이 필요한지는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었다.
이번에 이사한 집 베란다에 자그마한 화단이 있는데 여름에는 상추라도 심으며 아이들과 농부의 마음을 느껴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