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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윤정 옮김, 무라카미 요오코 사진 / 문학사상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난 무라카미 하루키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를 처음 접한 게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그의 신간은 빼놓지 않고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장 큰 그의 매력중의 하나는 장편소설과 단편이나 수필에서 제각각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정말 한명의 작가가 쓴 책들이 맞는지 의심할 정도로 분위기가 다르다. 대표적인 작품인 <상실의 시대>나 <해변의 카프카> 등이 보여주는 분위기와 <빵가게 습격사건> 등 그의 단편이 보여주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장편들의 경우 일본 근대 문학의 주류랄 수 있는 허무주의적 성격과 신비로운 서사가 눈길을 끌지만 그의 단편과 수필들은 밝고 경쾌해서 읽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수필 중에서 또 눈에 띄는 것들이 기행문들이다. 내가 신혼여행 갈 때도 끼고 갔던 <먼북소리>-그렇다고 신혼 여행을 유럽으로 간 건 아니다.-나 그외의 기행문들이 이태리나 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을 소재로 하는데 이책의 경우는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의 풍광과 거기서 생산되는 위스키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
정말 언제 한번 주머니 사정이 허락되면 비행기를 타고 가서 본고장의 위스키를 마셔보고 싶을 정도다.
근데 사실은 난 하루키가 수필들에서 언급한 것처럼 집이나 가까운 야구장에서 먹는 맥주가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