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06-09-15 15:27]

[동아닷컴]
1963년 9월 15일은 한국라면이 탄생한 날이다. 삼양식품(주) 전중윤 회장은 당시 서울 남대문시장을 지나가다 배고픈 사람들이 한 그릇에 5원 하는 꿀꿀이죽을 사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을 보게 된다. 안타까운 마음에 전 회장은 일본에서 기술을 들여와 ‘치킨라면’을 만들었고 이것이 한국 최초의 라면이다. 당시 가격은 10원으로 김치찌개·된장찌개가 30원, 커피 한 잔이 35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저렴한 가격이다.

처음 라면을 접한 사람들은 생소한 탓인지 맛을 보려 하지 않았다. 아무리 광고를 해도 판매가 되지 않자 삼양식품 직원들은 시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시식회를 열었다. 이런 가운데 암울한 식량 사정을 타개하기 위해 65년 박정희 정부에서 혼분식 장려정책을 펼치면서 한 끼 식사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라면은 주요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지금이야 가벼운 한 끼 식사나 간식으로 라면을 먹지만, 오랜 시간 배고픔에 허덕이던 당시의 서민들에겐 너무도 고마운 음식이었다. 86년 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 임춘애 선수가 “라면만 먹고 뛰었다”고 말한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영화 ‘넘버3’에서 불사파 두목 송강호가 헝그리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현정화는 라면만 먹고 금메달을 3개씩이나 땄어”라고 엉뚱하게 말하지만….)

라면 탄생 후 꼭 43년이 흐른 지금, 우리에게 라면은 어떤 의미일까. 라면 하면 연상되는 주제를 가지고 ‘라면 이야기’를 풀어본다.

◇주침야활 면식수행(晝寢夜活 麵食修行)=낮에 자고 밤에 활동하며, 라면을 세끼 주식으로 해결한다는 뜻의 이 코믹한 사자성어는 인터넷 폐인들이 하는 득도의 한 방법이다. 디시인사이드 같은 인터넷 사이트에 가면 ‘컴퓨터 모니터와 함께 널브러진 라면 밥상’ 사진을 자주 볼 수 있을 정도로 누리꾼들과 라면은 뗄 수 없는 관계다.

과연 한 해에 소비되는 라면의 양은 어느 정도 일까.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 국민들은 1인당 75개, 연간 36억 개의 라면을 소비했다. 이걸 모두 세워서 쌓으면 에베레스트산 8만 1374개를 합한 높이다. 브랜드별로는 신라면(농심), 안성탕면(농심), 삼양라면(삼양라면), 짜파게티(농심), 진라면(오뚜기)가 제일 잘 팔렸다.

우리의 ‘면식수행’ 정신은 세계 속으로도 뻗어가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라면과 사발면 등은 미국 시장에서 일본 닛신(日淸) 제품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값에 팔린다. 한국야쿠르트의 도시락 라면은 러시아 최고의 인기 상품이다. 중국에서 ‘매운맛을 먹지 못하면 사나이 대장부가 아니다’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신라면은 고가 고품질 정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라면은 구공탄(연탄)에 끓여야 제 맛?=어린시절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를 본 사람들이라면 마이콜의 밴드 ‘핵폭탄과 유도탄들’이 부른 ‘라면과 구공탄’을 기억할 것이다. ‘라면은 구공탄에 끓여야 맛있어.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맛좋은 라면(코러스 : 가루가루 고춧가루)’ 라는 이 추억의 노래는 80~90년대 어린이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곡이었다.

하지만 불어터진 라면을 먹고 싶지 않다면 연탄에 끓이는 것은 말리고 싶다. 라면의 맛은 ‘화력’이 결정하기 때문. 분식집 라면이 맛있는 이유도 일반 가정의 가스레인지보다 훨씬 강한 화력으로 순식간에 라면을 끓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KBS2TV 예능프로그램 ‘스펀지’에서는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비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열전도율이 높은 냄비(양은 냄비)에 라면봉지에 적혀 있는 양의 물을 넣은 후 가장 센 불에서 팔팔 끓인 다음 면과 스프를 동시에 넣어 2분30초가량 끓이고 라면이 살짝 풀어졌을 때 면발을 건져 들었다 놨다하면서 산소와 만나게 하면 쫄깃쫄깃하고 맛있는 라면을 끓일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입맛대로 신 김치, 계란, 치즈, 청량고추, 콩나물 등을 넣어 먹으면 금상첨화다. 라면에 마요네즈나 커피, 콜라, 우유를 넣어 맛있게 먹었다는 엽기 취향도 전설처럼 가끔 들려오지만….

◇라면의 변신은 무죄=골뱅이라면무침, 김치볶음라면, 라면스파게티, 라면냉채, 라면그라탕, 라면전골, 라면깐풍기, 라면크로켓 등등 인터넷의 음식 블로그나 게시판을 뒤져보면 라면을 이용해서 만든 수많은 음식의 조리비법을 접할 수 있다.

그중 라면 카페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김치볶음라면, 라면스파게티의 조리비법(참고 ‘119가지 라면요리 모음’)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김치볶음라면은 △신 김치를 잘게 썰어서 프라이팬에 볶다가 △참기름이나 깨소금 파 마늘을 첨가하고 △볶은 김치에 물을 자작자작하게 부은 후 라면 스프를 1/4만 넣고 끓인다 △볶은 김치물이 끓을 때 면을 넣고 서서히 볶고 △물이 줄면 불을 줄여서 라면이 불지 않도록 쫄깃쫄깃하게 볶으면 된다.

라면스파게티는 △계란과 마카로니를 식성대로 미리 삶아 둔다 △냄비에 정량의 2/3가량 물을 넣고 라면을 삶는다 △면이 다 익기 전에 양념스프와 야채스프, 케찹을 넣고 국자로 저어 준다 △마카로니 익은 것을 접시에 담아 후추를 뿌려 두고 끓인 라면을 담는다 △ 삶은 계란을 반으로 갈라 위에 얹으면 매콤하고 달콤한 라면스파게티를 먹을 수 있다.

직접 끓여 먹는 것도 귀찮다면 라면 전문점에 가도 좋다. 너무나 매운 맛에 두세 젓가락 먹다보면 땀이 삐질삐질 나오는 ‘틈새라면’, 해물이 들어간 ‘잡놈’, 게가 들어간 ‘게놈’, 짜장라면인 ‘떼놈’, 이름도 재밌는 ‘그놈이라면’, 군대 반합에 라면을 끓여 내오는 ‘오다리’ 등이 유명하다.

◇라면과 다이어트·웰빙=비록 인스턴트 라면의 창시자인 안도 모모후쿠(97) 닛신식품 회장이 “내 건강의 비결은 매일 먹는 라면”이라고 했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라면은 건강의 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100g 중량의 라면은 400~500kcal의 열량과 65g의 탄수화물, 9g의 단백질, 14g의 지방, 그리고 칼슘 등이 들어있다. 라면 먹을 때 계란, 김치를 넣어 먹는 건 모자란 영양을 보충하려는 것인 셈.

일부 여성들은 칼로리를 줄이기 위해 면을 살짝 삶은 뒤 물에 헹궈내고 다시 스프와 함께 끓이기도 한다. 튀긴 면발에 있는 기름기를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라면 업계에서는 이 방법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농심라면 홍보실 관계자는 “라면 면발에 국물이 속속 배어들어야 맛있지, 그건 라면을 잘 이해하지 못한 조리법”이라며 “라면의 열량은 성인 한 끼 당 권장 열량 700~800kcal에 못 미친다. 라면에 밥 한 공기를 말아 먹으면 모를까, 라면만 먹는다면 칼로리는 크게 문제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칼로리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이 문제 삼는 건 L-글루타민산나트륨인 MSG다. 라면의 감칠맛을 내는 MSG의 과다섭취는 단백질 합성, 항체, 호르몬 같은 생리작용에 필요한 비타민 B6의 결핍을 가져와 무력감, 두통, 천식 같은 질환을 유발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신경전달물질생성, 인슐린 합성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경우 우울증, 과잉행동증, 면역력저하를 동반할 수 있다.

또한 라면 1봉지에 들어있는 나트륨 함량이 국제보건기구(WHO) 1일 섭취 기준치(1968㎎)를 최고 1.4배까지 웃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웰빙이 화두가 되면서 라면 업계는 타격을 입고 있다. 2003년 6.5%, 2004년 7.3%의 성장률이 2005년에는 1.3%에 그친 것. 위기 타계를 위해 라면업계는 저염도 라면을 출시하거나 기름에 안 튀긴 면과 유기농 원료 등을 쓰는 등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 라면 심리테스트

Q. 라면을 먹을 때 무엇부터 먹으세요?

1. 면발 2. 국물 3. 버섯 4. 계란 5. 다시마/어묵

-면발부터 먹는 당신은 누군가를 좋아하면 모조리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
-국물부터 먹는다면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해주길 기다리는 사람
-버섯부터 먹으면 적극적으로 밀어 붙이는 타입
-계란부터 먹는 당신은 상대가 좋아지면 고백할 생각부터 하는 사람
-다시마나 어묵에 먼저 손이 간다면 자존심이 세서 먼저 쉽게 고백하지 않는 타입.
(이 테스트는 한국심리학회의 검증을 전혀 거치지 않은 것임을 밝혀둡니다. ^_^)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세상을 보는 맑은 창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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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반양장) - 아동용 사계절 아동문고 40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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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미의 대표적 작품이다. 이책이 책장에 자리잡은지는 꽤 시간이 지났지만 아동도서라고만 생각하고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많은 분들이 추천을 한 책이었지만 제목에서 이미 작가가 의도한 바를 읽었다고 생각했기에 굳이 읽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자신의 굴레이자 한계였던 양계장을 나와 새로운 세상 마당에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암탉 잎싹, 자신이 낳은 알은 아니지만 자신이 품어 세상을 보게 한 초록머리를 키워 날아가게 하는 암탉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희생하며 자식 뒷바라지 하는 우리네 부모님의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조금 더 세상이야기에 빗대 봤을 때 자신이 생산한 알을 한번도 품어보지 못하고 주인에게 빼았겨 버리는 모습이나, 알을 낳지 못해 용도가 다했다고 폐계의 더미에 묻혀 야생 동물의 먹이가 되는 모습이 자신이 생산한 결과물에서 소외되고 경제적 강제를 거부할 경우 자신의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어지는 지금의 경제적 사회적 관계를 떠올리게 된다.

아무 것도 모르고 오로지 주는 모이만으로 주인에게 알을 생산하는 모습이나 마당과 헛간을 자유로이 움직이지만 조금 더 나은 생활을 한다고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는 헛간 식구들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조금은 자유롭고 풍요로운 헛간 식구들의 운명도 마당을 위협하는 족제비 같은 사냥꾼에게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잎싹은 그러한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이상을 펼쳐서 초록머리를 키워 하늘로 날아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비록 자신의 생명은 족제비에게 빼앗기게 되지만. 잎싹이 죽어가면서도 행복한 건 자신의 목숨을 바치며 꿈꿔 온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이 초록머리를 통해 시작됨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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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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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보다는 좋은 글들을 모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걸 더 잘하는 작가 류시화가 내놓은 인생수업이다. 표지의 코끼리와 함께 있는 사람들처럼 우리는 인생을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 듯이만 알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욕심과 미움들을 다 털어버리고 가는 사례들을 보여주고 작가 자신의 모습과 호스피스로 만나게 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진정 인생을 살아가며 우리가 가지고 가야할 것은 무엇이고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지 일깨워 준다. 죽음을 앞두고 멋있게 정리하는 모습은 어떨 모습일까? 문뜩 수잔 서랜던과 줄리아 로버츠가 열연했던 '스텝 맘'이 떠오른다. 이혼한 남편을 사랑해서 아이들의 새엄마가 되는 연적(?)에게 자신의 아이들을 맡기며 그동안의 애증을 정리하며 죽음을 맞이하는 수잔 서랜던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어떤 면에선 이책보다 영화 한편이 더 많은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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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도 다가오고 휴일을 이용해 벌초하러 갑니다. 대구 들렀다가 고령까지 다녀오는 길이라 당일치기는 어려워 1박 2일로 다녀올 예정입니다.

아침부터 비가 오니 무더운 것보다는 나을 듯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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