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은 집
어제 남편과 동네 극장에서 <검은 집>을 봤다.
사실 포스터도 어설프고, 황정민도 왠지 안 어울려 보여서 별 관심 없었는데. 알라딘에서 기시 유스케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걸 알고 갑자기 꽂혀서 보게 되었는데..
워낙에 책이 무섭다는 소문을 들어서 보러 가기 전부터 계속 가슴이 두근두근..(원래 공포 영화를 잘 못 본다.)
정작 보고 나서의 느낌은.
무섭긴 정말 무섭다. 내가 본 영화 중 거의 최고로 무섭다. 그런데 그렇게 무서움을 느끼는 이유는 '잔인함'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범인에게 인간으로서의 '마음'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죄의식 없이 같은 인간을 얼마든지 해칠 수 있다는 그 사실이. 그리고 황정민이 그런 무서운 사건에 말려들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선의' 때문이었다는 사실이.(물론 그 선의의 밑에 무언가 꼬인 게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네이버 영화평을 검색해 보니 다들 실망이라느니 호러가 아니라 코미디라느니, 평이 별로 안 좋았지만, 나는 나름 재밌었다. 황정민도, 유선도 캐릭터를 잘 살려냈다는 느낌이었는데. 설정이 조금 억지스럽거나 너무 뻔한 점도 없지 않아 있었고, <스펀지>에 나왔던 공포 영화의 법칙들을 너무 잘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봐 줘도 괜찮겠다 싶었고, 무서운 영화 보러 갔는데 무섭게 해 줘서 좋았다. 내가 제일 재미있게 봤던 공포 영화 중 하나가 <스크림2>였던 걸 생각하면.. 나는 은근 슬래셔 무비를 좋아하나 보다.
사실 후반 30분 정도는 거의 보지 않았다. 너무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와서. 그리고 '검은 집'의 지하를 묘사한 부분이 너무 그로테스크하고 공포스러워서 가장 중요한 그 장면도 제대로 보지 않았다.. 남편이 나중에 왜 돈 내고 영화 봤냐고 할 정도.. 하지만 제대로 보고 며칠씩 공포에 시달리느니, 안 보는 게 차라리 낫다. 스토리만 알아도 재밌으니깐. ^^
책은 더 무섭다고 하니, 평생 안 보게 될 거 같다. 소심하고 겁 많은 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