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view.html?cateid=1020&newsid=20100603083706362&p=yonh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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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녹색성장.
이명박의 녹색성장이란 바로 이런 것.ㅋ
경기도랑 같이 보면 더 예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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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6-03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녹색성장의 실체가 이거였군요.
강남은 아쉽지만 그래도 통쾌했어요. 짝짝짝~~

건조기후 2010-06-03 10:55   좋아요 0 | URL
저 중랑구도 초박빙이었더라구요.
서울경기 교육감도 다 잘 됐고.. 애들 교육 바로잡는 것도 큰 성공이니까^^
부산은 재미없어서 다른 동네에만 관심집중..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6-03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남구청장이나 할일이지 왜 서울시장을 하는지 --;;

건조기후 2010-06-03 10:5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ㅡㅡ
강남은 왜 개표를 늦게 해서 사람 화딱지나게 하는가 몰라요. 접때 교육감 선거때도 그러더니만.

마늘빵 2010-06-03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남 3구 말고 저 옆에 파란색은 어디인가요

건조기후 2010-06-03 11:13   좋아요 0 | URL
중랑구요. 표차이가 500표 남짓;

무스탕 2010-06-03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만간 서울시청을 강남으로 옮기겠다고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

건조기후 2010-06-03 16:00   좋아요 0 | URL
어쩌다 저렇게 망가졌는지...
환경공부;하겠다고 한나라당 탈퇴했을 때만 해도 나름 괜찮았는데 말이에요.

건조기후 2010-06-03 16:44   좋아요 0 | URL
지금보니 제 댓글 좀 생뚱맞은;; 어디서 열받고와서 이런 댓글을 달았나 모르겠네요.ㅎ

마노아 2010-06-03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녹색성장 훈늉해요. ㅎㅎㅎ

건조기후 2010-06-03 16:01   좋아요 0 | URL
이명박의 업적이에요.ㅎ
 

최진기라는 수능강사라고 한다.
이 분 동영상 곧잘 올라오는 거 같다.
예전에 경제강의도 재밌게 봤는데... 볼수록 유쾌하게 생기셨어.
고딩들한테도 인기 짱이라고 함. 안 그런게 이상하지.ㅋ

-동영상은 삭제-

경기도민은 아니지만 경기도지사 후보토론을 두 번 봤는데
김문수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모습이 어찌나 진지한지... 진심으로 경이로웠다.
그나라당 그런 모습들에 이미 익숙할대로 익숙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새삼, 그 뻔뻔함이 참 감탄...

저 망언을 할 때도 그 모습이 아니었을까.
사람 좋아보이는 소박한 얼굴에서 우러나는.. 진솔해보이는 표정, 웃음, 목소리.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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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3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3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3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3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0-05-23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수형이 확실히 변했는가 봅니다. 이런 젠장.

건조기후 2010-05-23 23:53   좋아요 0 | URL
그나라당 갔을 때 이미 변한 거죠; 인간적으로야 변하지 않았을 지 모르지만 정치적으로는 뭐-_-
 

 

헛. <1999년생>이 다시 나온다. 출간예정일 5월 27일. (대부 개봉일이군!)
1999년에 태어나 우주를 무대로 살아가는 '전사'의 이야기다.
아무리 밀레니엄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었다고 해도.. 1999년은 좀 심했다 싶은데
어쨌든 탄탄한 구성에 재미는 말할 것도 없는, 신일숙의 유일한 SF물이다. (혹시 다른 것도 있나?)

1999년생... 전시에 태어나 전시에 자란 세대. 피아노를 치는 남자란 상상조차 해 본 적이 없다.

이런 비슷한 말이 있었는데, 이 글귀가 가슴에 두근두근 남아서 가끔 생각이 나곤 했다.
진심 다시 보고 싶었던 만화책인데 진짜로 나온다니 감동...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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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0-05-20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하~~~
이게 다시 나온대요? 저한텐 이 책 네 권짜리 초판본이 있어요. 정리하는 대여점에서 판매하는거 데리고 왔지요 ^^
이 책 처음 봤을땐 정말 쇼킹이었는데.. 내용도 탄탄하고 그림도 좋고 게다가 그 반전이라니요!!
조금 입맛 씁쓸한건 새로운 작품들이 안나오고 계속 옛날거 재판해서 울궈먹는게 아쉽다는거지요.

제 작은녀석이 1999년생이에요. 낳아놓고 이녀석이 혹시 초능력이... --; 했었어요. ㅋㅋㅋㅋ



건조기후 2010-05-20 17:47   좋아요 0 | URL
아니 그 귀여운 정성군이 1999년생! 혹시 초능력이...ㅎㅎㅎ
초판은 4권이었군요. 전 두 권짜리로 본 거 같아요. 근데 표지가 저렇지 않았던 거 같은데.
신작이면 당연 더 좋지만 그래도 절판된 작품들 정리돼서 나오는 것도 좋아요.^^

마노아 2010-05-2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판 두 권짜리 아니에요? 전 두 권 갖고 있어요. 나의 이브도 SF물로 봐도 될 것 같아요.^^

건조기후 2010-05-21 16:28   좋아요 0 | URL
아아 맞아요 나의 이브도 있었군요! 아름답고 영악했던 이브...
이건 검색조차 안 되네요-_ㅜ 단명하는 것도 서러운데 존재까지 무시하다니.

카야 라는 신간도 있었네요. 마노아님 페이퍼 발견^^ (1년도 더 전에 쓰신 거를ㅎ)
올컬러군요. 관심 뚝 끊기네요-_- 신일숙 샘은 컬러는 정말 아닌 거 같아요. 그리다가 만 것 같고..
아라비안나이트 나왔을 때도 샀다가 실망해서 1권 이후로 안 사고 있어요.

마노아 2010-05-21 21:26   좋아요 0 | URL
아라비안 나이트 다 사긴 했는데 2권까지만 읽고 나머지는 랩핑도 안 뜯었어요...;;;;
책도 중단되긴 했지만 우리 일숙 작가님이 컬러 그림은 확실히..ㅎㅎㅎ
그나마 시대극은 좀 나은데 현대물은 정말 못 봐주겠어요. 전 그림에 그리 까탈 안 부리는데도 말이지요. 하하핫^^

건조기후 2010-05-22 00:50   좋아요 0 | URL
아라비안나이트 정말... 아무리 삽화라고해도 그게 그런 게 아닌데 말이에요.;
하긴 처음엔 애들 보는 만화식으로 그릴 줄은 모르기도 했어요.
아르미안의 네 딸들처럼 환상일 줄 알았다가 김 샜던 거 생각하면...;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던 새벽
책장 맨 아래칸에 가로로 끼워져있던 <스탠 바이 미> DVD가 갑자기 눈에 띄었다.
언제쩍 산 걸 아직도 안 보고 있었구나. 

원작소설 제목이 <The body>라고 하는데
번역본은 영화제목과 똑같이 스탠 바이 미로 나왔나보다.  
스탠 바이 미가 훨씬 좋고 어울림.

아름다운 이야기다. 

겁 많고 단순한 번, 약간 또라이 기질있는 테디, 조용하고 생각 많은 고디,
대담하면서도 마음 씀씀이가 깊은 크리스.
그 나이다운 호기심과 용기, 짖궂은 장난, 고민과 상처, 이 모든 것들은
친구와 함께 하기에 더 빛나고, 더 재미있고 그리고 덜 아픈 것이 된다.
앞으로 더 크면 지금처럼 만나지 못할 것을 예감하는 소년들의 모험담이 참 애틋하다.

어쨌거나 리버 피닉스는... 어린 시절에도 진정 눈빛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던 거군.
스무 살 재수하던 시절, 친구 집에서 <아이다호>를 봤던 그 때의 느낌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평범한 캐릭터에서는 여지없이 빛을 잃어버리는 대신(스니커즈 같은 건 정말 쉣임)
<아이다호> 영화 자체의 분위기와 맞물려 돌아가는,
오로지 그만이 제대로 자아낼 수 있는 위태롭고 불안한 에너지가 미치도록 아름다웠던 리버 피닉스.
(세상에 알려진) 실제 삶 역시 배우로서의 그 느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이 사람은 진짜야..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배우가 아니었다면 그런 아름다움을 어떻게 발산하며 살았을까. 아찔하다. 너무 짧은 삶이었지만...

스탠 바이 미의 크리스는 그가 열 몇 살 즈음이었을 땐데, 여린 이미지가 없진 않지만 아주 든든한 형같은 것이
연기를 능청스럽게 잘도 하는구나. 아저씨 포스마저 느껴짐.

꼬맹이들 보면서 웃고 맘 짠해하다가 
다 보고 4시쯤 잠이 들어 10시에 깼다.

스트레칭 좀 해주고
사과 하나, 빠다코코낫 한 봉지, 호두마루 한 개로 아침식사 하고ㅋ  

그리구선.. 인터넷 기사 좀 보다가
조만간 침대 버리고나면 그 자리에 들일 책장 찾아 삼만리. 

며칠 전부터 동네 가구점이며 인터넷 쇼핑몰까지 여기저기 찾아봐도 딱 마음에 드는 게 없다.
요즘 많이 나오는 칸칸이 정사각 모양인 5단 책장은 영 별로라서 다른 거 찾고 찾다가
결국 결정한 건 알라딘에서 찾은 저 넘. 

무엇보다 6단이고, 너비는 3자(88cm)짜리. 모양새도 가격도 딱 좋다. 이거 두 개면 될 거 같다. 
배송비만 5만원 나오네...

이제는 방을 좀 넓고 시원하게 쓰고 싶어서 
저 크고 오래 된 침대는 버리던가 재활용센터에서 가져간다고 하면 보내버릴 생각이다.
그 동안에도 계속 치워버려야지 했는데, 담주엔 진짜 맘 먹고 정리하려고.
여름도 오고 하니 대청소 할 겸, 침대 치우고 책상 위치도 바꾸고 
널찍하게 공간 비워서 대나무 자리 깔고 창문에 발도 쳐야지.
생각만해도 기분 시원하고 좋아진다. 대나무 자리 위에서 딩굴딩굴 책 많이 읽자.

책장을 보관함에 담아놓고
점심 먹으면서 <SBS 시사토론>을 다운받아 봤다.
경기도지사 두 후보 김문수와 유시민의 맞장토론이었는데
선거 앞두고 뭐 다 조심스러웠겠지만
서로 개인적인 인연이 깊다는 분들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유독 부드러웠다.



수도권 규제완화, 경기도 교통문제, 무상급식 등 복지문제, 4대강 사업, 대북정책 등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이 이뤄졌는데
역시 정확한 팩트와 논리는 기본이고 일단 말에 '내용'이 있는 건 유시민.
김문수의 말은 많이 헛돌았지만 그냥 그 입장에서는 할 만한 말을 했다고 생각하고.
대체로 차분하고 좋은 토론이었다.  

근데, 방송 내내 오른쪽 상단 SBS로고 아래 남아공월드컵 D-27 이라는 안내가 박혀나왔다.
선거앞두고 하는 후보 토론인데, 지방선거 디데이 표시하는 게 상식 아닌가... 좀 어이 없었다.

컴퓨터 끄고, 밥 먹은 설거지도 끝내고, 이 닦는 김에 세수도 하고 허헛
나른한 오후햇살을 받으며 책을 읽었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하...... 좋다. 통통통 온몸의 핏줄이 선다.
나와 같은 색감의 언어를 쓰며 같은 향을 맡고 같은 소리를 듣는 사람과의 인연, 혹은
전혀 다른 언어를 쓰더라도 내 언어를 알아봐주고 내 향과 내 소리를 알아채주는 사람과의 인연
이런 건, 평생 한 번이면 과한 행운이 아닐까.  

몇 초 후, 며칠 후, 메일전송시간 간격에 맞춰 호흡까지 달리하며 몰입하는 내 모습이 웃겼다.
연애와 관련된 모든 신경이 다 말라죽은 줄 알았는데, 그래도 맥은 이어가고 있었던 모양.
간만에 손가락발가락 간질간질하고 가슴도 찌르르한 게
누군가를 기다리며 설레고, 심장이 터질만큼 열렬하게 원하는 그런 감정이 새삼 그리워졌다.
지금껏 살면서 딱히 그래본 적이 없어서
새벽 세시 바람이 아닌 그냥 밤바람에도 마음이 허해지누나.ㅎㅎㅎ 


그리고 그 후로, <일곱번째 파도>를 주문할까 말까 아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대로... 아쉬운 여운으로도 무척 만족스러운데.
새벽 세시에 에미의 창가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
그녀가 창쪽으로 발을 돌리는 대신 레오와 한 침대에 있는 거라면
난 좀 김이 샐 것 같다.

그렇더라도 그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책이 뻔히 있는데... 어떻게 안 보냐고.
비포 선셋같은 경우도. 그렇게 망설이다가 결국 봤는데.
하지만 그래도 역시 마음에 제대로 남아있는 건 선셋이 아니라 선라이즈인 건 또 어쩐대. 흐.
선셋은 제시와 셀린느가 처음 만나던 서점밖에 기억이 안 남. 셰익스피어 앤드 뭐시기 서점.

(망설이다하니 생각나는 얘기. 어떤 애가 가게에서 설레임을 찾다가 말이 헛나와서 "아줌마, 망설임 없어요?"ㅋㅋㅋㅋㅋ)   

음. 어쨌거나
당분간은 이 아련한 여운을 그대로 느껴봐야지.
죽다 살아난 내 연애세포들 간만에 얕은 숨이나마 좀 쉬게 해주자-_-  

5월 16일
역사에 오명으로 남은 숫자의 오늘
소년 리버 피닉스를 보고 잠이 들었고(존 쿠삭도 반가웠어요)
일어나서 간식거리로 아침을 때웠고
시원하게 바뀔 방을 떠올리며 책장을 골랐고 
된장찌개와 밥을 먹으며 역시 유시민이야 유시민 그랬고
세수를 한 말끔한 얼굴로 멋진 연애소설을 읽었고
후속작을 쓴 작가를 잠깐 미워했고
저녁은 밥 아닌 떡으로 또 때웠고
떡을 먹어도 왠지 허한 속에, 북풍이 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그런 하루.

혼자놀기의 진수랄지.
나름대로 좋았던 5월의 한 가운데 일요일. 

* 어제 저녁에 쓰다 말아 임시저장돼있던 건데 지금 올리려니. 훔. 뭐 딱히 이상하진 않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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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0-05-17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새벽 세 시도 안 봤지만, 일곱번째는 읽지말라는 주변의 전언... ㅋㅋ

건조기후 2010-05-17 23:18   좋아요 0 | URL
그렇죠? 분명 그럴 것 같아요. 그런데 계속 고민돼요ㅎㅎㅎㅎㅎ

다락방 2010-05-18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버 피닉스는 고등학교1학년때 아이다호로 알게 됐어요. 비디오로 봤죠. 보면서 정말 뭔가 묘사할 수 없는 감정에 푹 빠졌는데, 그로부터 며칠후 리버 피닉스가 죽었다는 기사가 나오더군요. 그때 처음으로 연예인의 죽음에, 나랑 알지도 못하는 사이인 먼 대상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요. 아이다호에서 엄마를 찾으려는 그 남자와 리버 피닉스는 자꾸만 오버랩 되어서 뭔가 애틋해요.

일곱번째 파도는 역시 새벽 세시에 비하면 못미치지만, 분명 어떤 사람들에게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라는 감상을 주기도 하고, 이래야만 한다, 는 생각을 주기도 하더라구요. 저야 새벽 세시의 결말이 더할나위없이 완벽하다고 생각되어지긴 하지만 말예요. 제 주변에서도 일곱번째 파도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ㅎㅎ

새벽 세시는 역시, 그 시간텀까지 염두에 두고 읽어야 제맛이죠. 전 한쪽이 답장을 늦게 보내면 막 미치겠더라구요. 아 이사람, 답장 안보내고 뭐하지? 하면서요. 말씀하신 것처럼 온몸의 핏줄이 서는 기분이에요. 책 다 읽고 아무남자나 찝어서 이메일 보내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결국 '아무 남자'도 없었지만.

새벽 세시의 결말이 좋으시다면요 건조기후님, 그 여운을 조금 더 즐기신 다음에 일곱번째 파도를 읽으세요. 안 읽어도 상관없지만, 혹 읽으실거라면, 새벽 세시 여운을 좀 더 즐기시라구요. 그런 결말은 좀처럼 찾기 힘드니까요.

비와요.

건조기후 2010-05-18 12:45   좋아요 0 | URL
아이다호를 보여줬던 친구는 키아누 리브스를 좋아했는데 그 순간 전 리버 피닉스에 완전 꽂혔어요.
부모가 히피였다는 걸 알고 나서는 그 묘하게 세상과 동떨어진 거 같은 분위기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데 더 반했고... 채식주의자에 동물애호가였던 그가 청바지에 가죽이 덧대어있다는 이유로 리바이스 광고를 거부했다는 것도 저로썬 환장하게 반할 일이었어요. 이미 그는 세상에 없었지만ㅠ

저도 그랬어요. 50초 뒤 이러다가 며칠 후 하면 심장이 쪼그라드는 거 같았어요.
그런 제 모습이 좀 민망해서 아무도 보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 쪽팔렸어요.ㅎㅎㅎ

일곱번째 파도는... 그냥 읽지 않기로 했어요.
어제만해도 장바구니에 담았다 말았다 했는데, 역시 아닌 거 같아요.
여기까지의 두근거림과 아련함에 만족하기로 했어요^^...
 
운명이다 (반양장) - 노무현 자서전
노무현 지음, 유시민 정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엮음 / 돌베개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는 예전 어느 때처럼 마냥 열정으로만 부를 수 없는 이름 노무현. 그냥... 그런 그의 이야기다. 이미 잘 알려진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 이야기, 사법고시 합격 이후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인권변호사로 새롭게 태어났던 이야기, 정치를 시작하면서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얻기까지의 여정, 시대의 바람과 국민의 바람을 타고 대통령이 된 후 재임 시절의 이야기, 그리고... 퇴임 이후의 슬픈 악몽같은 이야기.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서의 노무현은 분명 우리가 바랐던 모습이 아닌 적이 많았다. 얽히고 설킨 국정, 자신이 선택하면 정말 '결정'이 되고 '실현'이 되는 막중한 권한과 책임 속에서, 그는 섣불리 그의 뜻을 온전히 펼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제 그는 지지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으로 족했던 정치인 노무현이 아니라, 그를 지지하지 않고 심지어 적으로 간주하는 사람들까지도 똑같은 국민으로 품어내야 할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었기 때문에. 게다가 그 적이라는 사람들이 어디 보통 사람들이었나.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 모든 것이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여전히 원망스럽기도 하고, 마지막이 비겁했다고 생각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한 번쯤 마음을 내어 읽어 본다면, 변명같긴 하더라도 조금쯤은 그를 이해할 수도 있을... 작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그도 대통령으로서의 그의 선택에 모두 만족했던 것은 아니었고, 가진 거라곤 국민들 빽밖에 없던 사람이 그런 국민들로부터도 외면을 당하면서까지 외롭게 갈 수 밖에 없었던 그 길에, 그 정도면 애쓴 거라고, 그것으로 됐다고, 뒤늦게나마 작은 불 하나 밝혀줄 정도는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소망을 가져본다.

가장 대통령다웠으면서도 가장 대통령답지 않아서 좋았던 노무현. 기대만큼 잘 하지도 않았고 때론 기대와 어긋나는 모습도 보였지만... 인간 노무현과 대통령 노무현 사이에서 엄청났을 번뇌와 갈등을 전혀 모른 척 할 수가 없어서, 그래도 꾸역꾸역 마음 속에 담지 않을 수 없었던 노무현.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았고, 권력자와는 어울리지 않는 꿈을 가졌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공부를 끝까지 게을리하지 않았던 책벌레 노무현. 그와 같은 사람을, 정치인을, 대통령을, 언제 또 볼 수 있을 지 몰라서 더 그립고 아픈 노무현. 그러나 내 평생 정말 사람같은 사람을 대통령이라고 부를 수 있었던 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노무현... 그런 노무현이 나의 노무현이다.

그는, 자기가 잘 나서 대통령이 된 게 아니라 바람을 타고 대통령이 된 거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문제는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잘못이라며 자기를 버려야한다고 했다. 잘 된 건 남 탓이었고 잘 못된 건 내 탓인 사람이었다. 꿈 많은 청년은 오로지 꿈만 보고 달려오느라 주변을 정리하는 기술같은 것도 몰랐다. 그래서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임기 내내 싸웠던 언론들이 마지막으로 성대하게 차려준 광기의 굿판에서, 선동질에 여전히 잘도 넘어가는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그는 갔다. 그 죽음 앞에서야 비로소 눈을 뜨고 새삼 눈물 흘리는 바보 국민들은 그에게 다시 돌아오라고 부질없는 손짓을 한다. 바보 노무현은 바보 국민들을 만나 행복했다. 그리고 불행했다. 이제, 다시 행복해질 차례일까. 

이 자서전 아닌 자서전이, 문재인의 말처럼 따뜻하고 정겨운 작별인사가 될 수 있기까지는 해야할 일이 참 많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가까이서 그를 보고 느꼈다면, 이제 그를 좀 멀리 두고 그가 있는 곳까지 또박또박 걸어가야 할 거다. 대한민국에 이렇게 폼나는 정치인이 있었다. 돼지저금통의 기적같은 힘으로 당선되어 이렇게 진심으로 고군분투했던 대통령이 있었다. 역사가 그렇게 노무현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그가 꿈꿨던 미래를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쉽지 않은 숙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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