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성장 살림지식총서 72
이한구 지음 / 살림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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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에 대해서, 또 이 책을 간단하게 소개하는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일상용어로 최대한 쉽게 풀어쓰려고 했다. 지식의 성장을 논의하면서 끝까지 견지한 나의 입장은 이것이다. - 지식의 성장은 가능하다. 그것이 가능한 조건들을 우리는 제시할 수 있다. 우리가 아무 것도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의 앎이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근거하고 있다는 것을 보증해주고 있으니까. 그렇지만 우리가 절대적 진리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의 이성은 언제나 틀릴 수 있으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절대적 진리를 소유할 수 있다는 치명적 자만에 빠져서는 안된다" 라고.

  저자는 이 얇은 책자를 통해서 지금까지의 지식의 성장의 역사를 간단하게 훑어보며, 지식의 종류와 이에 대한 각각의 의견, 서로에 대한 비판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지식은 크게 두 가지, 대상적 지식과 기술적 지식으로 나뉘어지며, 대상적 지식이라는 것은 표상적 지식 또는 명제적 지식이다. 이는 마음 속에 떠오르는 대상에 대한 상으로 이를 알기 위해서는 대상이 우리의 마음에 들어와야한다. 기술적 지식은 대상에 관한 어떤 정보를 갖는 것은 아니며, 규칙이나 규범에 따라 행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자동차를 운전할 줄 안다고 했을 때, 그 '안다'는 개념은 내가 자동차의 구조원리와 작동원리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이는 단지 내가 자동차를 몰고 달릴 수 있다는 것, 그 행위를 할 줄 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지식의 종류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해 저자는 지금까지의 지식이 성장해온 역사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합리적인 지식의 모형이라 여겨지는 반증주의 인식론은 비판적 합리주의가 강력히 주장하는 이론이며, 이는 우리의 삶과 실천이 비판적 이성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는 독단적 이성과는 대립되는 것으로, 독단적 이성이 이성의 절대적 확실성을 주장하는 데 반해, 비판적 이성은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오류가능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비판적 합리주의는 객관적 진리를 확실히 파악하는 것이 인간에게 불가능하므로 판단을 보류하자 라는 회의주의도 아니며, 진리는 그것을 파악하는 자에 의존하므로 절대적 진리란 없다고 이야기하는 상대주의도 아니다.

  정리하자면, 비판적 합리주의는 독단주의와 회의주의도 아니고, 상대주의도 아니며, "이성의 오류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오류를 제거함으로써 우리가 진리로 점차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음을 주장하는 태도"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거쳐, 20세기 대표적 철학이론인 논리 실증주의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검증가능성의 원리를 제기하며, 모든 의미 진술은 두 가지, 경험적 진술과 동어반복적 진술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경험적 진술은 일상생활의 사실적 진술을 포함, 자연과학의 진술을 말하며, 동어반복적 진술은 수학이나 논리학에서 등장하는 개념에 관한 것을 의미한다.

  이어서 이런 지식이론들을 소개하면서도, 흄, 러셀 등의 철학자들이 고민했던 바들을 소개하고, 객관적 진리를 얻기 위해 치고 받고 논쟁을 거친 지식의 역사를 소개한다. 과학과 비과학, 귀납이론과 연역이론, 반증가능성 등등. 이 책은 철학의 한 분과인 과학철학, 그리고 인식론을 공부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알고 넘어가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내용을 숙지한 뒤에 정식 입문서를 본다면 그 책이 더 쉽게 보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인식론과 과학철학을 공부하려는 이들이 아니더라도, 단지 지식의 성장이 어떻게 이루어져왔는가에 대해 관심이 있는 이라면 이 책 하나로 충분하지 싶다. 차근차근 저자가 소개하는 대로 따라가면 그다지 어렵지도 않을 것이다.

  p.s. 읽을 때는 다 이해 됐는데 꼭 보고난 뒤에는 기억이 안나는 이것은 뭘까. 읽으며 쉽게 잘 썼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지금 내 머리 속에 남아있는 건 별로 없다. 다시 한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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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1-20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를 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

아프락사스님 저의 서재에 들러주셨더군요.
고맙습니다.
 
토론은 기싸움이다 - 탁석산의 글쓰기 5 탁석산의 글쓰기 5
탁석산 지음 / 김영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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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석산의 글짓는 도서관' 제 5권 완결판. 1권에서 글쓰기 뭔지조차 몰랐던 멘토를 만난 현민은 4권을 통해 직장에서 보고서 쓰는 법, 프리젠테이션 하는 법을 익히고, 글짱을 거쳐 말짱에 이른다. 토론은 기싸움이다. 현대사회는 글도 중요하지만 말도 중요하다. 말을 잘 하는 사람은 말을 잘 하는 만큼 대접받는다. 연봉협상에 있어서, 면접에 있어서 머뭇머뭇 말을 못하고, 집단토론에서 조용히 있다 토론이 끝나면 그제서야 휴 하고 한숨을 내쉬는 사람은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연봉협상에 있어서도 말을 못하면 다른 능력이 있어도 제 몸 값을 받지 못한다. 협상은 말에서 이루어진다.

  제 5권 <토론은 기싸움이다>에서 탁석산은 글 뿐 아니라 말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1권에서 멘토에게 글쓰기가 뭐에요, 물었던 현민은 이제 글짱을 넘어서 말짱까지 넘보고 있다. 또한 탁석산은 과감히 소피스트를 자청하며 제자 소피스트를 기르겠노라 말한다. 오늘날은 소피스트의 시대이니 각자 소피스트가 되도록 노력하라.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는 소피스트들이 많았다. 이들은 다른 말로 궤변론자로 불리기도 하며 진리를 추구했던 소크라테스에 비해 안좋은 이미지로 찍혔지만, 지금은 현실이 다르다. 진리를 추구하는 소크라테스는 딱 밥 굶기 쉽상이다. 하긴 당시에도 소크라테스는 그리 부유하진 않았던 듯 하다. 소피스트=궤변론자, 심하게 하면 말로 사기치는 녀석들이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소피스트가 대접을 받았던 이유는 이렇다. 오늘날의 법원이 있고, 판사가 있고, 배심원이 있지만, 얘들은 누가 나를 고소하면 내가 잘못했든 안했든 간에 일단 소송이 걸렸기 때문에 법원에 출두해서 변론을 해야했다. 그런데, 말을 못하는 녀석은 죄를 지은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말빨에 놀아나는 판사와 배심원들 때문에 없던 죄가 생겨버린다. 환장할 노릇이지. 그러니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칼쓰는 법을 배울 것이 아니라 말 잘하는 법을 배워야했고, 소피스트들이 차려놓은 학원은 그러니 장사가 잘 될 밖에 없었다.

  한 일화가 있다. 한 제자가 스승을 고소했는데, 제자는 스승에게 수업료를 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왜냐면 자기가 재판에서 이기면 이겼으니깐 안내도 돼고, 지면 스승이 날 제대로 가르친 것이 아니니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스승은 이렇게 반박했다. 아니지 아니지 너는 재판에서 나한테 지면 졌으니까 수업료를 내야하고, 이겼으면 내가 널 제대로 가르친 것이니 나한테 수업료를 내야지. 과연 누가 재판에서 이겼을까?

  현대 사회에서는 누가 날 고소한다고 바로 법원에 출두해 나를 변론할 필요는 없지만, 말을 잘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대학 면접에서, 또 취업시 집단토론, 면접에서, 여자 꼬실 때, 강의실에서 앞에 나가 발제할 때 말을 못하면 그만큼 손해본다. 글도 중요하지만 말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웅변학원에 다닐 필요는 없다. 아주 어릴 적 웅변학원에 다녔던 기억을 떠올리면, 여기서는 말을 잘하는 방법을 가르치긴 하지만 논리적인 말하기가 아니라 우렁한 목소리로 강당에 쩌렁쩌렁하게 울리게 하기 이런 거였다. 그것도 말 잘하는 방법 중 하나이긴 하다. 하지만 부족해. 부족해. 많이 부족해.

  탁석산이 애초 1권에서 이야기했던 논증의 구조는 말하기에도 곧바로 적용된다. 보고서를 쓸 때 논증의 형식으로 1/4만 쓰라고 했던 4권에 이어, 이 책의 말하기에서도 기본은 논증이다. 그 다음이 크게 말하기, 목소리에 색깔 입히기, 퍼포먼스 잘 하기 등등의 주변기술에 대해 가르친다. 탁석산은 본질을 놓치지 않으면서 이런저런 잡소리를 많이 한다. 글은 딱 글만 주어져있으니 그것만 보면 되는데, 말은 그렇지 않다. 앞에 나가 말하는 사람, 그리고 토론에 임하는 사람의 태도와 외모, 옷차림, 행동거지까지 다 보게 된다. 그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말하기는 순수한 논증만으로는 그칠 수 없다. 기술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탁석산은 이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고 4장 '상황에 따른 구체적인 가이드'에서 이를 안내하고 있다.

  이제 다 배웠다면 연습에 연습을 거치고, 또 반복 숙달하여 글짱, 말짱으로 탄생하는 길만 남았다. 그리고 아 이제 됐다 하산하자 생각이 들 때, 나도 한번 탁선생을 고소해볼까? 책 값 내놓으라고. 이기면 이겼으니까 책 값 받고, 지면 제대로 못배웠으니 수업료 돌려받아야지. 근데 소송비가 더 들지 싶다. 안하는게 이득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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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권력관계다 - 탁석산의 글쓰기 4 탁석산의 글쓰기 4
탁석산 지음 / 김영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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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석산의 글짓는 도서관> 시리즈가 완간 되었다. 1,2,3권이 연달아 나온 뒤 한참 뒤에 등장한 책이라 그런지 표지가 많이 바뀌었다. 그냥 보기에는 시리즈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1,2,3권이 하나, 4,5권 따로로 보인다. 그러나 본래 탁석산이 의도 했던 것은 1권부터 5권까지 한꺼번에 시리즈로 묶는 것이었고, <탁석산의 글짓는 도서관>이라는 시리즈 이름 아래 다섯권이 모두 포함된 것은 사실이지만, 책의 겉모양 보기대로 1,2,3권과 4,5권을 따로 묶어 보아도 상관없을 듯 하다. 1,2,3권은 논증적 글쓰기에 관한 책이고, 4,5권은 토론과 보고서에 관한 책이기 때문이다. 1,2,3권에서 얻는 내공을 가지고 실전에 적용하는 안내서라고나 할까. 그리 보면 될 듯 하다.

  4권 <보고서는 권력관계다>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하는 보고서 작성부터 시작해 대학생의 레포트와 학위 논문에 이르기까지 '보고서'라 총칭되는 모든 것에 관해 이야기 한다.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먹으면 탈이나기마련이지만 탁석산은 이 얇은 책자에 모든 것들을 조화롭게 담아냈다. 탁석산은 시시콜콜 구질구질한 이야기를 늘어놓지 않는다. 책을 읽다보면 왠 잡소리가 이렇게 많아, 하고 투덜댈 독자도 있겠지만 잘 읽어보라. 시중에 나와있는 경영/실용서에 분류되는 다른 실용적 글쓰기 책과는 확실히 다르다. 탁석산은 잡다한 소리 다 빼놓고 '보고서란 무엇인가'에 대한 핵심적인 부분을 이야기한다. 논술에 비유하자면 맞춤법, 띄어쓰기, 문단 나누기 이런거 지적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논술을 잘 쓸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 대해 풀어놓는다고나 할까. 실용적 글쓰기 책을 보고서도 우리가 글을 잘 못쓰는 이유는 핵심을 간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탁석산의 책이 뛰어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유치한 어디서 주워온 듯한 사진들 하며, 지들끼리 웃기다고 좋아라하는 만화들 하며 이런 것들은 독자로 하여금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책이 가볍게 보인다고 내용도 가벼운 것은 아니다.

  그는 모든 보고서는 1/4쪽에 담아낼 수 있다고 한다. 대학 레포트든, 직장 보고서든, 학위논문이든 모든 보고서라 총칭되는 것들은 다 1/4쪽안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자신이 쓰려고 하는 보고서의 핵심을 본인이 알고 있으면 된다. 내가 레포트를 쓰고서도 무슨 소리인지 몰라서 보고 이해 안돼끙끙거린 적이 한번쯤 있을터다. 나도 어제 대학원 발제하면서 그랬다. 발제지는 잘 만들어놓고 무슨 소리인지 몰라서 끙끙, 내가 쓴 글보고서 왜 뭐지 뭐지 다시 공부하고 이랬다. 1/4쪽 안에 내가 쓰고자 하는 것을 담아낼 수 있다면 게임 끝난다. 길게 쓰는 것보다 줄여 쓰는 것이 더 어려운 법이다. 요약을 하려들지 말고, 논증을 구성해라. 그것이 탁석산의 비법이다.

  탁석산은 이미 이전의 글짓는 도서관 시리즈 어떤 글에서 논술 시험에 가기 전에 쪼꼬렛을 먹으라는 등 뭘 책에 담기 뭣한 소리까지도 담아냈다. 이번에도 그는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일부러 틀리라는 등 헛소리(?)를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그의 글은 매우 쉽고 유치한 듯 하면서 또 엉뚱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보면 전문적인 글쓰기 책이 담아내야 할 부분까지도 다 다루고 있다. 이게 이게 굉장히 어려운 거다. 레포트를 쓸 때 '나'를 주어로 써라. '자기 글을 써라' 누가 모르나. 그런데 이런 당연한 이야기들까지 하면서 독자를 배려한다. 레포트 한번 안써본 대학 신입생부터 대학원생에 이르기까지, 직장인까지 참고할 수 있는 보고서 작성법의 안내서다.  다른 글쓰기 책처럼 너무 뻔하고 딱딱한 이야기를 하지도 않는다. 지금 당장 보고서를 써야겠는데 머리 끙끙 싸매고 있는 사람, 어떻게 하면 상사가 내 보고서를 맘에 들어할까, 어떻게 하면 내일 강의 발표에서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바로 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강력 추천. 요 시리즈의 그의 다른 책들도 모두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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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로 생각하기 논리로 말하기
이윤일 지음 / 씨엘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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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왜 지금 절판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대학 때 논리학 교재로 사용했던, 참 괜찮은 책인데 왜 절판이람. 가능한 추측 몇 가지. 하나. 책이 내 생각보다 훨씬 재미없고 유용하지 못하다. 둘. 관동대 교수가 쓴 책이라 안 팔렸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스카이 대학의 교수가 아니기 때문. 즉 사람들이 쉽게 믿고 사볼 수 있는 교재가 아니란 말이다. 정확히는, 그런 책이 아니라기보다 그런 책이 아닌 것 같은 느낌 때문이지 않을까 의심. 이 두 가지를 제외하고 다른 가능성은, 출판사가 더 이상 찍어봐야 팔리지도 않을거라는 계산에서 안찍었다는 것. 그런데 이 세번째 가능성은 앞의 두 가지 원인에 따른 결과이다. 내가 생각해 낸 두 가지 가능성 말고 다른 가능성이 또 무엇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 책이 절판된데 대해선 씁쓸하다.

  이 책은 대학 논리학 교재와 교양 논리학 교재로서 둘 다 사용 가능하다. 탁석산의 <오류를 알면 논리가 보인다> 만큼이나 재밌고 쉽고 웃기지는 않지만, 또 실제 신문이나 주변의 사례를 들어가며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공부하며 즐길 수 있는 책이다. 논리학이란 무엇인가로부터 시작해서, 전통논리학과 현대논리학의 차이점, 그리고 명사, 명제, 추론 등등의 논리학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역추론과 귀납추론, 오류론 까지 학문으로서의 논리학에서 다뤄야 할 기본개념들은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 책이 다른 교재와 차별화되는 점은, 오류론이다. 오류론에서는 온갖 비형식적 오류들을 나름대로 분류하고, 각각의 오류들에 대한 설명과 몇가지 예를 제시함으로써, 또 연습문제 풀이를 제공함으로써 제대로 오류를 익혔는가를 테스트 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것은, 오류론이라는 것은 학자마다, 즉 책을 내는 저자마다 입장이 다르고, 분류방식도 가지가지라는 것이다. 흔히 오류라고 불리우는 것들이 모두 여기에 종합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떤 학자에 따르면 이 것들은 그에겐 오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 고로 이것이 진리인양 생각해서는 안되고, 그저 우리가 이름붙일 수 있는 오류들을 종합해놨다는 정도로, 안내서 정도로 보면 좋겠다.

  재미삼아 보는 교양 논리학을 넘어서 학문으로서의 논리학에 관심이 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다만 절판이라 구할 수 없으니, 출판사에 문의하거나 오프라인 서점에서 찾아보시길.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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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0-03-12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절판인 이유는 한계가 있어서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엔날에야 이 책으로도 충분했겠지만...내용이 많이 부실합니다. 고등학생들이 보면 좋을 수준입니다. 쉽더군요~ 대학에서 논리학 교양수업으로 이 책을 교재로 했다면 너무나 빈약한 수업이었지 않나 조심스레 생각이 듭니다. 로버트 바움의 책과 어빙 코피의 논리학 교재는 그 내용과 깊이에서 위의 책이 따라올 수 없습니다. 저는 학부때 논리학 수업을 새먼책으로 배웠지만 그외 좋은 책들이 많이있더군요. 위의 책이 절판된 이유는 저 책보다 좋은 책들이 널려있기 때문일 겁니다^^

마늘빵 2010-03-12 17:56   좋아요 0 | URL
99년에 나왔고, 제가 글을 쓴 게 2006년이니 그럴만도 합니다. 사실 논리학 교재는 이 책뿐 아니라 대부분의 것들이 절판되는 것 같고요. 대학 교양 강좌 정도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공 1~2학년 생들이 접하기 좋고. 교재로 삼기는 하되 교수님께서 프린트로 보완을 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전공 교재라기엔 좀 빈약한 게 사실입니다. 논리학에 관심을 갖기에는 좋은 책이고요. 어빙 코피의 논리학 교재야 워낙 널리 인정받는 책이니까요. ^^

yamoo 2010-03-12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학문으로 논리학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프레드 버거의 논리학이란 무엇인가가 훨씬 좋습니다. 논리학의 공부할 분야를 아주 간결하게 설명해 놓은 책입니다. 솔직히 제가 이 책을 본 느낌은 교양논리학 그 이상도 그 이학도 아닌, 딱 고등학생용이라는 거! 음...뭐랄까 주제넘은 말이지만 학문으로서의 논리학에 관심이 가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신다고 했는데...논리학 책을 많이 읽지 않으신거 같다는...무례하게 들렸다면 죄송스럽습니다만..개인적으로 이 책을 본 한 사람으로서 별로 높은 평가를 주고 싶진 않네요~ 바움 책이나 코피 책이 학문적으로 훨씬~~유용합니다~

마늘빵 2010-03-12 17:58   좋아요 0 | URL
^^ 위의 제 말은, '학문을 본격적으로 하는데 도움을 받는 책'이라는 의미 보다는 '논리학이란 학문이 무엇인가 관심을 갖게 하기에 적합한 책'이라는 의미였습니다. 논리학 책을 두루 보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교양 논리에 적합한 교재들은 재미삼아 몇 권 훑어보긴 했습니다. 바움은 잘 모르고, 코피의 책은 전공 심화 교재로서 훌륭하죠. 교양 논리에 적합한 책과 전공 논리에 적합한 책은 추천의 기준이 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교양 논리를 하려는 자에게 코피의 책은 쥐약입니다. ^^ 말씀 감사합니다.
 
오류를 알면 논리가 보인다 책세상 루트 2
탁석산 지음 / 책세상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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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나서

성룡이 영화 <취권>에서 보여준 권법은 겉보기에 권법 같지 않다. 주정뱅이가 흐느적거리는 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영화를 자세히 보면 자연스러운 권법을 익히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다. 그렇게 해서 권법이 몸에 완전히 익으면 권법을 잊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도 이 셈본을 몸에 익혀 셈본을 완전히 잊기 바란다. 매뉴얼을 알고 매뉴얼대로 하고 있다면 더 이상 매뉴얼은 필요 없을 것이다.

(밑줄그은이 주 : 이 말이 정답이다. 어쩌면 이 책의 가장 핵심은 바로 이 마지막 '읽고나서'이다. 한번 재미삼아 보고 말 그런 교재가 아니다. 겉표지도 우스꽝스럽고 내용전개도 쉽고 재밌지만 전문성 또한 갖추고 있는 책이다. 한번 읽고 내버려둘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읽어 숙달이 될 때까지 봐야한다. 나도 아직 그 경지는 아니다. 그저 읽고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경지일뿐. 완전히 내것이 되어야한다. 어릴적 수학 정석과 성문기본영어를 보듯이 말이다.) -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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