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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로 생각하기 논리로 말하기
이윤일 지음 / 씨엘 / 1999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이 왜 지금 절판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대학 때 논리학 교재로 사용했던, 참 괜찮은 책인데 왜 절판이람. 가능한 추측 몇 가지. 하나. 책이 내 생각보다 훨씬 재미없고 유용하지 못하다. 둘. 관동대 교수가 쓴 책이라 안 팔렸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스카이 대학의 교수가 아니기 때문. 즉 사람들이 쉽게 믿고 사볼 수 있는 교재가 아니란 말이다. 정확히는, 그런 책이 아니라기보다 그런 책이 아닌 것 같은 느낌 때문이지 않을까 의심. 이 두 가지를 제외하고 다른 가능성은, 출판사가 더 이상 찍어봐야 팔리지도 않을거라는 계산에서 안찍었다는 것. 그런데 이 세번째 가능성은 앞의 두 가지 원인에 따른 결과이다. 내가 생각해 낸 두 가지 가능성 말고 다른 가능성이 또 무엇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 책이 절판된데 대해선 씁쓸하다.
이 책은 대학 논리학 교재와 교양 논리학 교재로서 둘 다 사용 가능하다. 탁석산의 <오류를 알면 논리가 보인다> 만큼이나 재밌고 쉽고 웃기지는 않지만, 또 실제 신문이나 주변의 사례를 들어가며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공부하며 즐길 수 있는 책이다. 논리학이란 무엇인가로부터 시작해서, 전통논리학과 현대논리학의 차이점, 그리고 명사, 명제, 추론 등등의 논리학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역추론과 귀납추론, 오류론 까지 학문으로서의 논리학에서 다뤄야 할 기본개념들은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 책이 다른 교재와 차별화되는 점은, 오류론이다. 오류론에서는 온갖 비형식적 오류들을 나름대로 분류하고, 각각의 오류들에 대한 설명과 몇가지 예를 제시함으로써, 또 연습문제 풀이를 제공함으로써 제대로 오류를 익혔는가를 테스트 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것은, 오류론이라는 것은 학자마다, 즉 책을 내는 저자마다 입장이 다르고, 분류방식도 가지가지라는 것이다. 흔히 오류라고 불리우는 것들이 모두 여기에 종합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떤 학자에 따르면 이 것들은 그에겐 오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 고로 이것이 진리인양 생각해서는 안되고, 그저 우리가 이름붙일 수 있는 오류들을 종합해놨다는 정도로, 안내서 정도로 보면 좋겠다.
재미삼아 보는 교양 논리학을 넘어서 학문으로서의 논리학에 관심이 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다만 절판이라 구할 수 없으니, 출판사에 문의하거나 오프라인 서점에서 찾아보시길.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