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 - 생태주의 작가 최성각의 독서잡설
최성각 지음 / 동녘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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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사랑은 자기 자신을 엄청나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실제적으로 그는 자기 자신을 미워한다. (...) 이기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한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한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도 못한다. (에리히 프롬)-97쪽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타인에 대한 사랑 사이에 ‘분업’은 있을 수 없다. 오히려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조건이 된다. 이러한 통찰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자신의 사회관계에 있어서 관습적 변화가 아니라 극적 변화를 겪게 된다. (에리히 프롬)-97쪽

어쨌거나 김용철 변호사는 ‘정의로운 자들만이 정의를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화두를 이 책을 통해 던지고 있다. ‘불의한 양심에도 진실은 있다’는 화두, 말이다. 그런데 이 화두는 생각보다 흥미롭다. 저자가 거기까지 질문한 것은 아니지만, 본래 정의로운 자가 어디 있겠는가, 하는 질문이 이 화두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다시 말하지만, 정의를 말하자면, 죄악의 목록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나는 김용철에게 더 극단적인 정직성, 바위에 머리를 찧을 정도의 참회를 요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 안 된다는 것을 나는 그만 깜박 잊은 것이다. -137쪽

유럽에 뿌리를 둔 ‘귀족 콤플렉스’가 있는 삼성일가는 돈의 힘으로 이 나라를 자기들 마음대로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망상을 치밀하고 악랄하게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소상하게 알 수 있다. 선입견 없이 보고 싶어도 한 인간으로서도 어딘가 썩 자연스럽지 않은 이 탈세범들은 자존심 강한 이 나라 검찰을 타락시켰고, 언론이기를 스스로 포기하기로 작정한 언론을 손아귀에 넣었고, 선거로 뽑힌 대통령마저 업신여기고 대체로 깔봤다. 삼성일가는 무엇보다도 노조도 못 만들게 억압함으로써 삼성의 수십만 명 직원들을 모욕하고 있고, 이 나라 국민들을 지네들이 ‘멕여살린다’고 착각하고 있다. 한 마디로 시건방지기 짝이 없고 덜 떨어진, 귀족이라면 IOC위원회로부터도 경멸당한 함량 미달의 귀족들이다.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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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순 씨를 빌려 드립니다 - 대한민국 상상력 업그레이드 교과서
박원순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품절


부자가 자신의 부를 즐거워하는 것은 세상의 관심을 끌어모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주목을 하고, 애정을 쏟고, 공감 어린 표정으로 사근사근하게 맞장구를 치면서 알은체를 해주는 것이 부를 통해 얻는 모든 것이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가난을 부끄러워한다. 가난 때문에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아무도 우리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곧 인간 본성에서 나오는 가장 열렬한 욕구의 충족을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애덤 스미스, <도덕 감정론>)-31쪽

거창고등학교의 직업 선택 십계명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 앞다투어 모여드는 곳에 절대 가지 말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라. -36쪽

인간은 살기 위해 먹습니까? 먹기 위해서 삽니까? 당연히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이지요. 좋은 인생을 살고 꿈을 이뤄내고자 직업을 택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본말이 전도되어 있습니다. 목적인 꿈과 가치보다 수단인 먹고사는 자체를 우선시합니다.
이른바 ‘먹고사니즘’에 중독된 어른들에 의해 젊은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고민해볼 틈도 없이 스펙에 갇히고 정해진 길로 내몰립니다. 측정 가능한 크기로 작아진 채 불안과 두려움의 시스템에 수동적으로 길들여져 갑니다. 젊은 꿈과 가치가 설 자리는 없습니다.-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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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0-10-04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표지가 약간 ㅎㅎ;;;

마늘빵 2010-10-04 22:52   좋아요 0 | URL
자기계발서 답죠. :) 박원순 자서전 냄새도 나는 자기계발서입니다.

감은빛 2010-10-06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원순 대표의 책은 늘 뭔가 모자란 듯한 느낌이 남아서 이젠 잘 안 읽게 되더라구요.

마늘빵 2010-10-11 09:15   좋아요 0 | URL
전 박원순 대표의 책은 처음 접했는데 사회과학적 내용을 자기계발서 형식으로 담은 책이더라고요. 기존의 책과는 좀 성격이 다를듯.
 
학교를 버리고 시장을 떠나라 - 학벌없는 사회
학벌없는사회 외 지음 / 메이데이 / 2010년 7월
품절


만약 한 사람이 외모만 인간일 뿐 인간에게 고유한 정신적 소질을 전혀 계발하지 않은 상태에 머문다면, 그를 가리켜 온전한 의미에서 인간이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성이란 인간적인 활동에 존립하는 것이지만, 그 활동의 능력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을 계발하고 도야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은 그렇게 인간의 잠재적인 능력을 현실화시킴으로써 오로지 가능성 속의 인간을 현실적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활동이다. 이처럼 인간이 교육을 통해서 자기가 되고, 교육을 통해 인간성이 실현되는 한에서, 우리는 교육을 가리켜 인간성의 자기실현 과정이라 부를 수 있다.(김상봉)-16-17쪽

교육을 통한 자기실현은 두 가지 차원에서 일어나는데, 한편에서 인간은 교육을 통해 보편적 인간성을 도야하게 되고 다른 한편에서 개성적 인격을 실현하게 된다. 앞의 경우는 인간이면 누구나 다 갖추어야 할 지성과 의지와 정서의 보편적 바탕을 함양하는 것이 교육의 과제이며, 뒤의 경우에는 개인의 개성적인 소질을 계발하고 자기 고유의 성격을 형성하는 것이 교육의 과제가 된다. (김상봉)
-17쪽

인간이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인간이 된다는 것이야말로 인간성의 본질에 속하는 서로주체성이다. (김상봉)-18쪽

인간이 남에게서 자기의 자유를 침해받지 않고 스스로 온전히 실현하도록 하려면, 자유의 능력 자체가 잠재성의 상태에서 현실성의 상태로 계발되어야 한다. 이것이 교육이다. (김상봉)-21쪽

인간의 주체성은 자기를 반성적으로 의식하고, 자기가 누구인지를 규정하며, 자기가 누구여야 할지를 적극적으로 욕구하고, 이를 현실 삶 속에서 능동적으고 자발적으로 실현해 나가는 활동 곧 자기의식과 자기형성의 활동에 존립한다. 이렇게 자기가 스스로 자기를 형성할 때 나는 내 삶의 주인이 되며, 이 주인 됨을 가리켜 우리는 자유라 부른다. (김상봉)-22쪽

학력이 개인의 속성이고 학연이 개인과 개인의 관계라면, 학벌은 그 자체로서 집단적 주체로서 사회적 실체이다. 개인은 사회적인 실체로서 군림하는 학벌에 자신의 주체성을 양도하고 학벌의 속성으로 전락하는 대가로 이익을 얻는다. 학벌이라는 집단적 주체는 그것 이외에 다른 어떤 가치를 통해서도 결속되고 유지될 수 없다. 이처럼 학벌주의는 자유를 팔아 이익을 얻으려는 욕망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서 노예적 인생관의 표현인 동시에 자유롭게 태어난 사람을 노예적 인간으로 만드는 장치이다. (김상봉)-34쪽

주관식이든 객관식이든 간에, 시험에 길들여진 정신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스스로 물음을 던질 줄 모르게 된다는 데 있다. 시험을 본다는 것은 대답하는 일이다. 시험에 길들여진 정신은 오로지 대답하는 데 길들여진 정신이다. 그런데 학생들의 정신이 남이 제출한 문제의 해답을 찾는 일에 길들여지고 나면, 이윽고 그것은 스스로 물음을 던지는 법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학문과 인식의 영역에서 참된 진보는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는 존립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남들이 던지지 않는 물음을 던지는 데 존립한다. (김상봉)-38쪽

어느 시대에나 내부에서 망명할 통로는 있다. 자기에게 정직하고 외부 억압에 저항한다는 것을 뜻한다. 하라는 것을 하지 않는 것, 하지 말라는 것을 하는 것, 이것이 내부에서 망명하는 것이다.
가장 확실한 망명은 스스로 낙오자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낙오자가 아니라 ‘스스로’라는 자발성이다. 낙오한다는 것은 무능력의 표현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선택을 가리킨다. 게다가 모두가 현존하는 질서에 순응하고 있을 때 먼저 낙오하는 사람은 그 행위를 통해 낙오하면서 선구자가 되는 것이다. 생각하면 올바른 사회에서 낙오한다는 것은 불행이고 가슴 아픈 일이다. 하지만 물구나무 선 사회에서는 거꾸로 성공한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인 것이다. (김상봉)-48-49쪽

한국 교육의 위기는 교사가 더는 교육자가 아니라는 데 있다. 현재의 사범교육과 임용고사를 통한 교사임용은 단순히 교사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교직을 다만 안정된 돈벌이 수단으로 알고 교직에 들어서는 사람을 막을 방법이 없다. 교사는 이런 상황에 대해 분명한 자각을 가지고 자기가 평범한 월급쟁이가 아닌지 늘 되물어야 한다. (김상봉)-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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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7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1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10대의 섹스, 유쾌한 섹슈얼리티 - 10대와 어른, 섹슈얼리티로 소통하다
유쾌한섹슈얼리티인권센터(유섹인) 기획, 변혜정 엮음 / 동녘 / 2010년 9월
품절


성산업에서 일한다는 것의 낙인은 여전하지만, 변한 것은 성산업에 대한 낙인이 알바 인생에 대한 낙인보다 더 치명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성산업의 의미는 그것 자체로 단독으로 작동하지 않고 알바, 비정규직, 실업, 불안정한 고용시장과의 관계 속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이들에게 성산업은 불안정한 고용시장, 계층 상승 수단이 되지 못하는 저학력의 현실, 이들의 하위문화와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알바 인생’에 대한 낙인보다 ‘성산업’에 대한 낙인이 더 치명적이어야 할 이유가 굳이 없는 조건에 놓이는 것이다. 과거 인적 자본의 위계로 통용되던 차이들을 ‘다 똑같은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현 시대의 조건 속에서 미래를 위한 목표와 그것을 위한 현재의 유예는 별 의미 없는 것으로 퇴색하고 있다. (민가영)-214쪽

차별적 상황에 대해 항변하는 언어가 "나도 주민등록증이 있는데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은 이들(1.5세대 여성)이 자신의 결핍을 국적, 국가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고, 한국 사회에서 자신을 설명하고 위치시킬 수 있는 방식은 국적 획득을 통한 국가 정체성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슬기)-273쪽

한 공동체의 성원이 됨을 의미하는 시민권은 ‘정상적이고, 보편적인’ 남성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왔다. 여성은 남성과 결혼하고, 자녀를 낳음으로써 성원권을 인정받는 성별적 구조에서, 북한 이주 1.5세대 여성들은 ‘젊은 여성’으로서 한국 남성을 매개로 한국 사회에 편입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다. (이슬기)-281쪽

한 사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신분상의 안정과 함께, 그 사회와 관계를 맺는 자신의 위치를 설정하고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가질 수 있어야 비로소 정착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는 기존의 성원권의 구성, 국가와 국민 됨의 조건, 민족 담론의 틀로는 설명할 수 없다. 북한 이주 1.5세대 여성들이 한국 사회에서 자기 자신을 위치 짓고 설명하고자 하는 시도들은 바로 이러한 지점을 드러내준다. 한국 국적을 지닌 한국 국민이지만 ‘한국사람’으로 인정받지도 못하고, 그러면서도 북한이라는 기원을 통한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북한 이주 1.5세대 여성들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자신들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 한 가지 방식이 젠더를 통한 정체성의 구축이었던 것이다. (이슬기)-2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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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은 대학 가서 누리라고요? -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청소년 인권 이야기
김민아 지음 / 끌레마 / 2010년 8월
절판


"북한에서는 배고파 못살겠고, 중국에서는 잡혀갈까 봐 무서워서 못살겠고, 남한에서는 몰라서 못살겠다."(새터민 청소년 영수)-36쪽

폭력(성)은 개인이 속한 환경이나 문화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폭력은 대부분 일상의 위계와 권력관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폭력의 전체 모습은 보지 않고 학생 간에 일어나는 물리적인 폭력문제에만 초점을 맞추면 학생 개인의 일탈과 비행의 문제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 집 또는 우리 학교는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비폭력적이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 혹은 모욕적인 대우나 처벌로 마무리 짓는지, 자기 성찰의 시간을 요구하는지 혹은 억지로 반성을 강요하는지, 어떤 사건의 혐의가 인정될 때까지 무혐의로 간주하는지 혹은 문제행동을 일으켰다고 바로 문제아로 낙인찍는지, 평소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언어를 사용하는지 혹은 무시와 폄하의 고성이 오가는지, 다양하고 창조적인 문화활동을 통해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여유가 있는지 혹은 전혀 없는지. 이렇게 광범위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모두 학교폭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44-45쪽

체벌을 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문제적 행동을 바로잡기 위해서 체벌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체벌이 주는 두려움에 압도되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또 어떻게 해야 고칠 수 있는지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그저 어떻게 하면 고통스러운 상황을 빨리 모면할 수 있는지부터 생각하게 된다.
또한 체벌에 대한 두려움은 체벌이 끝났다고 해서 곧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공개적으로 체벌을 받고 망신과 창피를 당한 기억은 훗날 그 당시 느꼈던 수치심과 모욕감과 함께 자주 떠오르게 되고 이는 낮은 자아존중감으로 이어진다.
또한 사람을 때려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을 보아온 ‘관찰된 학습’은 폭력성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63-64쪽

공교육의 기회에 있어서 평등이란 능력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를 말하고, 이때 능력이란 단지 국영수의 시험성적이 아니라 교육 대상인 학생의 다양한 잠재적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2008.5.19), ‘교육의 기회에 있어서의 평등권 침해’ 중에서-132쪽

학습권은 읽고 쓸 수 있는 권리, 탐구하고 분석할 수 있는 권리, 상상하고 창조할 수 있는 권리,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이해하고 역사를 쓸 수 있는 권리, 교육적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 개인과 집단적 기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권리이다. (1985년 제4차 유네스코 국제성인교육회의 보고서 ‘학습할 권리’)
-165쪽

학력주의는 개인의 능력보다 학력이 과대평가되면서 사회 구성원이 필요 이상으로 학력에 집착하는 현상을, 학벌주의는 개인의 능력에 관계없이 출신 학교에 따라 사회 경제적으로 차별받는 현상을 말한다. 어느 사회나 학력과 학벌은 개인의 지적 능력이나 성실성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지만, 우리 사회처럼 학력과 학벌을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는 드물다. 대학별 서열이 없는 프랑스는 대학에서도 무상 교육을 받기 때문에 자신이 받은 교육적 혜택을 사회에 되돌려주어야 하는 공공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학력이 특권의식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이른바 좋은 학벌을 가진 것을 곧 사적 경쟁에서 이긴 것으로 보기 때문에 학벌을 통해 그동안의 투자를 보상받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194쪽

우리 사회는 외국에 나가서 사는 한국인에게는 단일민족으로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하면서도 한국에 온 외국인들에게는 우리 문화에 동화될 것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매우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동화는 서로 다른 양식이나 사상 따위가 같아지는 것을 뜻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나 문화를 통해 얻은 지식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동화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고 한쪽의 일방적인 요구로 진행되면 자신의 특성을 버리고 다수의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강요가 된다. 한국에 이주해온 결혼 이주민 여성들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한국 사회에 동화할 것을 전제로 하는 ‘한국어 배우기’, ‘김치 잘 담그기’, ‘생활예절 익히기’, '한복 입고 절 올리기‘ 등이다. (계속)-233-234쪽

(이어서) 물론 다른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의 것만 배우게 할 뿐,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일 준비나 여건이 전혀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그들이 한국 문화를 배우되 자신의 고유한 문화도 지키며 살겠다고 하면 ‘아직 적응하지 못한 사람’, '아직 동화가 안 된 사람‘으로 보거나 우리와는 다른 사람으로 생각해 거리를 둔다. 특히 그들이 한국에서 일하고, 아이를 낳아 교육시키고, 복지와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가르치거나 정보를 주는 것에는 매우 인색하다. -234쪽

"문화란 어떤 특정한 사회의 구성원이 공유하거나 그 사회에 전승되는 지식과 태도, 습관적인 행동 기반의 총체"(인류학자 린턴)-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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