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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가 들려주는 겸애 이야기 -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17 ㅣ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17
윤무학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청소년용으로 만들어진 고전을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이번에는 자음과모음에서 기획한 철학시리즈인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라는 컨셉으로 만들어진 이 녀석은, 동화다. 동화인줄 모르고, 자세히 보지 않고, 구입을 했다. 헉 근데 동화다. 게다가 초등학생용이란다. 아무리 논술 논술 하지만, 초등학생부터 논술교육을 위해 이런 책을 읽어야하는건가, 하는 생각에 기분이 찝찝해졌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해 뒤에 붙어있는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떼어놓고 생각해보면, 철학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겠단 생각도 든다. 묵자에 대한 전기라고 볼 수는 없고, 묵자의 철학이 스며들어간 '만들어진' 동화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입시논술이라는 광풍이 초등학생에까지 미친 것은 영 못마땅하지만, 그 덕분에 좋은 책들을 접할 수 있는 건 나쁘지 않다.
논술공부의 도구로서 활용할 것이 아니라, 그저 한편의 동화로서 접하게 해야 할 것이다. 이걸 통해 공부를 하고 가르치려 들어선 안된다. 그냥 알아서 찾아 읽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강요'가 들어가는 순간, 한편의 동화는 논술 텍스트로 둔갑하고 아이는 마음의 문을 닫아버릴 것이다. 동화인지라 매우 빠르게 순식간에 읽어내려갔다. 중간중간 들어가있는 가벼운 해설도 괜찮다. 아주 썩 재미난 동화는 아니지만 묵자의 핵심철학이 잘 녹아들어간 동화라고는 말할 수 있겠다.
적정연령은 초등학교 5-6학년에서, 딱딱한 텍스트를 접하기 어려운 중학교 2학년까지. 책 좀 읽는다는 중학생들에겐 자음과모음의 이 책보단 풀빛의 <묵자, 사랑 그리고 참 지식인의 길>이 더 나을 것이다.
* 동일출판사에서 동일한 제목으로, 동화 말고 세 권의 초급, 중급, 고급 시리즈가 있는데, 이건 뭔지 모르겠다. 가격을 봐서는 그냥 논술용 문제와 해설지가 아닐까 추측해보지만, 서점가서 직접 확인하지 않는 이상 뭔지 알기는 어려울 듯.
* 가격이 9,700원으로 매우 비싸다. 요즘 이 정도 두께(126쪽)의 동화 책 가격이 이 정도 하나? 두께에 비해서도, 내용에 비해서도 너무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