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가 들려주는 전체주의 이야기 -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4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4
김선욱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1월
구판절판


"우리는 예루살렘의 교훈을 통해 현실의 결여와 생각 없음이 인간에게 내재하는 악한 충동들과 결합해, 많은 재난과 불행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나 아렌트)-15쪽

"인간들이 조직화되는 곳에서 그 목적은 언제나 행동하고 권력을 쟁취하는 것이다." (한나 아렌트)-49쪽

"좋은 질문이에요. 그 옛날 그리스에서는 경제 활동은 가정에서 일어나는 개인적인 문제였기 때문에 공적인 폴리스에서는 경제 문제를 금기시 했어요. 개인적인 경제 문제를 공적으로 다루면 공적인 폴리스가 파괴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 대신 폴리스는 공적인 문제를 다루면서, 서로 다른 생각을 제시하고 토론을 하는 자리였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서로가 다르다는 사실을 귀중하게 여겼고,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가운데 뭔가 귀중한 공통점을 발견하려고 노력했던 거에요. 폴리스는 이처럼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자기의 다른 생각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공간이었고 사람들은 이 같은 정치적 참여를 통해 참으로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가를 발견해 나갔던 것이었지요." -69-70쪽

"사회적 동물이란 말은 사회에서 공동으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가는 동물이라는 말이 되고, 정치적 동물이란 말은 인간답게 살기 위해 정치에 참여함으로써 자기의 독특한 면을 표현하고, 공동의 생활을 추구하며 살아간다는 뜻이지요." -70쪽

전체주의는 전체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개인을 철저히 희생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이 국가나 단체의 힘을 최대로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전체주의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공포 분위기가 필요하고, 결국은 그 공포심 때문에 사람들이 따라가는 것이지, 진정 자발적으로 찬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 중략 ...
참된 힘은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고 경청하고 진지한 대화를 나눈 다음의 합의를 통해서만 나온답니다. -121-122쪽

"대부분의 악행은 선해지거나 악해지기로 결심한 적이 결코 없는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다. 이것은 슬픈 현실이다" (한나 아렌트) -123쪽

악한 일은 악한 계획 속에서 나오지만, 사실 그런 악한 계획은 자기가 하는 일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못한 것에서 나옵니다. ... 중략 ...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생각'이란 수학 문제를 풀거나 또는 시험공부를 하면서 열심히 암기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이란 어떤 일의 의미를 알려고 하는 것이고, 그래서 그 일의 전후 과정과 파급효과, 또 그 일이 옳은지 그른지, 내가 그 일을 하면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등을 머릿속에서 그려 보는 것이지요.
그러니 공부를 잘한다고 생각을 잘하는 것이 아니고,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을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을 잘 할 때 우리는 각자의 개별성이 생기게 되고, 생각을 잘할 때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막게 됩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는 공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지요.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때 우리 사회는 제대로 된 사회가 될 것입니다. -159-160쪽

"정치적 전체주의가 생각 없는 모든 사람들의 산물이었듯이 우리 시대의 기술적 전체주의도 현대인들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아무런 행위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나 아렌트)-161쪽

전체주의와 정치는 서로 반대되는 것입니다. 전체주의가 있는 곳에서는 정치는 소멸되고, 정치가 바로 되기 위해서는 전체주의는 배제되어야 합니다. ... 중략 ...
모든 일을 획일적으로 해결하려고 할 때,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다수의 의견만을 고집할 때, 내가 항상 옳고 내 의견만이 진리라고 주장할 때,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하고 남이 받는 고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 때, 우리는 정치와 반대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의 정치 세계에서는 정치와 반대되는 일을 하면서 그것이 정치라고 믿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집단 행위가 정치 행위라고 믿거나, 또는 내가 원하는 목적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이 정치 행위라고 믿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남을 이해하는 것, 내 생각 속에서 남을 고려하는 것이 정치의 시작임을 알아야 합니다. -192-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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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31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로써 저를 반하게 만든 유일한 여자죠. 한나 아렌트.


마늘빵 2007-03-31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여자 좋아해요. 매우 관심도 높은 철학자입니다.

비로그인 2007-04-01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굴은 제가 더 예쁜 듯! ㅋㅋㅋ~

마늘빵 2007-04-01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공개안했으므로 무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