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거나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참 답답한 부분이 이 '정치적 균형'에 관한 그들의 생각이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정치적 균형을 맞추려면 이런 진보적 견해를 실었으면, 이런 보수적 견해도 실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문제 제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균형이라는 것이 산술적인 균형이 아니지 않느냐는 게 기본적인 내 생각이다. 그리고, 굳이 정치적 균형을 고려하지 않아도 될 부분에서, 정치적 균형을 애써 맞추려고 하는 것도 문제다. 그건 아마도 그 사람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의 분위기를 너무 신경쓰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현 정부 들어서 이런 '자발적 복종' 흐름이 너무 거세다. 굳이 위에서 압력을 넣지 않아도 밑에서 알아서 눈치보고, 긴다는 것.
예를 들면 이렇다. 학벌 사회에 관한 철학자 김상봉의 글을 싣는다 치자. 그러면, 학벌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선 당연히 현 학벌을 비판한 글을 싣는 것이 마땅한데, 학벌을 옹호하는 글이 있으면 그것도 싣는 것이 균형있지 않겠느냐는 문제제기는 나로선 당황스럽다. 오히려, 학벌 문제에 대한 비판점과 대안점이 다른 글을 하나 더 싣는 것이 균형이라면 균형이 아닐까. 있는지 모르겠으나 철학자 김상봉의 학벌 사회에 대해 또다른 차원에서 비판하면서 학벌 문제의 해답을 다르게 제시하는 글이랄지. 하나의 예를 든 것이고. 비슷한 경우는 얼마든지 널렸다.
우쨌든 답답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