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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
이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월
평점 :
<http://news.zum.com/ 에서>
저는 작년부터 뉴스 zum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다른 포털 사이트의 뉴스를 이용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쓸데없는 기사와 광고에 시간을 낭비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꼭 필요하고 중요한 정보만을 빠른 시간 안에 살펴볼 수 있는 뉴스 서비스를 찾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뉴스 zum입니다. 뉴스 zum의 경우 실시간으로 가장 중요한 기사 5개만 상단에 배치하고 있기 때문에 헤드라인은 1분 안에 확인 가능하고, 기사 내용을 전부 살펴보아도 5분이면 충분합니다. 덕분에 뉴스 보는 시간은 줄이고 내용은 더욱 충실하게 살펴보는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뉴스 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과잉인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선택 앞에서 사람들은 오히려 판단력이 흐려지고 있습니다. 결국 소수의 선택권을 가졌을 때보다 더 안 좋은 선택을 하거나 심지어 결정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선택의 역설'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혼창통》의 저자 이지훈님이 신간 『단(單)』이라는 해법을 내놓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단(單)'이라는 한 자의 제목이 주는 간결함과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라는 부제의 실용성이 돋보여서 3월 추천 신간으로 선택한 책이기도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독보(獨步)'에 이르는 단순함의 공식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버림이 선택이라면, 세움은 집중이다. 버리고 버려 남는 진수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 진수란 무엇인가? 그것은 '나'이고 '왜'이다. ...(중략) 지킨다는 단의 공식에서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성(城)을 쌓고 해자를 파고 악어를 풀어놓았으면, 이를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한다. 남과 다른 정체성, 차별점을 지켜야 한다. 경쟁자가 초심을 잃고 방황할 때 나는 중심을 지켜야 한다. 열매는 하루 아침에 열리지 않는다.
-p.171과 p.265에서
이 책의 저자 이지훈님은 〈조선일보〉에서 주로 경제부 기자로 20년 이상 근무했으며, 현재 ‘위클리비즈(WEEKLY BIZ)’의 편집장과 조선경제i 위비경영연구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기자와 경제학자로서 쌓은 경험을 통해서 그는 신문, 경영, 스포츠, 과학 등 모든 분야에서 단순함이야말로 그 핵심 가치임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예컨데, 좋은 기사는 군더더기가 없으며, 훌륭한 스포츠 선수의 동작 또한 간결하며, 가장 단순하면서도 미적으로 아름다운 형태로 추상화 된 정보가 과학이라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단순함이란 '불필요한 것을 모조리 제거하고 오직 핵심만 남겨 놓은 상태, 더이상 뺄 것이 없는 궁극의 경지'(p.011에서)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단순함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위클리 비즈를 통해 만난 세계적인 경영 대가들과 석학들, 글로벌 기업 CEO들의 울림있는 메시지들을 토대로 '참을 수 없는 세상의 복잡합'에 맞서기 위한 '단순함의 공식'을 제시합니다. 천연재료만을 고집하며, 광고도 포장도 하지 않는 화장품 회사 러쉬(LUSH)에서는 불필요한 것을 버리는 선택을 배웁니다. 창립 이후 50년 내내 '전원 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 최고 수준의 음악을 들려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오디오산업의 애플'로 불리는 보스(BOSE)는 목표를 세우고 일로매진하는 집중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모든 가맹점이 똑같은 품질, 서비스, 청결을 유지하도록 노력함으로써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점이 된 맥도널드는 기업 가치를 고수하는 일관성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깨닫게 해줍니다.
He who can, does. He who cannot, teaches. - George Bernard Shaw -
할 수 있는 자는 행한다.
할 수 없는 자는 가르친다.
- 조지 버나드 쇼 -
책을 읽는 처음부터 저자의 주장에는 공감했지만, 책의 구성에는 불만을 쏟아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책에는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세계적인 인물과의 인터뷰, 최신 이론과 서적, 전문 기사들을 이용해 풍부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른 책이라면 이것이 온전히 장점으로 작용하겠지만, 단순함의 미덕을 예찬하는 저자와 책에게는 과한 욕심으로 보입니다. 저자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편집장으로 있는 위클리 비즈(http://biz.chosun.com/weeklybiz/)를 방문하고 나서는 이런 실망감이 극에 달했습니다. 저자가 쓴 칼럼을 읽기 위해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온라인 광고의 모든 형태인 텍스트, 이미지, 플로팅, 쿠키 기반 광고까지 무려 20개 가까운 광고와 마주쳐야 했습니다. 아무리 수익성을 고려해도 지나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경영서이자 자기계발서로서 책의 정체성 또한 모호합니다. 과연 이 책은 누가 읽어야 하는 것일까요? 패스트 팔로어로서 분야를 막론하고 문어발식 확장을 멈추지 않는 CEO, 누군가에겐 갑으로 군림하고 때론 을로 치이면서 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직장인, 기업이 요구하는 스펙 하나라도 더 쌓기 위해 노력하는 취업 준비생 누구에게도 이 책을 쉬이 권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이런 독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서 저자가 말한 버리고, 세우고, 지키는 전략을 저자 스스로 책에 적용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단순함의 미덕으로 보다 간결하고 명확한 저자의 차기작을 기다려 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