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력 - 매혹하고 행동하고 저항하는 동물의 힘
남종영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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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력은 한겨레의 남종영 기자의 신간이며, 2022년 11월에 출간이 되었다. 남종영 기자는 동물과 환경에 관련된 기사를 지속적으로 쓰고 있으며, 북극곰은 걷고싶다, 고래의 노래 같은 동물관련 책을 다수 출간하였으며 세실의 전설도 번역출간한 이력이 있다. 전반적으로 동물 및 환경과 관련된 통찰력 있고 심도 깊은 글을 쓰는 기자이기에 동물권, 특히 한국의 동물권에 관심이 있다면 남종영 기자의 책과 기사를 읽어보라고 추천하는 편이다. 동물권력의 경우 남종영 기자가 한겨레에 연재하였던 '남종영의 세상을 바꾼 동물들' 기사에 다른 글을 더 추가하여 출간한 책이다.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의 관계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동물권력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간동물은 '인간'이 되기 이전 '동물'이었다. 인간동물은 지금도 여전히 '동물'이지만 스스로 다른 비인간동물과는 다른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인간동물이 몇몇 종류의 비인간동물을 가축화하여 길들였으며, 인간동물의 사회를 문명이라고 지칭하며 가축화되지 않은 야생의 동물을 비이성적인 존재로 분리시켰기 때문이다. 인간동물이 선사시대와 석기시대를 지나 언어를 사용하고 문자를 기록하는 역사시대에 도래하고 산업혁명을 이룩하면서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은 점차 분리되어가는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동물권력에서도 역시 '1부 길들임과 지배 사이'에서 인간동물이 비인간동물를 타자화시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쓰고 있다. 재미있는 부분은 이런 비인간동물의 타자화가 서구문명국가라는 로마시대에서부터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물론 인도에서 코끼리를 전쟁에 동원한 것이나 아시아 지역 내에서 소를 농경사회의 중요한 재산으로 분류한 부분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프리카 등지에서 야생동물을 수입하여 이를 전쟁도구로 사용하고(코끼리), 콜로세움에서 전쟁포로 등과 싸우게 만든 것의 기록은 그 어느 국가도 로마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게다가 로마가 전쟁에서 사용된 코끼리의 종은 이 일로 인하여 아예 멸종이 되어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아프리카에는 현재 아프리카 코끼리 종이 남아있지만 그 때 당시 로마에서 포획하여 전쟁에 사용된 코끼리와는 또 다른 종으로 확인된다.

동물의 가축화와 산업혁명을 지나면서 인간동물은 비인간동물을 철저하게 타자화 시켰으며 이는 도시화로 인하여 더욱 강화되었다. 도시화 이전의 농경/유목 사회에서는 인단동물과 비인간동물이 철저하게 분리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농업을 하면 소와 함께 생활할 수 밖에 없으며, 유목 사회에서도 가축화된 다양한 동물(소, 말, 양 등)과 함께 이동을 해야했다. 농업/유목을 하면서 가축을 야생동물로부터 보호해야하는 것도 일이었기 때문에 인간동물은 가축화된 비인간동물과의 연대를 굳건히하고 가축을 노리는 야생동물과 경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다수의 인간동물 인구가 도시문명으로 편입되고 동고동락하던 가축은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축산업으로 야생동물은 도시 외 지역에 살아가는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면서 비인간동물의 타자화가 더욱 강화되었다. 도시화 이후 인간동물이 보는 동물은 반려동물화 된 개와 고양이, 고기덩어리로 식탁에 올라오는 각종 육싱성 재료, 야생동물이라고 하지만 비자연적인 형태로 갇혀있는 동물원 및 수족과의 동물이 전부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반려동물은 사랑하지만, 소/돼지/닭은 먹고, 돌고래와 같은 동물은 유희로서 바라보는, 같은 비인간동물에 대한 상당히 차별적인 시선을 갖게 되었다. 특히 인지능력이 높은 돌고래와 침팬지의 경우 아쿠아리움에서 쇼동물로 살아가는 모습과 실험실에서 실험을 당하는 침팬지로서 동물권력에서 소개가 된다.

인간동물의 역사만이 역사는 아니다. 비인간동물의 역사 또한 역사이다. 인간동물은 인간동물의 역사 뿐만이 아닌 비인간동물의 역사 또한 함께 기록을 하고 기억을 해야만 한다. 인간동물의 그 동안 얼마나 편협하고 폭력적으로 비인간동물을 억압하고 착취하였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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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주
야스미나 레자 지음, 이세진 옮김 / 뮤진트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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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트와 대학살의 신의 저자 야스미나 레자는 이란과 러시안 혼혈 유대인과 헝가리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사이에서 태어난 파리 출신 작가이자 배우이다. 한국에서 널리 유명한 작품은 바로 앞 문장에서 언급한 아트와 대학살의 신이지만 희곡 스페인 연극이나 니콜라 사르코지의 대통령 선거운동 취재기 '새벽, 저녁 혹은 밤'을 쓰기도 했으며 자신이 직접 쓴 희곡의 연출이나 영화연출까지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이다. 이번에 한국에서 번역출간된 세르주의 경우 프랑스에서는 2012년 출간되었으나 한국어로 번역출간되기까지 무려 1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같은 프랑스 작가지만 프랑스어로 책을 출간하자마자 한국어 판권이 판매되고 1년 이내에 한국어 번역출간이 되는 기욤 뮈소의 책과는 상당히 다르다. 아트와 대학살의 신이 한국 연극계에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두었어도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기욤 뮈소의 글과는 대비되게, 야스미나 레자의 글은 비교적 상당히 유럽적인 색채가 더 짙다는 느낌이다.

세르주는 사람의 이름이다. 세르주/Serge라는 단어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이 단어를 사람 이름이라고 생각하지 못 하고 있었다. Art나 Moon처럼 프랑스어로 된 어떤 명사인데 한국어로 직역하지 않고 프랑스어를 그대로 책 제목으로 썼다고 생각했다. 세르주는 주인공이자 소설의 중심축을 이루는 삼남매 중 첫째이며, 상당히 마초적이고 이기적이며 감정표현에 서툰 나이 많은 남성이었다. 가정을 이뤘지만 가정이 와해되고 가정인듯 가정아닌 가정같은 가정에서 여성에게 빌붙어 사는 첫째 세르주, 비교적 더 가정적이고 안정적인 사람이지만 가정을 이루지 않은 화자 둘째 장, 스페인 사람과 결혼을 하여 가족을 이루어 자신의 형제보다 새롭게 이룬 가정에 더욱 안정감을 느끼는 막내 나나. 서로 원하지는 않았겠지만 핏줄로서 형제가 되고 태어나기 전 세포이었던 시절부터 알고지낸 사이다 보니 허물없는 말 한마디에 상처가 되는 사이, 형제/남매/자매는 가족이지만 서로를 싫어하고 미칠듯이 물어뜯으며 싸우지만 누군가 자신의 형제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면 어느 새 똘똘 뭉쳐서 서로 보호해주는 존재일 수도 있다. 주인공 세르주는 상당히 독선적이고 남의 말을 듣지 않으며 자라는 내내 의도치 않게 두 명의 동생에게 상처를 주었다. 그 때문에 4명(3명의 남매+세르주의 딸 조세핀)이서 함께 간 여행에서 나나는 여행에 동참하지 않는 세르주에게 화를 냈지만, 세르주가 건강이상으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자 누구보다 걱정을 한다. 세르주의 딸 조세핀의 말처럼 가족은 '마구잡이로 설치한 가건물 같은' 존재지만 쉽게 스러지지도 부숴지지도 않는다. 어렸을 때는 거의 매일 붙어지내지만 어느 정도 자라나면 정말 필요한 만큼의 소통만 하더라도 형제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야스미나 레자의 세르주는 피상적이고 관념적인 가족이 아닌 현실적이고 치고받고 싸우지만 떨어질 수 없는 가족에 대해 그린다. 어쩌면 불편한 사실을 보여주지만 현실과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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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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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로 영화 오토라는 남자를 본 직후에 도서관에서 원작소설 오베라는 남자를 빌려서 읽기 시작했다. 오베라는 남자는 2012년 스웨덴에서 처음으로 출간된 이후 유럽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2016년에는 같은 이름의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이 되었다. 한국에서도 번역출간 직후 꽤나 열품이었던 기억이 난다. 단지 그 때 나는 이 책을 읽고싶지 않았을 뿐.

스웨덴에서 이 책이 출간되고 나서 11년이 지났다. 2012년 오베라는 남자가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이유는 오베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성도 있겠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이 지역사회 내 관계에서 오는 따뜻함에 목이 말랐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SNS가 활발해지면서 우리는 초연결사회가 되었지만 사실 그 누구하고도 연결되어있지 않은 고독함만이 가득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같은 아파트 바로 옆집에 누가 사는지 교류가 거의 없으며 이웃 중에 누군가 죽어도 빠르면 며칠, 재수가 없으면 몇 달이나 몇 년만에 발견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소설 오베라는 남자에서는 상당히 퉁명스럽고 불친절해보이는 오베가 사실 그 불친절한 말투로 마을에 새로 이사온 가족을 돕고, 사랑에 빠진 청소년의 자전거 수리를 도와주며, 운전면허가 없는 부동산 중개업자한테 무료로 운전연수를 가르쳐주는 모습에서 우리는 서로 손을 내밀고 돕는 오프라인 연결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기에 시시때때로 싸우기도 하고 충돌도 하지만 다시 만나면 웃으면서 안부를 묻는 관계에 목마른 현대이기에 오베라는 남자는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2019년 말/2020년 초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으로 우리는 조금이나마 회복해보려고 노력 중이던 오프라인 연결을 아주 끊어버리고 전세계적 온라인 사회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 헐리우드 영화로 재개봉하는 오토라는 남자를 보면서 오프라인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얼굴을 보면서 웃을 수 있는 사회로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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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 111
한국여행작가협회 지음 / 열번째행성(위즈덤하우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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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소개되어있는 111개의 길에 대한 내용을 모두 옮겨 적을 수는 없고, 실제로 내가 일부라도 걸어보았던 1. 상암동 하늘공원 메타세쿼이아 숲길, 2. 명륜동 서울 성곽 길, 3. 수원 화성 성곽길, 4. 안양예술공원, 5. 전주 한옥마을 길에 대한 소개와 함께 짤막한 기억을 나눠보도록 하겠다.

  1. 상암동 하늘공원 메타세쿼이아 숲길

서울 마포 월드컵 경기장 인근의 공원 사이 길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2002년 월드컵공원을 조성하며 만들어진 숲길로, 한강 변에서부터 하늘공원으로 향하는 길 중간 샛길에 이어져 있다. 메타세쿼이아 나무는 단풍이 들면 무척 아름다운 절경을 보여주기에 이 길은 ‘가을 단풍길’이란 이름으로 불릴 만큼 화려한 단풍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하늘공원의 메타세쿼이아 숲길에 가게 된 것은 사진을 찍는 친구의 작업실이 그 근처였는데, 교통편이 상당히 불편한 곳에 위치하여 제일 가까운 지하철역인 6호선 상암역으로 이동을 하면서 강제로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걷게 되었다. 주변에 편의점 같은 곳이 없고 날씨가 꽤나 더웠던 한 여름에 이 길을 걷다보니 아름답다는 숲길을 즐길 경황이 전혀 없었는데, 책에서 이 길에 대한 소개를 읽어보니 즐길 수 있을 때 즐길면서 걸을 것이라는 후회가 아주 약간 밀려왔다.

2. 명륜동 서울 성곽 길

서울 성곽 길은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하고 한양에 도읍을 정한 뒤 둘레에 약 18km의 성곽을 쌓은 것을 산책로로 만든 것이다. 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의 능선을 잇는 성곽과 성문은 일제강점기에 훼손 되어 일부만 남았으나 이후 일부 구간 보수하여 성곽길을 따라 걸을 수 있게 했다. 책에서는 와룡공원에서 시작하여 종로에 있는 창의문까지의 길을 소개해주었으나 내가 제일 많이 걸었던 길은 동대문역 흥인지문공원에서부터 혜화문까지의 길이었다. 아무래도 공연을 보러 혜화역 근처에 워낙 많이 찾아갔던 것도 있고, 일부러 동대문역에서 내려 혜화역까지 걸어가면 사진을 찍었던 날도 부지기수였다. 게다가 낙산공원 근처 이화마을은 벽화때문에 서울 시내에서 꽤 유명한 출사지이다. 주말이면 출사를 온 사람을 꽤 많이 만날 수 있다. 서울 성곽과 관련해서는 '서울 성곽길 북한산 둘레길'이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다.

3. 수원 화성 성곽길

수원 화성의 성곽길은 한국의 성곽건축사상 가장 독보적으로 평가받고있으며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으로 지정된 수원 화성을 돌아보며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는 역사·사적길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수원 화성은 조선의 22대 왕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으로 옮기면서 축성이 되었으며, 이후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수도 남쪽의 수원을 방어기지로 삼기위해 성곽이 건축되었다. 조선시대 몇 안되는 계획 신도시기이 때문에 성곽 축성술, 화강성과 벽돌로 성을 쌓은 전석교축, 목재와 벽돌의 조화로운 사용, 당시 신기술이었던 거중기, 활차 등의 근대적 기기의 발명과 사용, 예술적인 아름다움까지 인정을 받았기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되었다. 문제는 내가 수원 화성에 여행을 갔을 때, 태풍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엄청나게 많이 불었다는 것이다. 화성 성곽길을 걷던 와중에 비가 와서 나는 신발과 양말이 젖어버렸으며, 친구의 신발은 찢어지는 일로 인하여 제대로 된 성곽탐험을 할 수 없었다. 비가 오지 않을 때, 수원으로 여행으로 가서 멀쩡한 상태로 화성 성곽길 산책과 함께 화성 행궁 야간개장과 함께 플라잉 수원을 타고 야경까지 볼 예정이다.

4. 안양 예술공원

안양 예술공원은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에 있는 공원이다. 이전에는 안양유원지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1960년대 이미 수영장을 비롯한 오락시설과 함께 여행객의 증가와 무질서하게 형성된 음식점으로 인하여 자연환경이 훼손되어 오랜기간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다. 2005년부터 안양시에서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문화공간 조성사업을 진행하며 안양유원지에 인공폭포, 야외무대, 전시관, 광장, 산책로, 조명시설 등을 설치하고 공원 내에 국내외 유명작가의 예술작품 52점을 설치한 이후 이름을 안양 예술공원으로 바꾸었다. 안양 예술공원은 내가 가고싶어서 간 곳이 아니라 대학교를 다닐 때 교양수업에서 주말에 강제로 야외수업을 진행한 후 보고서 제출을 해야만 했기에 강제로 가게 된 곳이다. 딱히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없으며, 그저 보고서 제출을 위해 사진을 열심히 찍었던 기억만이 날 뿐이다. 안양 예술공원 내에 다양한 예술작품에 대한 소개는 청년도시기획가 안양다움 채진기 블로그 내 안양여행 프로젝트 포스팅(해당 URL https://c11.kr/1bqtu)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5. 전주 한옥 마을

내가 블로그에 소개할 수 있는 길 중에서 유일하게 서울 및 수도권이 아닌 곳에 위치한 전주 한옥마을이다. 책에서는 경기전부터 고사동 영화의 거리까지 총 5.5km의 길을 소개하였는데 내가 갔던 곳은 전주 내 한옥마을만을 걸었던 기억이 있다. 전주 한옥마을의 경우 전주포토페스티벌 참여를 위해 2번 정도 방문한 기억이 있다. 지인의 사진전시 관람 겸 일을 해야했기에 사실 전주 한옥마을 내부 관람보다는 지인의 사진전 방문과 사진가와 함께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밖에 없다. 본가가 전주이기 때문에 전주에 갈 일은 많았으나 전주 한옥마을에서 무언가를 할 생각은 전혀 못 하고 있었다. 다시 방문할 기회가 된다면 책에서 소개된 길을 한 번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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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네이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애나 렘키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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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교감 신경을 흥분시키는 아드레날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전구체이기도 하다.뇌에 도파민이 너무 과도하거나 부족하면 ADHD, 조현병, 치매, 우울장애와 같은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인간이 무언가를 하겠다고 결심하거나 하고 싶다는 의욕을 느끼게 해주는 게 이 도파민이며, 인간이 일을 해내어 얻는 성취감이나 도취감 또한 도파민이 없다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감정이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될수록 쾌락을 느끼며, 두뇌 활동이 증가하며 학습 속도, 정확도, 인내, 끈기, 작업 속도 등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각성제들은 기본적으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거나도파민의 재흡수를 막아서 도파민의 총량을 늘리는 약물이다. 도파민은 인간이 행복과 쾌락을 느끼기 위하여, 그리고 인간의 삶의 목적과 목표를 달성시켜주는 한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문제는 뇌에서 쾌락을 처리하는 부분이 고통을 처리하는 부분과 같다는 것이다. 인간이 더 큰 쾌락을 얻을 때마다 고통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있다.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스탠퍼드대학 중독치료 센터를 이끄는 정신과 의사인 애나 램킨은 의사로서 만난 사례와 자신이 개인적으로 경험한 중독을 토대로 삶을 고통스러운 쾌락으로 이끄는 중독에서 어떻게 빠져나와야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도파민이 나쁜 것은 아니다. 일시적인 치료를 위해서 약물을 사용할 수 있고, '빠져나오는 방법만 제대로 익힌다면' 단기간동안의 중독이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왜 중독이 되었는지 본인 스스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혹은 중독 자체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한다면 삶 자체를 제대로 영위할 수 없고 인간관계가 망가질 수 있다는 위험이다.

애나 램킨은 어머니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약물중독이었던 적이 있으며, 에로틱 소설에 중독된 적도 있었다. 애나 램킨 스스로 자신이 '중독'된 상태임을 알고 있었지만 이 중독에서 빠져나오는데는 나름의 큰 결심과 행동이 필요했다. 도파민네이션에도 나오지만 자신의 중독 상태가 일상생활과 가족관계에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고 빠져나오고 싶다는 것을 집단 치료 사례 과정을 진행하면서 알게되었다고 한다.

책에 등장하는 많은 사례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약물중독이나 포르노 중독 자체가 문제일 수 있으나 보다 정확한 문제는 겉으로 표면화된 것이 아니다. 내재적 불안감, 분노 등이 통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약물같은 것의 도움을 받다가 결국 중독이 되는 것이다. 내가 왜 불안을 느끼는지, 그 원인을 찾는다면 중독이라는 상황에서 더 빠져나오기 쉬워질 것이다.

중독에 대한 다른 책을 읽고 도파민네이션까지 읽었는데, 나의 의문이나 중독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제시한 책은 아니지만 중독의 본질이 불안감이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중독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노력 또한 중요하지만 주변의 지지 또한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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