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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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로 영화 오토라는 남자를 본 직후에 도서관에서 원작소설 오베라는 남자를 빌려서 읽기 시작했다. 오베라는 남자는 2012년 스웨덴에서 처음으로 출간된 이후 유럽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2016년에는 같은 이름의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이 되었다. 한국에서도 번역출간 직후 꽤나 열품이었던 기억이 난다. 단지 그 때 나는 이 책을 읽고싶지 않았을 뿐.

스웨덴에서 이 책이 출간되고 나서 11년이 지났다. 2012년 오베라는 남자가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이유는 오베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성도 있겠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이 지역사회 내 관계에서 오는 따뜻함에 목이 말랐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SNS가 활발해지면서 우리는 초연결사회가 되었지만 사실 그 누구하고도 연결되어있지 않은 고독함만이 가득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같은 아파트 바로 옆집에 누가 사는지 교류가 거의 없으며 이웃 중에 누군가 죽어도 빠르면 며칠, 재수가 없으면 몇 달이나 몇 년만에 발견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소설 오베라는 남자에서는 상당히 퉁명스럽고 불친절해보이는 오베가 사실 그 불친절한 말투로 마을에 새로 이사온 가족을 돕고, 사랑에 빠진 청소년의 자전거 수리를 도와주며, 운전면허가 없는 부동산 중개업자한테 무료로 운전연수를 가르쳐주는 모습에서 우리는 서로 손을 내밀고 돕는 오프라인 연결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기에 시시때때로 싸우기도 하고 충돌도 하지만 다시 만나면 웃으면서 안부를 묻는 관계에 목마른 현대이기에 오베라는 남자는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2019년 말/2020년 초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으로 우리는 조금이나마 회복해보려고 노력 중이던 오프라인 연결을 아주 끊어버리고 전세계적 온라인 사회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 헐리우드 영화로 재개봉하는 오토라는 남자를 보면서 오프라인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얼굴을 보면서 웃을 수 있는 사회로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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