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 종의 전쟁을 보면서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실망스러웠다.


영화를 보면서 거북했던 것은 특히 두 가지 였는데, "인간성"이라는 단어와 유인원이 말을 타는 장면이었다.


"인간성"이라는 단어에 치중해서 유인원이 "인간이 측정 가능한" 지능을 가지고 진화를 하게 되면 "인간처럼 변한다."라는 전제도 마음에 안 들었던데다가 그 단면을 보여주는 것을 유인원이 말을 타는 장면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더욱 그랬다.


반격의 서막에서도 물론 유인원이 말을 타고 있었지만, "인간처럼" 말에 안장을 채우거나 재갈을 물리지 않았다. 그저 이동을 위해 말을 힘을 빌린다는 느낌이었는데, 종의 전쟁에서는 말에 재갈과 안장이 채워져 있었고 유인원이 "인간처럼" 자연을 지배하기 시작했다는 느낌이라 꺼림직했다.


아무래도 인간은 크게 착각을 하고 있다. 진화의 모습이 "인간처럼" 자연을 지배할 것이라는 발상은 너무나 인간중심적이다. 진화의 다른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던것일까?


또 대령이 시저와 처음 대화를 하고 시저가 자비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인간성을 이야기한다.

대령의 아들이 말 하는 법을 잃게 되자 "인간성을 상실"하였다고 말하며, 인간의 언어로 대화가 가능하고 감정적이며 예측하는 시저에게 인간적이라고 이야기한다.

대령에게는 "언어로 대화하는 방법"이 "인간성"을 보여주는 것이겠지만, 실제로 "인간성"이라는 단어 자체가 "인간중심적인 단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인간성"이라는 단어를 시저가 말하는 "자비"라는 단어로 대체가 가능하며, "자비"를 베푸는 모습은 굳이 언어로 대화를 하지 않더라고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언어로 대화하지 못 한다고 하여 생명으로서 존중받을 수 없다는 반증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말을 하지 못 하는 노바나 말을 할 수 있음에도 수화와 몸짓언어로 대화하는 오랑우탄 모리스가 다른 종에게 보여준 태도야말로 대령이 말하는 "인간성"에 더 가까울 수 있고 "자비"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시저 자신이 코바처럼 용서하지 못 하고 복수에 시달리고 있고, 코바의 망령에 시달리고 있었기에 오히려 영화 내내 고민하고 코바의 환영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었다.


영화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유인원과 인간의 전쟁이라기 보다 인간과 인간의 전쟁처럼 보였다. 유인원은 하나의 구실이었을 뿐이다.


"인간성"이란 의미 없었다. 결국 대령은 자살했고, 인간은 서로 싸우고 싶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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