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에게 '500일의 썸머'가 어떤 의미를 가진 영화인지 알 수 없다.
나에게 '500일의 썸머'는 조셉 고든 레빗이 찌질했다는 인상, 배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캐릭터 썸머의 개썅마이웨이, 톰이 썸머와 헤어진 후 그린 건물 그림만이 어렴풋하게 기억날 뿐이었다.
썸머의 최근 재개봉까지도 나는 '500일의 썸머'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 가 각종 지인이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 500일의 썸머 재개봉 우아아~ 이런 글을 읽고 알았다. 아. 대다수 혹은 많은 사람은 500일의 썸머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구나.
리빙보이 인 뉴욕은 썸머 이후, 어텀의 이야기라고 홍보를 하길래 '최소한' 여자주인공 이름이 어텀일 줄 알았다.
- 500일의 썸머 마지막 부분에 조셉 앞에 나타난 여자 이름이 어텀이었으니까.
- 최소한 조셉이 출연은 안 해도 뭔가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했었지.
내 착각은 영화 시작 후, 얼마 안 되서 깨졌는데 첫 번째로 여자주인공 이름이 어텀이 아니었으며 두 번째로 500일의 썸머 같은 로맨스는 아니었던걸로.
- 영화 장르가 드라마/멜로/로맨스로 지칭되어있던데, 드라마까지는 동의해도 멜로/로맨스에는 의문부호 하나를 던지겠다.
영화 거의 후반부까지는 평범해서 찌질한건지 찌질해서 평범한건지 아니면 그냥 평범한 애가 찌질한건지 알 수 없던 남자 1인이 어쩌구저쩌구 하는 모습을 보며 '어쩌라는거냐?'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반전 아닌 반전이 튀어나오면서 이게 치정극인지, 사랑극인지, 가족극인지 알 수 없게 영화가 끝나자 든 생각은 '뭐지?'라는 생각이었다.
뒤늦게 집에 와 네이버 영화소개에 올라와있던 제작노트를 읽는데 감독이 자기만족으로 만든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 느낌에는 소프트하고 아주 잘 풀린 치정극이었다. 치정극이었어.
- 아빠, 엄마, 아들 + 아빠와 엄마의 친구 + 아빠와 아들의 애인 + 아들의 여자친구의 치정극
- 되게 미국같고 깔끔한 치정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