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일기 이후로 두번째로 보는 태국 영화 '배드 지니어스'
영화관에 들어가기 전까지 '배드 지니어스'가 태국 영화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 하고 있었다.
은연 중에 대만이나 일본 영화라고 생각을 하다가 태국 영화라 하니 당황과 기대가 묘하게 섞이기 시작했다.
- 대만/일본 영화가 아니라 당황했지만, 이전에 '선생님의 일기'를 재미있게 보았기에 기대가 일어났다.

'배드 지니어스'는 스릴러에 포함되는 영화였다.
이 영화가 멜로/로맨스/코미디/액션 등등등의 영화는 아니지만, 스릴러 영화에 포함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아시아 문화권(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모두)에게 시험과 수능이 <스릴러>스러워서 그런가?

공부를 (거의 천재급으로) 잘하는 린.
공부를 잘 하기에 장학금을 준다는 학교로 전학을 가는데(태국의 교육 시스템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몰라 영화에 나온 학비가 비싼지 학교가 어떤식으로 운영되는지 1도 모르겠어서 그에 대한 언급은 못 하겠다.), 거기서 (집에 돈은 좀 있는 것 같은데 공부를 못 하거나 관심이 없어 성적이 잘 안 나오는) 그레이스와 절친이 된다.

자. 학교 연극에 참여하려면 일정 평점을 넘어야 하는 그레이스에게 공부를 가르쳐 주지만, 결국 안 되니까 답안지 자체를 아예 주고 이 사건 때문에 학교 내 "집에 돈은 많고 공부는 못/안 하는데 부모님의 기대에 맞는 성적은 최소한 받아야 하는" 부잣집 자식놈이 린한테 제안을 한다. "돈을 줄테니 답을 알려달라."

영화 초반부에 나는 주인공 린이 그냥 공부에 재능이 있거나 잘 하면 천재겠거니 생각을 하였는데, 영화를 볼 수록 더 무모한 답 알려주시를 할 때마다 린은 그냥 천재가 아니라 설계자이며 계획자이고 뭘 하든 잘 하는 인간, 성공하는 인간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1. 돈을 받은데 대한 책임감으로 돈을 낸 인간이 최소한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의 설계, 2. 자신도 컨닝을 한 사람도 안 들키게 하기 위해서 치밀하게 작전을 짜는 모습, 3. 짧은 시간에 문제를 다 풀고 계획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능력, 4. 압박과 긴장에 쫄려도 할 일은 하는 모습
이 4가지 이유 때문에라도 이 사람은 엄청난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 능력을 컨닝에 쓴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린처럼 공부를 잘 하지만 대담함, 치밀함, 계획이 허술한 뱅크는 정말 선비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린은 기업가라면 뱅크는 학교 선생이나 학자나 교수나 연구원을 해야한다. - 영화 말미에 가서는 약간 성격이 바뀌었지만.

사실 나는 린과 뱅크 모두 약간의 돈이 있는 집의 자식이었으면 "돈을 벌겠다."는 목적 하나만으로 나쁜 계획을 세우지 않았을거라는 믿음이 있다. 목적이 있기에 그 좋은 머리를 효과적으로 쓰기는 했지만 그게 결국 옳은 일은 아니었으니까.

린의 친구 그레이스와 부잣집 도련님 핏처럼 돈은 많고 공부 능력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노력도 거의 안 하는데 좋은 결과만을 바라는 이런 도둑 심보 같은 인간 때문에 "능력"이 있고 "노력"을 하는 사람이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기는 했다. 영화 맨 마지막에 파티를 하다가 약간 허탈해하는 두 사람의 표정이 컨닝을 도와준 린을 잃어 더 이상 컨닝을 할 수 없어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 그레이스나 핏 같은 사람에게 많은 것을 바라는 부모 문제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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