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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1982년에 나온 소설이다.
40년대 출생한 일본 남자 작가.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나는 답답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너무나 수동적인 여성 캐릭터, 모든 것이 나의 업이고 운명이라는 태도. 물론 살면서 우리의 인생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은 연이어 일어나고, 그것을 설명하거나, 이해하거나, 극복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겠고 이 소설 속 인물들, 그리고 작가가 지향하는 방식이 뭔지는 알 것 같고 그 또한 존중하고픈 마음이 들지만,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 공감도 가지 않고.
문장은 참 아름답다. 수십 년 전의 사랑 이야기. 은근하면서도 절절한, 이런 사랑 이야기를 볼 때마다 이제 이런 사랑은 현재에는 완전히 죽어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 한 번의 우연한 만남과 둘 사이에 지속되는 편지 교환, 그리고 나서 서로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아픔을 극복하고, 각자의 길을 살아가려는 것. 단 한 번의 만남, 그리고 이어지는 편지 교환, 그리고 억지로 재회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로 편지가 종결되는 것. 마치 일종의 정신치료같다는 느낌도 들고. 어떻게 보니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 보니 혼네와 다테마에로 구분될 정도로 자신의 속마음을 까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는 일본의 문화가, 어떤 의미에서는 문학적으로, 영화적으로 더 아름다운 작품을 낳게 한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