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 영웅과 희생자, 괴물들의 세계사
볼프 슈나이더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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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장점은 더 이상 전쟁에서 군인이 필요 없다는 도발적인 추도사로 시작해 전쟁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는 점.

단점은 저자가 선정한 그 '모든 것'이 완전하지 않다는 점.

 

일단 목차만 훑어보아도 이 책은 전쟁을 누가 일으키고, 언제 일어났으며, 어디서 일어났고, 무엇을 위해 시작되었고, 어떻게 진행되었으며,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1. 추도사

1부 이제 전쟁에는 군인이 필요 없다
2. 무인 전투기가 그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3. 핵미사일이 대기하고 있다
4. 자살 폭탄 테러범들은 기다리지 않는다
5. 유격대가 승리한다
6. 컴퓨터가 떠맡는다

2부 모든 것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7. 인간 사냥
8. 일대일 결투
9. 전쟁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10. 군인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11. 카르노의 군인 공장

3부 어떤 무기로 싸웠을까?
12. 칼과 화살
13. 말
14. 보병과 수레
15. 불
16. 강철과 가스

4부 무엇을 위해 죽었는가?
17. 이유, 핑계, 착각, 그리고 거짓말
18. 영토와 전리품을 위해
19. 조국을 위해
20. 개선장군을 위해
21. 명성과 복수를 위해
22. 종교를 위해
23. 약탈과 전승 기념품을 위해
24. 게으름과 만족을 위해
25. 모험을 위해
26. 피의 도취
27. 폭력
28. 그리고 대체 용기란 무엇일까?

5부 무엇으로 강요하고 속여 넘겼을까?
29. 가시로
30. 혹독한 훈련으로
31. 훈장으로
32. 다채로운 천으로
33. 전우들로
34. 나팔로
35. 두려움으로

6부 어떤 꼴로 죽었을까?
36. 불쌍하고 초라하게
37. 경악스러울 정도로 끔찍하게
38. 나폴레옹과 히틀러를 위해
39. 그중에 영웅도 있었을까?

7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40. 군인: 거부를 통해?
41. 우리 모두: 블루헬멧을 통해?
42. 평화주의를 통해?
43. 혜안을 통해?

저자 후기
미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옮긴이의 말

 

목차만 훑어보아도, 아, 이 책 대단하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렇다면 온전하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저자는 제2차세계대전의 막바지에, 나이 어린 독일의 병사였다. 당시의 시대나 이후의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볼프 슈나이더가 확고한 나치즘에 입각하여 군대에 들어갔다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그는 평생 이 부분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며 살아왔을 것이다. 그 죄책감을 해소하고자, 전쟁에 대한 연구에 수많은 시간을 바쳤고, 그 결과 이 책이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부분이 종종 있다. 나폴레옹와 히틀러를 나란히 비교한 부분은 그렇다 치더라도, 전쟁 중 여성에 대한 폭력을 언급하면서 제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의해 평생 고통을 짊어지고 사셨을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하 언급이 이 책에는 없다. 몰라서 안 쓴 것인지, 알고도 안 쓴 것인지 모르겠다. 몰랐다면 학자로서의 자질이 의심이 가는 대목이며, 알고도 안 썼다면 학자로서의 양심에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

 

이 쪽 분야를 전공하거나, 해당 책을 많이 소유하고 있거나, 직업적으로 끊임없이 이런 책을 들여다보아야 한다면 아마도 나는 이 책을 구매했을 것 같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 내내 불편한 마음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책을 들쳐보고 싶지는 않았기에 구매를 하지 않기로 했다. 게다가 동일한 분야에 대해 여러 저자의 다양한 시각을 접한다면 모를까, 계속 이 책을 정전처럼 보다 보면 부지불식간에 이 저자의 다소 아쉬운 역사관을 내가 답습할지도 모르는 불안감도 책의 구매를 미루는 데에 한 몫했다. 아마도 10년 이내에 전쟁을 다룬, 이보다 더 공정하고 참신한 책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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