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엮음.옮김 / 김영사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일단 책소개부터 옮겨놓고 싶다. 

 

20세기 가장 사랑받는 작가이자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애서가 헤르만 헤세. 그가 쓴 3천여 편의 서평에서 가려 뽑은 가장 빼어난 73편의 글. J. D 샐린저, 카프카, 토마스 만 등 세계문학의 고전들부터 공자, 노자, 붓다, <우파니샤드>와 <바가바드기타> 등 동양의 걸작들에 이르기까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헤르만 헤세가 시대를 뛰어넘어 살아남은 작품들을 가려내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헤르만 헤세는 평생에 걸쳐 독서의 안내자 역할을 했다. 스물한 살인 1898년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들>을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00년 스위스 일간지 「알게마이네 스위스 신문」에 처음으로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 "시인이 아니면 아무것도 되고 싶지 않아" 명문 마울브론 신학교에서 도망친 후, 서점에서 조수로 일하던 시절이었다.

헤세는 서점에서 일하며 신문 문화면에 서평을 기고하던 처음 몇 해 동안이 "가장 최신의 문헌 속에서 헤엄치기, 거기 파묻히는 일이 술에 취한 것과 비슷한 쾌감"이 되었다고 말한다. 어려서부터 독서체험은 물론 자신의 모든 체험을 글로 표현하고 탐색하던 헤세에게 신문 지면은 그런 글을 위한 중요한 통로였다. 오히려 이런 작업이 그의 책들보다 더 알려져 사회생활을 하는 데 상당한 뒷받침이 되어주었다.

당시 그는 서점 직원으로 얼마 되지 않는 임금을 받는 것 말고는 이런 문필작업의 고료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스물세 살인 1900년부터 죽음에 이른 1962년까지 평생에 걸친 헤세의 서평작업이 시작되었다. 이 책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은 그가 쓴 3천여 편의 서평과 에세이 가운데 가장 빼어난 글을 가려 뽑은 것이다.

 

중학교 시절 읽었던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와 같은 소설 덕분에 헤르만 헤세의 이름은 나에게 단단히 각인되어 있었다. 멋모르던 사춘기 시절조차도, 독일인 특유의 절제된 태도와 담담한 서술, 그리고 나와 비슷한 또래들이 겪는 질풍노도를 읽어나가면서 저절로 느껴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감정들. 내 기억에 헤세는 지적이고 차분한 작가였다.

 

순전히 이 책은 제목을 보고 골랐다. 고르고 나서, 엮은이의 말을 보고서야, 내가 헤세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작가보다도 당대에는 서평으로 유명했으며, 사실상 그의 대부분의 수입이 그가 읽은 책에 대한 평가를 신문에 싣는 행위에 바탕했다는 것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신문사 문화면 기자인 셈인데, 이미 소설을 냈으나 그 소설은 크게 인기가 없고 북 리뷰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상상하면 되겠다.

 

요즘도 이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은 많다. 책에 대한 방송도, 책에 대한 책도 많다. 나 또한 그런 방송의 애청자이자, 그런 책의 애독자 중 한 사람으로서, 헤르만 헤세라는 계급장을 떼어 놓고서도 온전히 이 책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했다.

 

 

옮긴이의 글_ 피로 쓰고 피로 읽다

PART 1. 그토록 가지고 싶은 책들
|스러지지 않는 종류의 것들_ 《안데르센 동화집》
|위안 없는 세계의 아이_ J. 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꿈 세계의 구조물_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
|신이 우리를 찾아낼 수 있기를_ 프란츠 카프카의 《성》
|낯선 공간들, 낯선 운명들_ 프란츠 카프카의 《아메리카》
|그 목소리, 그 호흡의 긴 여운_ 막스 브로트의 《프란츠 카프카》
|천의 예술가_ 토마스 만의 《트리스탄》
|아주 오랜 삶의 수수께끼_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감정교육》
|저 은밀한 러시아의 목소리_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미성년》
|카오스로 되돌아가는 사유_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백치》
|유럽의 몰락_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통찰을 삶으로_ 레프 톨스토이의 《일기》
|러시아 문학이 내놓은 가장 아름다운 것들_ 레프 톨스토이의 《유년 시절, 소년 시절, 청년 시절》
|가시 혹은 낙원의 유혹_ 로맹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
|사랑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_ 로맹 롤랑의 《톨스토이의 생애》
|백 개의 매혹적인 이야기_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세계문학의 확장_ 셀마 라겔뢰프의 《그리스도의 전설》
|영혼의 탐구들_ 슈테판 츠바이크의 《에리카 에발트의 사랑》
|켈트 문학, 정열적인 신음의 언어_ 피오나 매클라우드의 《바람과 파도》
|인간 영혼의 이야기 한 조각_ 켈트 전설 《마비노기의 나뭇가지 네 편》
|종교개혁 시대의 협잡꾼 문필가_ 아그리파 폰 네테스하임의 《모든 기술과 학문의 허영과 불확실
함에 대하여. 즉 이 모든 것이 인류에게 이롭기보다는 해롭다는 것에 대하여》
|가장 사랑받는 독일 민요집_ 아힘 폰 아르님과 클레멘스 브렌타노의 《소년의 요술 뿔피리》
|내가 사랑한 작가_ 크누트 함순의 《시대의 자식들》
|떠돌이 악당과 제겔포스 세계_ 크누트 함순의 《시간이 지난 뒤에》
|미래의 학문_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입문》
|내 작은 비밀_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니체를 기억함_ 헤르만 헤세의 《차라투스트라의 귀환》
|치유할 길 없는 시대의 광증_ 쇠렌 키르케고르의 《선민의 개념》
|근대철학의 안내자_ 니콜라우스 쿠사누스의 《모름의 앎에 대하여》
|부드러운 시인의 영혼_ 프랑시스 잠의 《다리를 저는 어느 소녀의 이야기》
|이 소설은 하나의 세계다_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그의 인생관은 전혀 낡지 않았다_ E. T. A. 호프만의 《수고양이 무르의 인생관》
|아름답고 두렵고 위험한 책_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이토록 지적이고 이토록 문학적인_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
|투명한 세계의 온기_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 제2권
|3세대의 연대기_ 펄 벅의 《아들들》
|잃어버린 것을 향한 사랑_ 카렐 차페크의 《호르두발》
|깊이와 악마성_ 조셉 콘래드의 《서양인의 눈으로》
|열대 동양의 뜨거운 대기_ 조셉 콘래드의 《올메이어의 어리석음》
|인적도 사랑도 없는 삶_ 엘리아스 카네티의 《현혹》
|무장해제시키는 천진한 이야기_ 제임스 힐턴의 《굿바이 미스터 칩스》

PART 1.5 작가들에 대한 기억
|사랑의 이상_ 스탕달
|이 죽음을 죽고, 이 지옥을 밟고 나서야_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삶의 모든 단계에 대하여_ 오노레 드 발자크
|고통스럽고 달콤한 어두움_ 클레멘스 브렌타노
|투쟁과 사랑_ D. H. 로렌스
|거대한 야누스의 사유_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예감을 지닌 사람_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PART 2. 동양을 향하는 눈길
|두 세계의 종합 가능성_ 공자의 《대화》
|붓다와 그리스도 사이_ 노자의 《최고 본질과 최고선의 책, 도덕경》 1
|인류의 목적에 어울리는 사유_ 노자의 《최고 본질과 최고선의 책, 도덕경》 2
|낱말을 넘어 본질로_ 노자의 《최고 본질과 최고선의 책, 도덕경》 3
|뮌헨의 중국문헌에 대하여
|고대 중국의 섬세한 정신_ 열자의 《근원에서 흘러나오는 참된 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화책_ 포송령의 《중국의 유령 이야기, 사랑 이야기》1
|낮과 밤, 꿈과 환상_ 포송령의 《중국의 유령 이야기, 사랑 이야기》2
|인도의 지혜_ 《지혜의 마지막 결론》과 《바가바드기타》
|태곳적 시의 울림_ 《바가바드기타》
|자아 속의 참나를 찾아서_ 알프레트 힐레브란트의 《브라흐마나스와 우파니샤드》
|동양 문학의 걸작들_ 《메스네비》, 《중국 단편소설집》, 《수카삽타티》
|사유와 본질의 원천_ 《중국의 민속동화》
|인도의 동화_ 소마데바의 《동화 강들의 바다》
|태양 숭배의 찬가들_ 귄터 뢰더의 《고대 이집트인의 종교에 대하여》
|강력한 죽음의 노래_ 《길가메시》
|인간 영혼의 구조는 동일하다_ 《남아메리카 인디언 동화집》과 《코카서스 동화집》
|인도 정신의 파도_ 카를 오이겐 노이만의 《붓다의 말씀》
|과거의 종교, 미래의 종교_ 헤르만 올덴베르크의 《붓다의 말씀》
|유럽에 대한 경각심_ 오카쿠라 텐신의 《동양의 이상》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인도_ 헬무트 폰 글라제나프의 《힌두교. 현대 인도의 종교와 사회》 1
|진리는 모습에 있지 않다_ 헬무트 폰 글라제나프의 《힌두교. 현대 인도의 종교와 사회》 2
|영혼으로 인도를 여행한 사람에게_ 《순다. 수마트라 여행》과 《실론. 인도 문화 여행》
|혼인의 성립에 대하여_ 《얼음심장과 귀한 옥, 또는 어느 다행스런 혼인 이야기》
|18세기 중국의 얼굴_ 조설근의 《붉은 방의 꿈》

 

한 때 나의 꿈은 신문 기자, 그것도 문화면 기자였다. 원하는 대로 마음껏 책을 보고, 그 책에 대한 내 느낌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소박한 소망에 기초했다. 성인이 되고 나서 한참 힘들 무렵에는, 도서관 사서가 가장 부러웠다. 늘 책에 가까이 있고, 여유로워 보이며, 남는 시간에 열심히 책을 읽을 수 있는 것 같아 보여서. 지금은, 좀 더 다른 꿈을 꾼다. 물론 책도 좋지만, 책 말고도 좋은 것이 너무나 많으니까. 아무래도 이번 생에서는 책만을 바라보는 외바라기 삶은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열심히 일하고, 틈틈이 책을 읽는 것. 아니 억지로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꼭 책을 읽는 것. 특별한 목적이 아니라, 오로지 그냥. 그냥 읽는 시간들을 놓치지 않는 것.

방금 깨어난 근원충동에 새로운 방향을 주어보라,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가치평가를 주어보라. 그러면 새로운 문화, 새로운 질서, 새로운 도덕을 위한 뿌리가 이미 주어진 것이다. 모든 문화란 바로 이렇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짐승인 근원충동을 죽이지는 못한다. 그것들을 죽이면 우리 자신도 죽을 것이기에. 하지만 우리는 이런 근원충동들을 어느 정도 유도하고 어느 정도 다스리고, `좋은 것[선]`을 위해 일하게 할 수 있다. 성질 난폭한 말을 좋은 수레 앞에 묶어 수레를 끌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다만 이따금 이 `좋은 것`이 낡고 시들면, 충동들이 더는 선을 믿지 않으면, 그것들은 더는 거기 묶이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 문화는 붕괴된다. 대개는 아주 느리게, 우리가 `고대`라 부르는 문화가 수백 년에 걸쳐 죽어갔듯이 말이다.-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오래 기다려온 이 책은 실제로 기대했던 그대로이다. 곧 프로이트 이론을 체계적으로 쓴 것으로, 무의식의 심리학과 분석 기술을 서술했다. 그동안 제자와 추종자들이 내놓은 몇몇 작은 시도들과는 달리 프로이트 자신이 강한 책임감을 품고 내놓은 책으로, 새로운 영역을 발견하고 개척한 사람의 진지함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정신이 지닌 온갖 장점들이 이 책에 드러나 있다. 그의 명료함, 참을성 있는 결합의 재능, 정교한 표현력 그리고 위트까지도.

세 개의 장으로 나뉘어 각기 오류, 꿈, 노이로제 이론을 다룬다. 오류와 꿈에 대해서는 프로이트가 이미 《일상의 정신병리학Psychopathologie des Alltags》과 《꿈의 해석Traumdetung》에서 체계적으로 서술한 내용이지만, 그 자신이 쓴 완결된 형식의 전반적인 노이로제 이론은 아직까지 없었다. 그래서 특히 이 부분이 관심을 끄는데, 과연 뛰어난 가치를 지닌 역작임을 보여준다. 프로이트가 엄밀함과 조심성으로 자신의 길을 찾아 결론을 이끌어내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확고한 발견을 통해 표현의 확실성을 구하는 것을 관찰하는 일은 즐거움이다. 아직 추측과 더듬기, 탐색 단계의 영역에서 보이는 조심성과 겸손함이 여기 있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특히 의사들에게 정신분석의 기원, 목적, 기술 등을 제대로 안내해준다.

정신분석학을 놓고 벌어지는 논쟁은 여전히 뜨겁지만, 조용한 가운데 이미 이 학문은 소년기를 벗어나 미래의 학문이 되고 있다. 이로써 정신분석학은 학문으로서의 토대를 놓았고, 심리적인 사건들의 법칙에 대한 최초의 중요한 통찰이 이미 이루어졌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학문의 변두리에 좋여 있던 이 영역에서 최초의 진지한 탐색이 시작된 셈이다. 심리적 사건의 확실함, 인과법칙의 적용, 그로써 심리학 영역에서 학문적 탐구의 가능성이 오늘날에는 이미 자명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불과 얼만 전까지만 해도 많은 위원회에서 놀람과 조롱을 만들어냈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학자들과 일반인들은 어린아이에게 성적 요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제 이런 투쟁은 이미 이루어졌고, 정신분석의 기본적 진실은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아직도 논란을 만들어내고는 있어도 더는 뒤집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확장되고 더욱 깊어진 새로운 세계관의 기반으로서 정신분석학의 위상은 전혀 다르다. 무의식의 심리학이 그런 역할을 하리라는 것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일로 보인다. 여기서 프로이트의 제자들 중 상당수가 스승과 갈라선 지점을 보게 된다. 프로이트 자신은 철저히 신체를 다루는 의학자로 남아 심리적 과정의 기계적 측면들을 탐색하면서, 이것을 세계관과 연관시키려 하지 않고 온갖 형이상학적 주장을 조심스럽게 피한다. 다른 여러 방향으로 나아간 제자들은 이와는 다르다. 일부는 매우 딜레탕트 방식으로나마 정신분석을 일종의 종교로 확장하려는 시도를 했다. 실제로 이런 노력들 중 일부는 아주 천박해서 그런 제자들에 대한 프로이트의 거부감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 특히 취리히에서 활동하는 융Carl Gustav Jung은 정신분석의 관점을 의학을 넘어 철학의 기반으로 만들려는 극히 주목할 만한 최초의 시도를 했다. 물론 구체적인 표현은 아직 없지만.

정신분석학의 원래 창시자를 거부하면서 프로이트 심리학의 온화하게 중개하는 관점만 받아들인다면 부당한 일이다. 이 학문의 창시자는 분명 지그문트 프로이트다. 개별적인 점에서 그를 비판하거나 수정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 거대한 업적을 (특이하게도 어둠 속에 남은 브로이어 Josef Breuer와 나란히) 마침내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비보스 보코>, 베른과 라이프치히, 1920년 6월

삶이 견디기 힘든 시절에는 추상적인 사상의 문제보다 더 나은 피난처가 없다. 거기서는 그 어떤 싸구려 위안도 흘러나오지 않는다. 시대를 초월한 가치들에 정신을 집중함으로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신을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생각하는 젊은이에게는 그런 시간에 이 책 《모름의 앎에 대하여》의 번역본을 탐색해보라고 친절하게 충고한다. 플로티노스Plotinos의 사상을 받아들이고 수학을 공부한 위대한 쿠사누스는 이 책(그의 가장 초기 작품의 하나)의 제목에서 짐작되는 바처럼 우리를 체념적인 회의주의로 안내하지 않는다. 오히려 최고의 사실성이 깃듯 사유의 길로 나아가게 한다. 쿠사누스가 자기 시대에, 온갖 종교의 신앙들 사이에서 평화로운 화해를 최종 목적으로 삼고 여러모로 노력했다는 사실은 그를 우리 시대로 더한층 가까이 데려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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