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63 (완전판) - 그들은 바그다드로 갔다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6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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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에서 이라크로 자동차 여행 중이던 영국인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졌는데, 강도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릉 지대에서 이동 중이던 쿠르드 인 한 명이 습격을 받고 살해당했다. 담배 밀수꾼 혐의를 받고 있던 또 다른 쿠르드 인인 압둘 핫산도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로완두즈 거리에서도 남성의 사체 한 구가 발견되었는데 그는 나중에 아르메니아인 마차꾼으로 밝혀졌다. 피해자의 인상착의가 카마이클과 들어맞는다. 키, 체중, 두발, 체격이 모두 일치한다. 그자들은 위험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카마이클을 잡으려고 사방에 도사리고 있다. 카마이클이 이라크에 들어오면 위험은 더욱 클 것이다. 대사관의 정원사, 영사관의 하인, 공항 관계자, 세관, 철도역....... 뿐만 아니라 모든 호텔을 감시하고 있다....... 경계망이 빈틈없이 뻗어 있다."

크로스비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정말 그렇게 도처에 깔려 있다고 보십니까?"

"그 점만은 확신하네. 심지어 우리 쪽에서도 정보가 새어 나갔네. 바로 이 점이 최악이지. 카마이클을 안전하게 바그다드로 데려오기 위한 우리의 대책이 상대편에 이미 노출되지 않았을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겠나? 이 바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자네도 알잖나? 상대 진영에 사람 하나 심어 놓는 것쯤은 기본이지."

 

이 책은 1951년에 나온, 53번째 추리소설이며 41번째 장편이다. <갈색 양복의 사나이>와 비슷한 느낌이 났다. 모험심 강한 여주인공, 로맨스, 의문의 사나이, 이국에서 일어나는 모험 등이 비슷했다. <갈색 양복의 사나이>에서는 레이스 대령이 등장하고 이 소설에서는 어떤 탐정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만 제외하면 거대한 음모가 있고, 그것에 대해 전혀 모르는 씩씩한 여주인공이 뚜벅뚜벅 사건 속으로 걸어나간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빅토리아는 남들과 마찬가지로 장점과 단점이 있는 평범한 여성이었다. 그녀의 장점은 편견이 없고, 인정이 넘치며, 용감하다는 것이었다. 선천적으로 모험을 좋아하는 기질은 칭찬받을 만할 것일 수도 있고, 안전을 중요시하는 현대에서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반면 가장 큰 단점은 때를 가리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빅토리아는 사실에 비하여 월등히 매혹적인 허구를 도저히 거부할 수 없었다. 그녀는 능수능란하고 쉽게 예술적 열의를 가지고 거짓말을 했다. 만약 약속에 늦었다면 (자주 있는 일이었다.) 빅토리아는 시계가 멈추었다거나 (실제로 자주 있는 일이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버스가 연착되었다는 변명은 성에 차지 않았다. 빅토리아는 동물원에서 탈출한 코끼리가 버스 노선상에 드러 누워 있었다거나 스릴 넘치는 강도 현장에서 경찰을 돕느라 늦었다는 거짓말이 훨씬 그럴싸하다가 여겼다. 빅토리아가 생각하는 살맛 나는 세상이란 호랑이가 스트랜드 가에 숨어서 기다리고 있고 위험한 도둑이 투팅(런던 근교의 지명-옮긴이)에 창궐하는 세상이었다.

 

여주인공에 대한 설명이다. 크리스티의 다른 소설과는 다르게, 여주인공이 굉장히 특이하다. 거짓말을 좋아하는 주인공이라니.

 

오늘도 빅토리아는 생각에 잠겨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씹으며 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고 사무실은 당연히 상사의 아내를 흉내 내기에는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다고 혼잣말을 했다. 물론 이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다. 앞으로 그녀는 지루한 업무를 즐겁게 만들어 주곤 했던 천성을 자제해야만 할 것이다. 한편 그녀는 그린홀츠, 시몬스 앤드 레더 베터에서 벗어나 다른 직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즐거운 상상으로 충만해 있었다. 빅토리아는 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몹시 기뻐했다. 그녀는 늘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 하고 생각하곤 했다.

 

거짓말도 좋아하고, 흉내도 잘 내면서, 회사에서 잘리고 나서도 이렇게나 긍정적인 여주인공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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