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톰 라비 지음, 김영선 옮김, 현태준 그림 / 돌베개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이 그림이 굉장히 낯이 익었는데 알고 보니 만화가 현태준의 그림이었다. 그러니까 아마도 톰 라비가 쓴 원서에는 없는, 이 책만의 강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마 원서를 보게 된다면 느낌이 사뭇 다를 것이다. 그것 때문에 이 책을 아쉽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 점 때문에 이 책이 좋아진 사람이다. 일단 그 전에 읽었던 다른 책에서 현태준의 삽화가 좋았고, 중간 중간 한 페이지를 전부 차지하는 이 책에서의 그의 삽화 또한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첫번째 장에서 저자는 자신의 일화를 소개한다. 엄청난 장서가인 그에게 여자 친구가 디킨스와 자신 중 선택하라는 말에 쉽게 답을 하지 못하자, 화가 난 여자 친구는 뛰쳐나가고, 그녀의 뒤에 대고 작가는 그래도 앤서니 트롤럽보다, 앤 브론테보다 더 사랑한다고 소리쳤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지어낸 일화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이 작가는 정말 정상이 아니구나 하고 느꼈을 무렵, 3장에서 테스트가 등장한다. 너도 책 중독자인지 확인해보라고. 이미 작가를 통해 바닥을 확인한 지라, 아마도 나는 괜찮을 것이라고 가볍게 마음먹고 시작했는데 나의 결과는 책중독자가 맞다. 맙소사. 이어서 중독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체크하는 테스트가 등장한다. 나는 중간 등급.
1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2 중독의 해부
신체 증상 | 생활 환경 | 삶의 질 | 말기 단계
책중독: 도덕적 결함인가, 질병인가?
3 테스트: 당신은 책중독자입니까?
테스트①: 당신은 책중독자인가? | 테스트②: 당신은 얼마나 심각한 책중독자인가?
4 책의 역사
5 장서광과 애서가
6 수집광
수집광은 ‘희귀성’에 환호한다 | 수집광은 책의 ‘상태’에 집착한다 | 수집광은 ‘초판본’에 완전 열광한다 | 수집광은 ‘서명, 기명, 증정본’을 강렬히 원한다 | 수집광은 ‘오자’를 사랑한다
7 돌연변이들
다독가 | 책 지름신 강림자 | 학자 | 책 매장자 | 책 파괴자 | 식서가
8 책 도취증
책 도취증자처럼 말하기 | 책 도취증자처럼 책방 둘러보기
9 우리가 사는 책이 우리를 말해준다
구입액을 한정하는 유형 | ‘만 원짜리 이상은 안 돼’ 유형 | ‘단돈 몇 푼 때문에 당장 어떻게 되지는 않는다’ 유형 | 율리시스 유형 | 미치너류에 열광하는 유형 | 사람들의 관심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유형 | 레밍형: 대세가 운명인 유형 | 발굴형: ‘나는 영화화되기 전에 그 책을 알았어’ 유형 | 자기계발주의자들
집으로 무사히 책 들여가기
10 상상 속의 책방
전반적인 분위기 | 책 목록 | 책방 직원 | 헌책 코너
11 책 읽기
식당에서 책 읽기 | 화장실에서 책 읽기 | 잠자리에서 책 읽기 | 여행 중의 책 읽기 | 직장에서 책 읽기 | 책중독자가 아닌 사람의 집에서 책 읽기
12 정리와 보관
탁월한 게으름뱅이 책 중독자 존슨 박사
13 빌려주기
최후의 행동
14 치유하기
완전한 금욕 | 사랑할 다른 무언가를 찾아내기 | 결혼 | 책 벌레 | 곤란을 겪을 때까지 책을 사들여라
이 책의 목차만 흁어보아도 알 수 있듯이, 다양한 방식으로 책에 중독된 사람들을 유형화하고, 거기에 대한 작가의 언급이 덧붙여지며, 마지막에 나름대로의 결론도 내어놓고 있다. 재미있기는 하지만, 처음에 보았을 때의 그 참신함이 뒤로 갈수록 점점 동력이 약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본문 뿐만 아니라 현태준의 삽화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