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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438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11월
평점 :
원래 시를 좋아하지 않는데,
이 시집은 정말 좋았다.
시는 소설과 다르게 이런 저런 해석이 불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구구절절 여기는 어떻고 저기는 왜 좋고를 설명하게 되면 애초에 시라는 존재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짧은 글로 세상을 담아내는 것이 시의 묘미인데, 그것을 길게 설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좋지만, 왜 좋은지 스스로 분석하지는 않기로 했다.
대신 가장 좋았던 시.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가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