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438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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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시를 좋아하지 않는데,

이 시집은 정말 좋았다.

 

시는 소설과 다르게 이런 저런 해석이 불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구구절절 여기는 어떻고 저기는 왜 좋고를 설명하게 되면 애초에 시라는 존재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짧은 글로 세상을 담아내는 것이 시의 묘미인데, 그것을 길게 설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좋지만, 왜 좋은지 스스로 분석하지는 않기로 했다.

 

대신 가장 좋았던 시.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가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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