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밤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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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생전에 선정한 best 10에 들어가는 작품이라고 한다.

대체 그 기준이 무엇인지 독자 입장에선느 아리송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당연히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녀 스스로 밝혔듯이 이런 트릭은 단 한 번밖에 쓸 수 없다고 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스스로 그 약속을 깬 것이다. 그 애크로이드 살인사건도 그녀가 스스로 선정한 best 10에 들어있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 그 트릭 때문에 best에 들어갔다면, 이 책은 왜 들어간 것일까?

 

애거서 크리스티는 추리 소설의 여왕이다. 그러나 그녀는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이름으로 여섯 편의 장편소설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그 여섯 편의 소설들은 전부 '여성의 삶'을 주제로 했다는 공통점과 함께 그동안 그녀가 써왔던 추리 소설이 아닌, 심리 서스펜스부터 로맨스, 대하소설까지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생전에 그녀가 이 책에 애착을 가졌다는 것도 당연해보인다. 아마도 그녀는 장르 소설을 넘어서, 인간에 대한 깊이있는 탐구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셜록 홈즈의 아서 코난 도일의 경우, 이른바 '진지한' 문학 작품을 쓰고 싶어서 자신의 책에서 홈즈의 죽음을 암시하는 결말로 끝을 낸 적이 있는데, 결국 다음 책에서 그를 부활시킨다. 홈즈가 모든 이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은 인물로 독자들의 원성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이고, 이른바 그가 구상한 '진지한' 문학이 인상적이지 못했던 것이 두번째 이유이다. 사람들 마음은 다 비슷할 것이다. 크리스티도 도일도. 길이길이 문학사에 평가되는 작품, 스스로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소망이 강하지 않았을까. 

 

이 책은 그녀가 76세에 쓴 작품으로, 굉장히 원숙하고 우아한 느낌이 있다. 특히 제 2장과 3장의 묘사는 인상적이며, 끝까지 다 읽고 나면 케빈에 대하여가 떠오르기도 한다. 살인자에 대한 심리와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한 묘사의 비중을 더 늘렸으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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