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포스티노
마이첼 레드포드 감독, 마씨모 뜨로이지 외 출연 / 키노필름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난 내가 쓴 글 이외의 말로 그 시를 표현하지 못하네.

시란 설명하면 진부해지고 말아.

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감정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뿐이야.

 

 

 

해변을 천천히 따라 걸으면서

주위를 감상해 보게.

 

그럼 은유를 쓰게 되나요?

 

틀림없을 거야.

 

 

 

사람은 의지가 있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어.

 

 

시란 시를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그 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것입니다.

 

 

 

내가 그 나이였을때 시가 나를 찾아왔다. 그것이 겨울이었는지 강이었는지 언제 어떻게인지 난 모른다. 그건 누가 말해준 것도 아니고 책으로 읽은 것도 아니고 침묵도 아니다. 내가 헤매고 다니던 길거리에서 밤의 한 자락에서 뜻하지 않은 타인에게서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고독한 귀로 길에서 그 곳에서 나의 마음이 움직였다.

 

처음으로 운율을 깨닫는 순간, 멀미가 날 것 같다는 그 말, 그리고 마치 배가 단어에 이리저리 부딪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자기도 모르게 은유를 사용한, 바닷가에서의 노시인과 순수한 우체부와의 대화.

 

 

여러 모로 <시네마 천국>이 생각나는 영화다. 이탈리아의 시골 마을 풍경, 아름다운 음악, 영화나 시와 같은 예술에 대한 동경, 그러고 보니 시네마 천국의 알프레도 아저씨가 여기에서는 대시인 네루다로 등장한다. 또다른 주인공인 마리오 역의 배우는 이 영화가 유작이라고 한다. 로베르토 베니니와 함께 이탈리아의 국민 배우이자 감독이었다고 한다. 이 영화를 찍을 당시에 이미 병을 앓고 있었으나 불굴의 의지로 출연했고, 촬영 종료 12시간 후 사망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보면 왠지 힘이 없고 아파 보이는데 무기력한 주인공을 연기한 것일 수도, 어쩌면 병마에 시달리던 배우가 마지막에 분투한 것일 수도 있겠다. 영화 속 주인공의 마지막, 그리고 실제 그 역을 연기한 배우의 마지막, 둘 다 슬프게도 닮아 있어서 더 마음이 아프다. 인생과 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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