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 (완전판) - 오리엔트 특급 살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영희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내가 읽어 본 추리 소설이 절대로 많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읽은 범위 내에서만 말한다면 어디까지나 내 기준으로 최고의 추리 소설가는 애거서 크리스티이며, 역시 내가 읽은 범위 내에서만 말한다면 어디까지나 내 기준으로 크리스티의 최고 작품은 바로 이 소설이 아닐까 싶다.

 

뭐, 나뿐만이 아니라, 크리스티의 최고 작품들을 선정한다면 이 작품은 반드시 목록에 포함되며, 1974년에 영화로 만들어져 잉그리드 버그만이 생애 세 번째 아카데미 트로피를 받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에서도 이 작품에 대한 오마주를 발견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 후지 TV에서 2부작의 드라마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오리엔트란 동방, 즉,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출발하여 프랑스의 칼레까지 가는 열차로 탐정 포와로는 시리아에서 출발하여 이스탄불에 머물 예정이었는데, 갑작스레 일정이 바뀌어 오리엔트 열차에 탑승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기에서 주요 등장 인물만 총 17명. 주인공 포와로와 그의 갑작스런 탑승을 가능하게 한 국제 침대차 회사의 중역과 우연히 같은 열차를 타게 된 의사, 그리고 제때 예약한 13명의 승객과 차장이다.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13명의 승객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에는 다소의 집중이 필요하다.

 

기차는 출발하고, 13명의 승객 중 한 명이 포와로에게 다가와 자신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도와줄 것을 요청하고, 탐정다운 관찰력과 육감으로 그에게 거부감을 느낀 포와로는 거절한다.

 

그리고, 그가 살해당한다.

 

처음 이 작품을 읽었을 때의 그 전율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완벽한 밀실 살인, 모두의 알리바이는 입증되어 있으며 죽은 사람과의 연결고리를 찾기가 쉽지가 않다. 읽으면서, 뭐지? 뭐지? 하다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죽은 사람과의 연결고리가 하나하나 드러나기 시작할 때, 그리고 나서 마지막에 포와로가 수수께끼를 풀어내며, 또 다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결말은 정말 우아하고 완벽했다.

 

12명의 승객과 12명의 배심원, 여러 계층과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것이 가능한 유일한 나라인 미국, 그리고 살해당한 범죄자가 스스로 요청한 신변 보호를 거절한 후, 살인 사건을 철저하게 파헤치고 최상의 결말을 제시한 탐정.

 

하나부터 열까지 크리스티가 완전무결하게 창조한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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