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3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기풍 미생 3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자기가 먼저 설득되지 못한 기획서는 힘을 갖지 못해요.

데이터와 근거로만 채워진 기획서.

누군가는 이 기획서를 믿고 사막 한가운데를, 망망대해를, 차디찬 동토를, 밀림을 지나야 할지도 모르는데.

스스로 설득되지 않은 기획서를 올리는 것은 책임을 다하지 못한 거죠.

기획서 안에는 그 사람만의 에너지가 담겨 있어야 해요.

 

바둑은 기본적으로 1:1인데, 다면기는 바둑의 고수가 나와 여러 명의 대국자와 두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은 고수가 다 이기죠. 사회에도 다면기가 있더군요. 사회의 다면기는 좀 다른 것이...

하수도 다면기를 둬야 한다는 겁니다.

김 대리님과의 한 판이 있고,

과장님과의 한 판이 있고,

타 부서와의 한 판에,

경쟁상대와도 판을 벌여야 하죠.

그리고 언젠가는 회사 자체와도 한 판을 둬야 할 것입니다.

기력차가 있는 바둑에서, 하수는 흑돌을 쥐고 선수를 두죠.

더 낮은 하수는 접바둑이라고 해서 8점, 4점을 먼저 두고 시작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바둑에선 하수가 고수와 마주할 때, 급을 맞춰줍니다.

그런데... 사회에선,

고수를 상대로 신입사원이 접바둑을 둡니다. 고수가 이미 4점, 8점, 아니...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백돌을 깐 곳에 들어가는 거죠.

그런데 더 무서운 건...

신입 사원, 흑돌의 규칙은 바뀌지 않는다는 거죠. 덤을 남겨야 합니다.

 

당신은 실패하지 않았어. 실패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성공은 뭐냐에도 말할 수 있어야지.

취직해보니까 말야, 성공이 아니고 문을 하나 연 느낌이더라고.

어쩌면 우린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다가오는 문만 열어가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어.

자기가 그 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린 문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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