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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
미야자키 하야오 (Hayao Miyazaki) 감독 / 대원DVD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1988년 일본에서 개봉하였고 2001년에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들어온 토토로를 내가 처음 본 시점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2001년보다 전이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당시 학교 담임 선생님이 틀어주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식으로 들어온 버전이 아니라서 자막 없이 화면만 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선생님은 어떤 경로로 토토로 파일을 가지고 계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브리 스튜디오의 수많은 애니메이션 캐릭터 중 토토로는 단연 지브리의 마스코트이다. 이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은 사람도 토토로 캐릭터를 못 알아보지는 않을 것이다.
워낙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좋아해서, 종종 챙겨보는 편이다. 얼마 전 지브리 전시회에도 다녀왔고, 그의 필모그래피를 훑어보면서 중간중간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을 틈틈이 챙겨보기로 했다. 동심을 바탕으로 한 그의 작품은 힘들고 지칠 때 늘 위로가 되니까.
이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초기 작품이며, 스튜디오 지브리가 제작한 작품 중에서도 첫번째 아니면 두번째 정도의 작품인 것 같다. 그 유명한 히사이시 조가 음악을 맡았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의 기본 패턴인 여성, 동심, 자연, 순수, 동물, 전설, 민담 등의 키워드가 총집합해 있다는 점에서 후대에 나오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의 효시가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의의를 제외하고나서라도, 이 애니메이션은 예쁘고 발랄하다. 좀 짧기도 하고, 구성도 단순해서 어른들이 즐기기에는 좀 힘들지만, 어린 시절에 보았더라면 커서 보면서 향수를 느낄만한 구석이 많다. 중간중간 남자 주인공이 아무 말 없이 여자 주인공에게 우산을 들이미는 장면은 처음 봤을 때부터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잔상으로 남아있다.
다만 토토로를 치면 자동적으로 검색어에 괴담이 같이 뜨는데, 그 괴담은 안 보는 편이 나을 뻔했다. 의식하지 않으려해도 영화를 보면서 계속 그 괴담이 의식이 되었다. 오죽하면 지브리 측에서 해명 인터뷰까지 했을까. 그만큼 이 만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뜻이겠지. 나무 그루터기를 통해 바닥으로 떨어져 토토로를 만나며 신기한 모험을 하게 되는 모티브는 아마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떠올린 게 아닐까 싶고 비록 꿈이었지만 순식간에 자라는 커다란 나무는 '잭과 콩나무'에서 따온 게 아닐까 싶다. 이것 외에도 이런 저런 장치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은 되지만, 굳이 의식하지 않고 보아도 충분히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