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배달부 키키 (2disc)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사쿠마 레이 목소리 / 대원디지털엔터테인먼트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작년에 용산아이파크몰의 지브리 전에 다녀왔다.

 

가격에 비해 볼거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기념품이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라고도 생각이 들고, 또 판단은 각자의 몫이니 가서 만족하면 그것으로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 지브리 애니메이션 한 번 안 본 사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참 성장하는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자녀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이들 때문이라도 보았을 것이다. 스튜디오 지브리라고 하면 무엇보다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공장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후계자를 찾지 못해서인지 곧 해체된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다.

 

아무튼, 지브리 전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그동안 지브리에서 만들어 온 수많은 작품들을 연대순으로 좍 나열해 놓은 복도였는데, 혹시나 해서 사진을 찍어왔다. 시간이 날 때마다, 세상에 지칠 때마다,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보려고. 원래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기본 주제는 휴머니즘 아닌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는 공통적으로 비슷한 주제가 흐른다. 기계문명에 대한 혐오, 자연보호, 페미니즘 등. 그래서 어른이 보기에도 재미를 느낄 정도이며 그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베를린 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 최초로 황금곰상을 수상했고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애니메이션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내가 인상깊었던 점은 까다로고 깐깐한 유럽의 3대 영화제 중 하나에서 다른 실사영화를 제치고 이 영화에 상을 주었다는 점이었다. 그만큼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은 단순히 아이들만 보고 즐기는 수준이 아니라, 이른바 만화를 '예술'의 경지에까지 끌어올렸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지브리의 모든 작품이 전부 이 정도의 걸작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렵다. 작품 목록을 죽 훑어보면 "이런 영화가 있었어?"하는 정도의 영화도 있다. 당연히 선호도도 갈리며, 평가도 갈린다. 더구나 미야자키 하야오에서 등장하는 바로 그 주제가 지나치게 강조될 경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최근에 개봉했다는 '바람이 분다'는 굉장히 논란이 많은 작품인데 아직 나는 보지 못했으므로 일단은 pass.)

 

이 영화는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중에서 중간 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된다. 평론가들의 평가, 팬들의 애정, 유명한 정도 등에서 딱 중간 정도의 위치. 물론 이 영화에서도 마녀의 빗자루와 비행선의 대비가 나오고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도 큰 틀에서 벗어나 있지는 않다.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이 가볍고 발랄한 편이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조금 밋밋할 수도 있지만, 보면서 이런 애니메이션을 보았던 어렸을 적을 떠올리게 하는 데는 제격이다. (나는 보면서 내내 내가 어렸던 시절 방송했던 뾰로롱 꼬마마녀라는 애니메이션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면 '마녀'라는 키워드를 일본에서는 참 좋아하는 듯?)

 

만약 내 아이에게 보여줄 만화를 꼽는다면, 아마 이 만화 영화는 즐겁게 1순위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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