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일회 一期一會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꽃은 우연히 피지 않습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서 꽃이 피고 지는 것 같지만, 한 송이 꽃이 피기까지의 그 배후에는 인고의 세월이 받쳐주고 있습니다. 참고 견딘 세월이 받쳐 줍니다. 모진 추위와 더위, 혹심한 가뭄과 장마, 이런 악조건에서 꺾이지 않고 꿋꿋하게 벼텨 온 나무와 풀들만이 시절인연을 만나서 참고 견뎌 온 그 세월을 꽃으로 혹은 잎으로 펼쳐 내는 것입니다.

 준비된 나무와 풀만이 때를 만나 꽃과 잎을 열어 보입니다. 준비가 없으면 계절을 만나도 변신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준비된 사람만이 계절을 만나서, 시절인연을 만나서 변신을 이룰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얻고 잃는 것에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얻었다고 해서 좋을 것도없고, 잃었다고 해서 기죽을 것도 없습니다. 다 한때입니다. 그 당시에는 괴롭고 참기 어려웠던 일들도 지나고 보면 그때 그곳에 나름의 의미가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때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일도 세월이 지나 객관적으로 자기 자신을 돌아보면 그 나름의 의미가 있습니다.

 

 잠들기 전에 자기 삶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오늘 하루, 나는 어떤 수행을 했는가? 오늘 하루, 타인에게 무엇을 베풀었는가? 내 인생의 금고에 어떤 것을 축적했는가?

 

 "마음, 마음이여, 알 수가 없구나.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받아들이다가도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 없구나."

 온 세상을 다 받아들이다가도, 온 세상을 다 용납하다가도 마음이 한번 뒤틀려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마음입니다.

 

 삶에 어떤 불행한 일이 일어나든 내가 이 세상에 살아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겪는 것입니다. 어떤 외부 상황 탓에, 세상이 잘못되고 누군가가 나빠서 내 삶이 이렇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내가 나답게 삶을 자주적으로 살지 못하기 때문에 늘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맺힌 마음을 가지고 살아서는 안 됩니다. 열린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내가 누구를 위해서 삽니까? 각자의 인생을 위해서 사는데, 누구 탓을 하지 마십시오. 원망하면 내 마음이 구겨집니다. 모든 것을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면 어려운 일도 잘 풀립니다. 비관적이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세상이 어두워지고 뒤틀리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한때를 아무렇게나 보내서는 안 됩니다. 그 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습니다. 이번 겨울철 안거 기간에는 먼저 무의미한 걱정 근심에서 벗어나십시오. 현재를 충만하게 살면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이미 지나간 과거를 가지고 불행해하거나 오지도 않은 불확실한 미래를 가지고 미리 걱정 근심을 앞당기니까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충만하게 살아야 합니다. 순간순간의 연장이 한 생애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즐겁게 살아야 합니다. 이 세상이 즐거움만으로 이루어진 곳이 아니기에 나 자신만이라도 즐거움을 만들며 살아야 합니다. 즐겁게 살되 아무렇게나 살아서는 안 됩니다. 각자 자기 삶의 질서를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자신에게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를 이 자리에서 헤아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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