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리나 - The Ruby Collection
빌리 와일더 감독, 오드리 헵번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구경꾼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

"사랑이나 인새에서 도망치지 않겠다."

 

공부가 너무나 안 되고

좌절하여 우울한 기분이 노력해도 가시지 않는 하루에

며칠 전부터 있었던 매너리즘까지 겹쳐 있어서

가지고 있던 DVD를 보게 되었다.

멍하니 보다가 오드리 헵번의 이 대사를 듣고 완전히 위안이 되었다.

참, 머리로는 알고 있는 말도 왜 내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으로 들으면

이렇게 한 순간에 위로가 되는 걸까.

 

이 영화는 1995년에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리메이크를 한 감독도, 배우도, 모두 당대 스타이며

그 전의 작품에서 전부 능력을 인정받았음에도

리메이크는 원작에 훨씬 못 미친다는 평을 들었다.

그만큼 원작이 가진 매력이 크다는 뜻일 게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있고,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워커홀릭으로 결혼까지 마다하는 형,

세 번의 결혼 실패로 책임은 싫고 즐기기만 하려는 동생,

그리고 맹목적이던 소녀가 야무지고 재기발랄한 여성으로 성장한 모습.

주연 배우의 외모나 연기나 훨씬 더 원작이 매력적이다.

 

리메이크 작에서 꽤 긴 시간 동안 보여준 파리의 풍경을 보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흑백의 화면이 더 우아하고 고풍스럽다.

훨씬 더 최근에 만들어진 리메이크 작이 더 가볍운 느낌.

심지어 여자 주인공이 파티에서 입는 드레스도 수십 년 전의 오드리 헵번의 드레스는

지금 보아도 눈을 못 뗄 정도인데, 리메이크 작 드레스는 좀 실망스러웠다.

 

화면을 잡는 구도도 더 세련된 것 같고,

배우들 간 오고가는 대사들은 더 유머 있다.

사브리나의 아빠, 그리고 그 저택의 고용인들의 캐릭터도 원작은 하나하나 생생한데

리메이크 작은 마지 못해 집어넣은 느낌.

리메이크 작을 볼 때, 주인공들 사이에 흐르는 감정이 뭔가 부자연스러웠는데

원작은 그런 부분이 전혀 없고, 잔잔히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세 남녀 사이의 감정의 변화에

수긍하게 된다. 아무리 재치 있는 장면이나 대사라도 반복하면 시시해지니까,

리메이크를 하면서 빼버린 것일까, 그 때문에 1995년 작은 아무래도 어색해진 듯.

 

"일부러 혼자가 되는 남자는 없어."

이런 오글거리는 대사를 해도 절대 모양 빠지지 않는 험프리 보가트는 왜 명배우인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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