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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리나 (1995)
파라마운트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이 영화는 오드리 헵번의 대표작을 1995년에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사브리나 역에 줄리아 오몬드, 상대역으로 해리슨 포드가 출연하였다.
스토리만 보아서는 산드라 블록의 당신이 잠든 사이에와 비슷한 느낌이 난다.
두 형제 간에의 한 여자, 처음에 끌렸던 쪽이 아니라 형제의 다른 쪽과 이어지는 여자.
그리고 똑같이 90년대의 이야기.
주인공인 줄리아 오몬드의 외모도 산드라 블록과 비슷하다.
이런 로맨틱 코미디는 주인공의 매력과 외모가 영화를 크게 좌우하는데
아무래도 이 영화는 여러모로 그런 면에서 아쉬운 편이다.
굳이 오드리 헵번의 사브리나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 영화만 놓고 보아도 많이 아쉽다.
극 중의 줄리아 오몬드의 의상만이라도,
좀 화려하거나 사치스러웠으면 오히려 눈이라도 즐거웠을까.
그 당시로서는 최신 유행 스타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채로 무채색 계열에 단순하고 절제미만 강조되어서
오히려 그녀의 매력을 살리려면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강조하는 의상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줄리아 오몬드는 가을의 전설과 카멜롯의 전설에서 보고 감탄할 정도로 예쁘다고 생각했던 배우였는데 이 영화에서는 좀 밋밋하다. 이런 아기자기한 코메디에는 어울리지 않는 배우같다. 장엄한 역사극이나, 광대한 자연에서 지성미와 건강미가 돋보이는 배우 같다. 프랑스 배우 줄리엣 비노쉬와 비슷한 느낌인데 그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나이가 들어버린 배우같아서 안타깝다.
이 영화가 여자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것은 단순히 운전사의 딸과 재벌 2세의 신데렐라 스토리라는 점이 아닐 것이다. 미운 오리 새끼가 변신해서 백조가 되는 이야기, 그리고 백조가 된 후에 나를 못 알아보는 짝사랑남이 아니라 그 옆에 있던 사람이 바뀐 후에도 그 전의 내 모습을 알아봐 주는 이야기.
이 영화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장면은
사브리나가 짠 하고 변신하여 나타났을 때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데이비드는 끝까지 그녀를 못 알아봤지만
슬쩍 지나가던 라이너스가 바로 알아보았던 그 장면.
그 다음으로 좋았던 장면은 별장에 가서 사진을 찍던 사브리나가
카메라가 있기 훨씬 전부터 사진을 찍어 왔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던 장면.
또 좋았던 장면은 사브리나의 아버지가 책으로 가득 차 있는 방의
커다란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도중
사브리나가 '아버지는 책을 많이 읽고 싶어서 운전사라는 직업을 택했다'는 말을 하는 장면.
그러고보니 이 영화에서 마음에 드는 장면은 전부 투샷이 아니라 원샷이구나.
남녀가 한 화면에 나와서 좋았던 장면도
주인공의 키스신이 아니라
사브리나가 파리에서 일하던 시절 데이비드의 약혼 소식을 듣고
사브리나를 마음에 두던 사진 작가 선배와 홧김에 선을 넘으려다 결국 불발된 그 장면이었다.
이래 저래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다.
원작이 흑백이었던 만큼 컬러 영화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화려하게 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정도로 주인공이 환골탈태하고, 세련된 주인공의 모습을 부각시키는 편이 그나마 원작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정도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