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동 사람들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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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원미동 사람들을 알게 된 것은 중고등학교 때 문학 시간 덕분이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 양귀자의 한계령이 교과서에 있었고,

그 한계령은 이 연작소설집 원미동 사람들 중 가장 마지막 부분이다.

 

주입식 교육, 입시 위주의 교육이 반드시 나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것이,

당시 교과서를 달달 외우다시피 했다보니 세월이 꽤 흐른 지금도,

한계령의 내용이 정확히 기억나고, 몇몇 문장들은 아직도 그대로 생각이 나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 때 소설 때문에 한계령이라는 노래를 알게 되고

아직도 양희은의 목소리로 들려오는 한계령이라는 노래를 들으면 가슴이 시큰거리기도 한다는 것.

 

그러고 나서 다시 나에게 원미동이 다가온 것은

잠깐 부천에서 거주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당시 주소가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바로 이 소설의 무대이다. 얼핏 소설이 처음 나왔을 당시의 원미동이 행정구역상 원미구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거주할 당시 들었었고, 근거 없는 낭만에 젖어서 원미동 사람들 이라는 양귀자 연작소설집을 구입했다.

 

멀고도 아름다운 동네, 처음에 교과서로 접했을 때는 원미동이라는 곳이 실제로 있는 곳인지 전혀 몰랐다. 더구나 연고도 전혀 없던 내가 그곳에 잠시나마 먹고 자고 생활을 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인생은 참 모를 일이다.

 

이 책 속에서 원미동은 누군가에게는 비싼 서울 집값을 피해 내 집 마련이 가능한 동네, 누군가에게는 젊은 시절을 보내고 마지막으로 찾아온 동네, 또 누군가에게는 땅값이 오르건 말건 마지막을 소중히 보내고 싶은 동네이기도 하다. 또 누군가에게는 얼른 돈을 모아서 뜨고 싶은 동네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최종 목적지가 아닌 잠시 거쳐가는 동네이기도 하겠지. 실제로 작가는 한 때 원미동에 거주했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전부 사실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이 동네에서 몇 년 동안 살면서, 동네 특유의 분위기와 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삶을 그리는 데에 영감을 받았을 것이다. 책 속에서도 얼핏 묘사되듯이, 아마도 이 당시 부천은 조금씩 개발되어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고, 그 과정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감있고, 또 한편으로는 가슴 찡하게 그려져 있다.

 

실제 소설의 무대가 되는 원미동 일대에 원미동 사람들의 거리라는 곳이 조성되어 있다고 한다. 매년 문학행사도 열린다고. 이제는 일부러 찾아가기도 힘들게 되었는데 왜 그곳에 거주했을 동안 한 번도 안 가보았을까 후회된다. 가공의 도시가 아니라 실재하는 곳의 이야기, 현실을 바탕으로 하되 완전히 창조적인, 그렇지만 사실적인 사람들의 삶. 여러모로 인상적이었다. 나도 한 군데 붙박이로 살기보다는 꽤 여러 번 이사도 많이 다니고 여러 도시에서 생활해 본 적이 있는데 과연 그 도시 어디에도 내가 정을 준 적이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좀 아쉽다. 답답해하지만 말고 당시 그 고장에 살면서 최대한 그 지역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았을 걸 아는 안타까움이 자꾸 들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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