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티파니에서 아침을
블레이크 에드워즈 감독, 오드리 헵번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1. 원래는 마릴린 먼로가 1순위였다고. 원작자도 처음에는 먼로를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의외로 오드리 헵번이 한다고 해서 관계자들이 놀랐다고, 마릴린 먼로가 했어도 굉장히 잘 어울렸을 것 같지만 아마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되었을 것 같다.

 

2. 이 영화는 오드리 헵번의 대표작이 되었다. 티파니 유리창을 들여다보며 크루아상과 커피를 먹고 있는, 검정 드레스에 진주 목걸이를 한, 오드리 헵번의 모습과, 동일한 복장을 하고 긴 담뱃대를 손에 들고 정면을 보며 웃고 있는 사진은 이제 오드리 헵번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되었다.

 

3. 개인적으로 오드리 헵번의 이미지에 가장 맞는 영화는 로마의 휴일이 아니었나 싶다. 유럽의 공주, 우아하고 고상한, 또 보호해주고 싶을 정도로 아이같이 순수하면서도 귀엽고 발랄하고 청순한 느낌이 딱 맞아 떨어졌다는 생각이다. 이 영화에서 콜걸치고는 오드리 헵번은 지나치게 우아하고 고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보는 내내 마릴린 먼로가 했더라면 먼로 특유의 백치미와 잘 어울렸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지만, 만약 그랬다면 이 영화는 길이길이 남지는 못하지 않았을까. 창녀이면서도 함부로 대하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묘한 분위기 때문에 이 영화가 자꾸 잔상에 남는 것 같다.

 

4. 대사 중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하는 귀걸이는 그 남자가 여자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뜻이라는 대사가 와닿았다. 진주 귀걸이가 어울릴 것 같다며 선물한 남자가, 여자를 떠올리며 어떤 생각을 했을지 상상하니 흐뭇하다.

 

5. "Moon river"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또 남는 명장면 하나! 영화를 안 봐도 알고 있는, 창문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오드리 헵번의 모습. 개인적으로 유럽 여행 갔을 때 네덜란드 풍차마을의 기념품 가게에서 이 노래를 연주하던 오르골이 생각이 났다. 음악은 가장 강력한 기억의 매개체이다.

 

6. 그러고 보면 이 영화는, 영화 자체로 훌륭하다기 보다는 음악, 패션으로 오래오래 생명력을 유지한다는 생각이 든다. 오드리 헵번이 창가에 걸터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그 유명한 장면은 영화사 사장은 삭제하자고 했으나 헵번의 고집으로 살아남은 장면이며, 영화 속 헵번의 의상 또한 당시의 글래머러스한 미인의 기준에서 벗어나 있던 헵번이 자신의 매력을 가장 잘 살려낼 수 있는 디자이너 지방시를 선택하고, 끊임없이 그와 교류하며, 스스로도 엄청나게 연구한 결과로 현대까지 사랑받는 스타일이 되었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는 정말 오드리 헵번이 온전히 좌우한 영화라 할 수 있겠다. 극적인 사건이 있거나 눈을 떼지 못할 배경이 펼쳐진다거나 기가 막힌 대사가 나온다거나 하지 않는다. 늘 등장하는 장면도 극히 단조롭고, 나오는 사람도 제한되어 있다. 수없이 많은 영화와 수많은 스타들이 명멸하는 할리우드에서 왜 그녀가 당대의 스타에 머물지 않고 시대를 초월하는 아이콘이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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