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강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목사의 기쁨 Parson's pleasure
목사로 위장한 골동품상인.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건가? 그동안 사기 아닌 사기를 벌인 행동에 대한 대가인가? 기쁨의 다음 순간.

손님 The visitor
유산으로 받은 숙부의 일기장에 등장하는 이야기. 사막에 있는 궁전에서 머물고, 그곳의 왕비와 공주 둘 다에게 마음을 뺏겨버린 카사노바. 지상 최고의 밤을 보냈다는 환희가 깨지는 순간,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의 방종에 대한, 수많은 여자들에게 입혔을 상처에 대한 대가인가?

맛 Taste
스코필드의 친구인 프랏은 이른바 와인의 달인. 마이크의 딸과 프랏의 집을 건 내기의 결과.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한다. 그 후 반전.

항해 거리 Dip in the pool
내기에 져 전재산을 잃을 위기에 처한 남자, 그의 계산된 행동. 그러나 어이없는 결말. 왜 그렇게 그녀를 쉽게 믿어버린 걸까? 양심적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정작 온전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놓쳐버린.

빅스비 부인과 대령의 외투 Mrs Bixby and the colonel's coat
8년간 남편을 속여온 불륜의 상대와 작별하는 순간, 고가의 작별 선물을 남편 의심없이 가져오려던 방법을 연구하다가, 원. 역시 전당포 주인이었나? 아니 남편이었다.

남쪽 남자 Man from the south
이번에도 내기이다. 고급 차와 청년의 새끼 손가락. 라이터로 결판나는 마지막 순간, 뛰어들어오는 한 여자.

정복왕 에드워드 Edward the conqueror
리스트의 음악에 반응하는 고양이를 데려온다. 그는 정말 리스트의 환생이었나? 그렇게 되어버릴 것이라면 애초에 환생하지 말았을 것을.

하늘로 가는 길 The way up to heaven
딸네 집을 가는 것을 그토록 방해하던 남편, 꾸물대는 남편에 지친 부인의 최선의 선택.

피부 Skin
천재 화가가 등에 새긴 그림. 늘그막에 인생 피겠구나하는 순간, 그림은 시장에 나타났는데...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 Lamb to the slaughter
임신 6개월의 경찰 아내. 살인 무기의 뒤처리와 대처까지 완벽했던 그녀.

맛, 항해 거리, 남쪽 남자에는 내기가 등장한다. 빅스비 부인과 대령의 외투, 정복왕 에드워드, 하늘로 가는 길,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에서는 부부간의 속고 속이는, 밀고 밀쳐지는 이야기가 중심이다. 목사의 기쁨과 손님에서는 내가 제일 잘난 줄 알고 있었을 두 남자의 어이없이 당하는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예상치 못했던 인물의 놀라운 행동, 내기가 주는 긴장감, 소수의 등장인물에 의한 전개 등 이 책 열편의 이야기들은 꽤 많은 공통점이 있다. 로알드 달이라는 작가 한 명에게서 쏟아져 나온 이야기이기에 분위기나 전개 스타일이 닮은 것은 당연하지만, 소재나 주인공의 스타일도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들이 식상하지 않은 것은, 정말 생각도 못했던 반전, 그것 때문이다. 이 단편의 주인공들은 모두 어떤 욕망, 혹은 과도한 집착에 사로잡혀 있다. 그 어리석음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결말 때문에 열 편의 모든 소설들은 열 개의 쾌감을 준다. 어떤 면에서는 기대 이상, 어떤 면에서는 기대 이하의 감상을 주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