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즈, 죽은 자의 증언 모중석 스릴러 클럽 11
캐시 라익스 지음, 강대은 옮김 / 비채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오로지 동명의 미국 드라마 때문이었다. 열렬한 인기를 얻고 있는 "BONES"는 한때 나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 정도였고, 그 고민은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싸인" 때문에 끊기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일단, 드라마로 인해 원작을 찾게 된 이들을 위한 팁 하나, 소설과 드라마는 매우 다르다. 한 편으로는 그 점에 실망할 수도 있고, 소수이지만 더 좋아할 이도 있겠다. 30대 초반이고, 미혼의, 아름답고, 능력있는, 하지만 인간관계에서만큼은 서툴어서, 때로는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으로도 배려심 없는 사람으로도 보이지만 실제로는 표현할 줄 몰랐지 마음은 따뜻한 사람. (그러고 보니 요새 유행하는 이른바 '차도녀'다!) 40대 중반에 이혼 경험이 있고, 대학에 다니는 딸이 있으며 알콜 중독으로 치료받은 적도 있고 딱히 옷맵시에 신경쓴다고 말할 수 없지만 오지랖이 넓고 다소 감정에 휘둘리는 면도 있는 인물. 어느 쪽에 시각적으로 눈이 더 갈지는 뻔하다. 영상화되면서 어쩔 수 없는 각색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양쪽 다 설득력이 있고 스릴러 물의 여주인공으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살인 사건을, 그것도 쉽게 잡히지 않는, 부검이 필요한 끔찍한 범위까지 다루지만 그것을 법의학이라는 분야에서 냉정하게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이야기는 곧 깨질 것처럼 불안불안하기는 해도 최대한 차분하고 담담하게 흘러간다. 그것은 드라마도 책도 똑같다. 다만 드라마가 어쩔 수 없이(?) 말랑말랑한 부분을 작품 전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포함시키는 반면 책에서는 말미에 떡밥(?) 한 번 던지고 끝난다. 이 부분도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실제 스타 법의학자가 쓴 소설이기 때문에 (아마도 주인공 브레넌은 성격도, 외모도, 일하는 방식도 자신의 모습이겠지.) 현실적이며 깊이가 있다. 군더더기나 과장이 없다. 흔히 '겉만 반지르르한, 흉내내는' 전문가 소설은 아니다. 브레넌도, 저자도 그야말로 '프로페셔널'이라는 말에 모자람이 없는 이들이다. 클라이막스, 반전, 급박한 전개로 이어지는 대부분의 다른 스릴러 소설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결말이 아니라, 그 결말에 이르는 과정에 집중하는 쪽이다. 역시 이 부분도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놀라운 점은, 전문적인 부분을 제외한 문학적인 부분에서도 이 소설은 수준급이라는 점이다. 굳이 수상 목록을 나열하지 않아도 저자의 역량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질투심이 들 정도이다. 평생을 뼈만 보고 살았을 법의학자가 이런 문학적 소양은 언제 어떻게 키웠단 말인지. 나에게는 드물게 다음 시리즈가 기대되는 소설이다. 여러 모로 이 소설을 뛰어넘었을 것 같은 예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