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받는 연인들을 위한 초콜릿
케이 알렌보 지음, 이나경 옮김 / 홍익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다시 열 살이 되기

내가 만약 열 살 소녀의 관점으로 이 세상을 바라볼 수만 있다면 모든 일들은 가장 좋은 쪽으로 개선될 텐데. 진심으로 다시 어린아이가 되기를 갈망하면서, 나는 그 날 하루 동안은 다시 열 살짜리 소녀가 되기로 결심했다.

나는 몇 가지 기본적인 규칙들을 정했다. 무슨 물건을 사더라도 지폐로 계산하지 않기, 누구와 만날 약속도 하지 않고 일도 하지 않기.

그때부터 나는 내 마음의 어린 부분을 내 일상생활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기술을 배웠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매직펜으로 무지개를 그리고, 만화를 읽는다. 때때로 담요로 만든 텐트 안에 들어가 달콤한 잠에 빠지기도 한다.

 

운명의 바로 그 버스

“한 번도 신기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 그 때 플린트에서 좀 더 일찍 출발하는 버스를 탈 수도 있었고, 좀 더 늦게 출발하는 버스를 탈 수도 있었는데 하필이면 그 버스를 탔잖아.”

운명이란 그렇게 오묘한 것이다. 나는 그 앞의 버스도, 혹은 그 뒤에 도착한 버스도 타게 돼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믿는다. 그를 만나게 된 내 삶은 하늘에서부터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난 오로지 바로 그 버스를 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저절로 제 자리를 찾아가는 꽃처럼

“어떤 사람은 내가 쓴 시를 의심했던 선생님처럼 처음부터 축복과도 같은 존재이기도 하단다. 감추어진 축복이지. 너희들에게 도전해오는, 그리고 가끔은 굉장히 불친절하게 도전해오는, 바로 그런 사람들을 절대 놓치지 않도록 하거라. 그의 도전을 한 번 이겨낼 때마다, 너희들의 인생은 바뀌게 되는 것이란다.”

“자존심을 지키면서 살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러기 위해서 싸워야 하고, 뛰어들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의 내 모습’이라는 축복을 소중히 여기도록 하거라.”

 

내게 가장 중요한 사람

이같이 평범한 교훈을 배우는 과정은 너무 힘들었지만, 이때 얻은 것들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인기란 극히 피상적인 관념일 뿐이다. 일단 내가 ‘이거면 됐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 신경 쓰는 건 정말이지 쓸데없는 짓이다.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고 또 나 자신을 믿는다면, 나는 이미 성공한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이다.

 

집으로 가는 길

그때 내게 상처를 입혔던 사람들을 아직도 증오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 모든 상처를 받으면서, 내가 많이 성장했음은 분명히 알고 있다.

하나하나 성취해 나가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증오의 다른 일면이 수용임을 배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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