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검프 (2disc) - 할인행사
파라마운트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My mama always said,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 You never know what you‘re gonna get."

고등학교 때 한 친구가 쓴 글에서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아서 어느 것을 집을지 모른다고 한 구절이 있었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누구나 명대사로 꼽을 이 말은 잘 알려져 있다. 정말 유명한 이 영화를 나는 이제야 보았다. 물론 너무나 유명해서 영화를 제대로 보지는 못했더라도 그 내용과 의의와 무엇보다도 수염이 덥수룩한 포레스트가 뛰는 장면은 잘 알고 있었다. 영화 주인공이 톰 행크스라는 것도, 그가 미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영화배우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단 몇 분도 보지 않은 영화가 마치 본 것처럼 느껴졌나 보다. 미식축구 스타에서 전쟁 영웅으로, 새우 잡이 배 선장에서 큰 회사 사장으로, 정말 그보다 몇 배는 똑똑한 사람들이 그렇게 발버둥 쳐도 되지 않는 인생을 포레스트는 살게 된다. 그의 인생 여정과 함께 맞물리는, 미 현대사의 한편으로는 가슴 아프고 한편으로는 가슴 뜨거워지는 장면들은 아마도 이 영화를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의 목록에 올려놓게 했을 것이고, 톰 행크스를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영화배우로 만들었을 것이다. 지극히 미국적인 (또한 보수적인) 영화라고 폄하하고 싶은 부분도 솔직히 없지는 않지만, 성실함이라는 평범하면서도 위대한 가치를 가지고 이렇게 가슴 먹먹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면 영화는 충분히 훌륭하다. 60-70년대 미국인 전체의 삶을 대변하는 포레스트의 삶, 그리고 너무나 순수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우리에게 감동을 줄 수밖에 없는 그 자신이라고밖에 믿어지지 않는 톰 행크스의 연기는 왜 그가 가장 미국적인 배우인지 알게 한다. 세계 평화를 위해,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 여권 신장을, 환경을, 동물 보호를 위해(이 대사들을 통해서 이 당시의 미국이라는 나라의 화두를 알 수 있었다. 이런 세심함이 또 이 영화의 매력이다.)서가 아니라 ‘그냥 뛰고 싶어서’ 뛴다는 포레스트. 역설적으로 이 계획 없는 달리기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 자신의 아들을 보면서 혹시나 똑똑하지 못한 자기를 닮았을까봐 마음껏 기뻐하지도 못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그보다 훨씬 똑똑하면서도 자식들에게는 나쁜 아버지들이 결코 적지 않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정말 산다는 것은,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지능 지수가 무슨 상관이 있으며,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상처를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수많은 지식들이 과연 인간답게 사는 데는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포레스트가 살아오면서 그에게는 많은 가르침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다. 사실 우리는 수많은 각종 지침들에 파묻혀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려면, 좋은 직장에 취직하려면, 연애를 잘 하려면, 결혼을 잘 하려면, 좋은 부모가 되려면... 그런데 이 모든 것에 대한 지침이 과연 얼마나 쓸모가 있는지가 궁금해지는 것이다. 영화 마지막에 우리 모두에게는 운명이 있는지, 아니면 인생이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 둘 다 맞는 말인 것 같다는 포레스트의 말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미리부터 정해진 운명에 집착하지 말고, 그렇다고 초조해하고 불안해할 필요도 없이, 포레스트처럼 열심히 사는 것이 유일한 정답일 것이다. 물론 정답을 아는 이들이 다 실천하지고 살지는 않지만.

* 영화에서는 포레스트의 지능 지수가 75로 나오는데 정말 75의 수준으로도 저 정도의 지능을 갖출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돌고래가 그쯤이라고 들었는데 최소한 언어로 소통하는 데에 문제가 없고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데에 아무 지장이 없는데 그보다는 높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제니가 걸린 바이러스성 질환은 아마도 STD 중 하나일 것 같다. 제니가 살아온 인생을 보면 짐작이 가는데, 그러고 보면 그녀 또한 포레스트와는 정반대편에서 미국인의 삶을 대변하는 것 같다. 의식을 가지고 사회를 살아온 그녀의 삶과 아무 의식 없이 살아온 포레스트의 삶이 대비되는데, 이러한 이유로 이 영화가 한쪽에서 비판을 받기도 한다. 여기에 대한 정답은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회의 어떠한 주의나 주장의 위험성은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본연의 목표를 역전하거나 하위 방법으로 인해 퇴색되는 점이라는 것이다. 물론 영화 속의 반전 주장에 대해서는 찬성할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 버스 정류장에서 아들을 배웅하면서 잠시 멈칫하다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앞 대사가 “Never...”였던 것으로 보아 분명히 다른 말을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꿀꺽 삼키고 그냥 사랑한다고 말한 것이겠지. 포레스트 주니어는 식스 센스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보였던 할리 조엘 오스먼트인데 정말 최근 사진을 보면 안타까운 모습을 금할 수 없는 배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