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아담 브룩스 (ADAM BROOKS) 감독, 라이언 레이놀즈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8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특별(特別): 보통과 구별되게 다름.

반어적인 표현일 수 있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결코 특별하지 않은 사랑이야기. 아니면 실제의 표현일 수도 있다. 우리 모두의 사랑은 특별하다는.

라이언 레이놀즈는 ‘저스트 프렌즈’에서 볼 때만 해도 너무 느끼했는데 뭐 여전히 느끼하긴 하다. 특히나 영화에 등장하는 세 여인이 다들 매력적이라 상대적으로 더 빛이 바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계속 보면 나름의 매력이 느껴지기는 한다.

각각 등장하는 세 여인은 남자들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여인을 세 유형으로 나누어 놓은 것 같다. 순수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첫사랑, 지적이면서도 섹시한 두 번째 사랑, 늘 곁에 있으면서 의지할 수 있는 편한 친구. 하긴 이건 여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 함께 사는 싱글 대디의 사랑 고백. 엄마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는 딸에게 들려주는 남자 주인공의 연애담이 특별한 이유는 누가 딸의 엄마인지 이야기하는 내내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관객은 딸의 입장에서 과연 누가 엄마일지, 남자 주인공의 진짜 사랑은 누구일지 궁금해 하면서 보게 된다. 독특한 로맨틱 코미디이다. 제작사인 워킹 타이틀은 알려져 있듯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이다.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워킹 타이틀의 영화들 중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들도 있지만 그저 그렇게 느껴지는 영화들도 많다. 워킹 타이틀 제작사의 장점은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시도함으로써 평범한 영화들도 많이 만들어내는 반면에 여러 사람의 기억에 남는 수작도 많이 만들어낸다는 것 같다.

“더 이상 나 가지고 놀지마.” “상처받기 싫어.” 이런 말을 영화 속에서 남자 주인공이 직접 하다니. 마음이 왠지 아프다. 특히 클린턴과 공원에서 스쳐 지나가는 장면은 그야말로 인생무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워킹 타이틀 영화의 또 하나의 특징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들과는 달리 은은하고 아련한 정서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덧붙임: 이 영화의 원제는 “Definitely, Maybe”라고 한다. ‘확실하면서도 모호한’ 감정에 고민을 거듭하던 주인공의 심정을 대변한 것 같지만, 의미를 떠나 원제의 어감 자체가 주는 이미지도 밋밋해서 흥행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 같다.

또 덧붙임: 극 중에서 클린턴과 그의 스캔들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다. 우리나라 같으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을 텐데. 클린턴과의 만남 이전과 이후로 남자 주인공의 인생이 달라지므로 영화에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었겠지만 이렇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여유와 관용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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