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피델리티
닉 혼비 지음, 오득주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존 쿠삭 주연의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의 원작 소설이라고 한다. 이것은 책을 다 보고 다른 사람들의 느낌은 어떤지 검색하다가 알게 된 사실이다. 

그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평이 상당히 좋아서 언젠가는 꼭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감명깊게 봤던 영화 "어바웃 어 보이"의 작가 닉 혼비가 쓴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나이는 먹었지만 아직 "소년"에 불과한 남자 주인공의 성장기, 그 과정에서 사람들, 특히 여인들에 의해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간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많이 닮아 있다. "어바웃 어 보이"의 주인공은 유명한 작곡가를 아버지로 두어서 그 저작권료로 살아간다는 점이나, "하이 피델리티"의 주인공은 음반 가게를 운영한다는 점 등 두 작품 사이의 세세한 연결고리도 많은 것 같다. 아마도 저자 닉 혼비의 분신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른 이에게는 어땠을지는 모르지만 나에게는 글쎄, 그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은 소설이었다. "어바웃 어 보이"를 이미 접해서인지 다소 어린아이같은 면이 있는 남주인공이 두번째에도 크게 매력적으로는 다가오지 않았다. 영화에서의 휴 그랜트는 이기적이어도 자기 밖에 모르는 아이처럼 순수한 면이 있어서 귀여웠는데. 만약 원작 소설이 이 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영화가 소설을 효과적으로 풀어내었을 것이다. 아니면 휴 그랜트의 연기력이 그만큼 뛰었났겠지. 아마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도 비슷할 것 같다. 한글 영화 제목을 참 잘 붙였다는 느낌이 드는데, 원제에 비해 더 세련되고도 많은 것을 함축했을 듯한 느낌이 든다. 존 쿠삭의 연기도 좋을 것 같고. 한번 영화를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책 때문만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영화 "어바웃 어 보이"를 보고 난 만족감 때문이다. 

이 책은 여러가지로 아쉬운데, 원본을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번역에 아쉬움이 느껴진다. ()가 남발되어서 그런지 느낌상 물 흐르듯이 이어지지 않고 중간 중간 끊어지는 느낌이 강했는데 비록 원본에 조금 어긋난다 하더라도 융통성있게 번역하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뜩이나 생소한 브릿 팝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밑의 주석과 비교하면서 읽느라 전체 내용을 쫒아가기도 급급했다. 아마도 그 노래들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면 소설을 읽는 즐거움은 배가 되었겠지만 아쉽게도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느끼는데 그쳐야만 했다. 하다못해 소설에서 언급된 장소를 사진으로 실어 놓거나 소개된 가수나 음반들을 뒤에 별도 주석을 달아 좀 더 상세히 언급했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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