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D]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
자크 헬름 감독, 나탈리 포트만 외 출연 / 대경DVD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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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떻게 보면 참 뻔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뻔한 이야기가 우리의 마음을 가장 울리는 법이다. 또 하늘 아래 뻔하지 않은 사람 이야기가 어디 있을까. 그리고 지금 나의 상태는 그 뻔한 이야기가 가장 절실한 때다.

 

신기하게 주인공 몰리의 나이는 스물셋이다. 지금의 나와 동갑. 거기다 배우는 내가 좋아하는 나탈리 포트만. 스물셋의 나이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어릴 적에 피아노 신동이라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지금은 장난감 가게의 매니저인 몰리. 자기만의 곡을 작곡하고 싶어도 마음만 앞설 뿐 자기 스스로도 포기 상태이다. 나를 비롯한 모든 스물셋의 나이는 아마 그럴 것이다. 현재 자기가 있는 곳은 만족스럽지 않고, 내가 정말로 가고자 하는 길은 마치 마법처럼, 달콤하고 환상적이지만 결코 가질 수 없는 것 같고. 내가 품고 있는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인지, 여기서 접어야 하는 건 아닌지. 하지만 훨씬 나이 많은 어른들처럼 마냥 버릴 수는 없는 것. 딱 그 상태이다. 나나 몰리나.

 

마음먹은 대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비록 마법처럼 불가능해보일지는 몰라도 이루어지고야 만다고, 네가 믿어야 할 것은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아닌 너 자신이라고. 참 뻔한 이야기인데도 이렇게 와 닿는 이유는 성인이 된지 몇 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동화 속 마술 이야기를 그리워하는, 잊지 못하는 내가 화면을 보며, 아 정말 저런 장난감 가게가 있다면 좋을 텐데 할 정도로 화면 속의 살아 움직이는 장난감들이 너무 귀여웠고, 예뻤기 때문이다. 색색깔의 장난감 가게는 회색으로 변해버린 이후의 모습이 마음 아플 정도로 너무나도 귀엽고 예쁘게 화려했다. 에릭이라는 꼬마도 귀여웠고, 몰리 역을 맡은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가 와 닿은 건 그녀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나이이기 때문이겠지. 인기 있는 배우라도 몰리의 고민은 할 테니까.

 

5년, 10년이 흐른 뒤 이 영화를 보아도 이렇게 감동 깊을까? 아니 1년 전에, 불과 한 달 전에라도 이 영화를 보았을 때 지금과 같은 느낌을 받았을까? 분명한 것은 영화 속 회계사처럼 다 큰 어른들에게도 마법을 믿었던 어린 시절이 있다는 것, 그건 없어지지 않고 깊이깊이 간직되어 있어서 눈에 띄지 않을 뿐이지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것은 알겠다.

 

아마도 이 영화는 몰리의 나이대의 사람들이 보아야 가장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얼핏 보면 박물관이 살아있다와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이 영화의 안에 담긴 내용은 단순히 어린아이들이 이해하기에는 조금 힘들 것이다. 영화 안에서 몰리가 난 더 이상 철부지가 아니라며 장난감 가게를 팔 결정을 내렸을 때 에릭은 그게 바로 마고리엄이 가게를 물려준 이후라고 답한다. 과연 나의 꿈을 포기하는 것이 철부지일까, 아니면 끝까지 쥐고 있는 것이 철부지일까.

 

과연 몰리는 어떻게 했을까? 그녀가 마법의 힘을 가지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백화점을 운영하게 되었을지, 아니면 자신의 꿈을 가지고 계속 음악을 했을지. 계속 음악을 해야 논리상으로 맞을 것 같은데 영화만 보면 장난감 가게에 남았을 것 같기도 하고. 이 궁금증은 몇 년이 지난 후에 다시 이 영화를 떠올렸을 때 저절로 해답이 내 마음에 떠오르지 않을까.

 

그나저나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에 나오는 더스틴 호프만 장면은 무슨 뜻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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