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오늘 행복하지 않으면 영영 행복은 없어. - 48쪽

마귀의 달력에는 어제와 내일만 있고 하느님의 달력에는 오늘만 있다. - 49쪽

쉽게 이해하고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구. 그건 미움보다 더 나빠. 진실이 스스로를 드러낼 시간을 자꾸만 뒤로 미루어서 우리에게 진정한 용서를 빼앗아갈 수 있으니까. - 57쪽

행복이란 건 말이다. 누가 물어서 네,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란다. 그건…… 죽을 때만이 진정으로 대답할 수 있는 거야. 살아온 모든 나날을 한 손에 쥐게 되었을 때 할 수 있는 말이지. - 105쪽

삶이란 건 참 이상하다. 어느 것도 지속되지 않는다. 슬픔도 기쁨도 노여움도 그리고 웃음도. - 107쪽






주인공 위녕은 공지영의 큰딸이다. 책에서 지방 교대에 지원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으니 아마도 나와 비슷한 나이일 것이다. 7년동안 낳아준 엄마와 떨어져 아빠와 새엄마와 배다른 동생과 사는 세월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비록 사는 게 깔끔하지 않더라도 엄마와, 내 가족들과 지지고 볶고 사는 것. 그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 최근 4개월동안 빠삭하게 알게 됐다. 물론 내가 상처를 받을 때도 내가 상처를 줄 때도 있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별다른 절차(?)없이 금세 잊어버리고 안 보이면 찾게 되는 것 같다. 오랜만에 가족들을 봐서 그런가, 2년동안 기숙사에 있어도 주말마다 꼬박꼬박 집에 와서인지 한번도 가족이 절실하지 않았는데 이번 학기동안 정말정말 우리 가족이 보고 싶었고, 혹시나 내가 이렇게 떨어져 있는 동안 어디 아플까, 다칠까 너무너무 걱정되었고, 특히 막내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극중 위녕이 남동생들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너무 이해가 된다.


공지영처럼 딸이 수능 보는 날 낮술할 정도의 배짱은 아니지만, 항상 내가 떨 때마다 긴장할 때마다 속은 어떨지 몰라도 겉으로는 대담하고 의연한 모습으로 날 항상 안심시켜 줄 정도의 엄마가 있어서 다행이다.

 

집 떠나면 효자되고 외국나가면 애국자된다더니 딱 내 얘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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