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
윌리엄 골딩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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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표지의 윌리엄 골딩의 사진이 정말 인상적이다. 담배를 물고 있는 옆얼굴. 흑백이라서 머리색을 정확히 알 수 없기에 나이를 정확히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이제 약간 희끗해지기 시작한 상태가 아닌가 싶다. 세상에 대한 냉소적이면서도 반항적인 모습. 이 책과 정말 잘 어울린다. 사진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서 찾아보니 동일한 출판살에서 나왔던 구판에서는 다른 사진을 썼더라. 노년의 골딩의 모습인데 개정판을 내면서 왜 이 사진을 바꿨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설령 그 이유를 모른다 하더라도 직관적으로 이 사진이 여러 모로 강한 인상을 준다는 것은 사진을 보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워낙에 유명한 책이라 내용을 설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읽는 내내 빨리 읽어버리는 게 아쉽고, 또 빨리 읽어버리고 싶기도 했다. 다 읽고 난 지금은 언젠가 한 번 더 읽어보고 싶으면서도 당분간 읽고 싶지 않기도 하다. 지식인으로서 2차 대전에 참전하고 난 후 발표한 첫 소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문명의 발달과 인간 자체에 대한 회의는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전쟁만 놓고 봐도 그럴 것이다. 어릴 때 집에 있는 소년소녀전집이었나? 아무튼 세계문학전집에 15소년 표류기가 있었던 게 기억나는데. 재미있게도 읽었고. 세상이 그저 밝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그때 그 책과 이 책의 간극을 자꾸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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