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 전원교향곡 / 배덕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36
앙드레 지드 지음, 동성식 옮김 / 민음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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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앙드레지드의 소설 3편이 실려 있다. 순서대로 좁은 문 / 전원교향곡 / 배덕자 가 실려 있는데, 아무래도 가장 유명한 소설은 좁은 문일 것이고, 개인적으로도 읽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소설도 좁은 문이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알리샤는 이 숭고한 사랑이 변질될까봐 두려워했던 것 같고 사랑을 했어도 현실을 냉정하게 볼 줄 알았던 쥘리에타는 스스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듯하다. 결국 사랑을 하는 것도 나인 것을. 이런 사랑이 요즘 세상에 얼마나 공감을 자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연민도 쉽지 않을 것 같고.

 

좁은 문의 맨 앞에 보면 이 소설을 아내에게 바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실제로 앙드레 지드는 사촌 누나와 결혼했다. 이렇게 보면 좁은 문은 작가 부부의 이야기를 상당 부분 반영했을 텐데, 이 소설뿐만 아니라 전원교향곡과 배덕자도 역시 작가의 개인사가 반영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배덕자란 한자를 살펴보면 덕을 배반하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영어로는 an immoral person 쯤으로 해석되는 모양이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엄격한 개신교 신자였던 어머니 밑에서 자라나고, 신경발작으로 인해 중퇴하고, 사촌 누이와 결혼했으나 육체적인 사랑을 배제하고 정신적인 사랑만을 추구하느라 죽을 때까지 별거하였고, 자녀 1명은 사생아인 것으로 보이는데 동성 연인에 대한 일화도 있다. 이런 작가가 순서대로 배덕자, 좁은 문, 전원교향곡을 써 냈다는 사실을 보면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는 그리스도적인 윤리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을 쳤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여기 실린 소설이 전부 하나의 소설 같다는 느낌도 들고. 전원교향곡까지 도달해서는 눈을 뜨고도 알지 못했지만 주변은 알고 있던 사랑을 뒤늦게야 인정하게 되는데 작가가 스스로를 경멸하고 혐오하다가 스스로에게나 주변에게 그 전보다는 너그러워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 작중 주인공과 작가를 지나치게 혼동한 나머지 오독한 탓일까. 읽는 내내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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