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호 독방의 문제 동서 미스터리 북스 55
잭 푸트렐 지음, 김우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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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3호 독방의 문제 The Problem of Cell 13

불가능해 보이는 탈옥, 어떻게 반 도젠 교수는 가능했을까? 신문기자 해치와의 만남이 여기서 시작되었다.

 

사고기계 조사에 나서다 The Thinking Machine Investigates

무명 시절 거액의 돈을 받고 한 노인을 연기하면서 한 어린 숙녀의 앞에서 어떤 증서에 사인을 했던 배우의 이야기. 몇 년 만에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는 반 도젠 교수 이야기.

 

수수께끼의 흉기 The Case of the Mysterious Weapon

연 이어 발생한 사망자들. 공통점이라고는 주변에 깨어진 유리잔이 있고, 입술에는 가볍게 맞은 듯한 흔적과 왼쪽 뺨의 작은 상처. '폐에 공기가 없어진' 것이 사망 원인이다. 살해방법은?

 

불꽃에 휩싸인 유령 The Flaming Phantom

유령이 나온다는 웨스턴 저택에 취재를 갔다가 진짜로 불꽃에 휩싸인 유령을 목격한 해치 기자! 유령은 과연 누구?

 

정보 누설 The Leak

의뢰인은 주가 조작을 당당하게 인정하는 금융인. 그런데 최근에는 번번이 실패했다고. 정보를 알고 있는 것은 속기사뿐이고 이 속기사도 주식시장이 열리기 30분 전에야 정보를 전달받은 후 방을 나가지도 전화 통화를 하지도 않고 의뢰인이 볼 수 있는 곳에서 책상에 앉아있다. 정보 누설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절단된 손가락 The Superfluous Finger

의사에게 특정 부위의 손가락을 잘라달라는 요구를 하는 귀부인. 거절하자 일부러 그 부위를 손상시켜서 자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태로 나타난다. 이들의 정체는?

 

루벤스 도난사건 The Problem of the Stolen Rubens

수집가에게 부탁해 그의 화랑에서 며칠 동안 그림을 모사한 화가. 이 수집가의 루벤스의 그림이 사라진 것이 발견되는데, 그 방에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은 화가와 수집가 말고는 없었다. 범인은 누구고 그림은 어떻게 도둑맞은 것일까?

 

수정점술사 The Crystal Gazer

자신이 후원하던 수정점술가의 수정에서 자신의 죽음을 알게 된 의뢰인. 직접 자신의 눈으로 자신이 자신의 서재에서 어떤 남자에게 살해되는 장면이 비치는 것을 목격했다며 자신의 죽음을 막아달라고 반 도젠 교수를 찾아온다.

 

갈색 윗옷 The Brown Coat

은행에서 돈을 훔친 도둑이 잡히지만 돈을 숨긴 곳은 찾을 수 없다. 대체 돈을 어디에 숨겼을까? 중요한 것은 갈색 윗옷이 아니다.

 

사라진 목걸이 The Missing Necklace

 

도난당한 진주목걸이. 유력한 용의자의 뒤를 쫓아 미국까지 온 경찰. 그러나. 유람선 어디에서도 진주목걸이는 찾을 수가 없다. 목걸이는 어디로 간 걸까?

 

완전한 알리바이 His Perfect Alibi

아파트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남자. 그는 죽어가는 와중에도 dying message 를 남겼고, 이것을 통해 범행 시간과 동기와 범인의 이름까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범인으로 지목된 남자는 범행 시각에 치과의사의 치료를 받았다는 완전한 알리바이를 댄다. 이 알리바이를 어떻게 허물어뜨릴 수 있을까?

 

빨강 실 The Scarlet Thread

밤마다 가스등을 켜놓고 자는 습관이 있는 남자.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그 방에서 가스등이 꺼지는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더니 건물의 다른 사람이 사망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사건의 진실은 뭘까?

 

타이타닉 호와 함께 사라진 천재 푸트렐

 

각각의 작품을 뒤로 하고 일단 내가 가장 마음이 갔던 부분은 작가가 바로 그 비극의 타이타닉 호에 탑승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37세라는 젊은 나이. 아내와 함께 그 배에 탑승한 작가는 억지로 아내를 구명정에 태우고 그가 써놓은 원고들과 함께 바다로 사라져간 것이다. 후에 아내는 그의 미발표원고를 모아 책을 냈다고 한다. 역시 작가였던 아내의 심정은 어떤 것이었을까.

 

내가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만약 이 사람이 그런 비극을 맞닥뜨리지 않았다면 후에 더 이름을 남기는 작가가 되었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여기에 실린 13개의 단편도 물론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도 작가가 창조해낸 반 도젠 교수라는 캐릭터는 작가가 엄청난 애정과 포부를 가지고 만들어낸 캐릭터라는 티가 난다. 사고 기계라는 별명, 철학 박사이자 법학 박사이자 의학 박사이자 치과 박사, 2더하기 2는 언제 어느 때라도 4라는 이야기를 하는 단호함, 넓은 이마에 빗질되지 않은 노르께한 머리...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홈즈와 푸아로를 섞어 놓은 듯한 탐정이다. 우스꽝스러운 외모는 푸아로를 닮았고 이성적인 천재의 모습은 홈즈를 닮았다. 푸아로는 다소 낭만적인 면도 있으니까. 추리 소설이 오래 살아남으려면 트릭도 트릭이지만 탐정의 캐릭터가 참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작가가 이 탐정의 캐릭터를 고안해내는 데에 상당히 신경을 썼고, 추리 소설 작가로서 마음에 품은 꿈도 웅대했을 것이다. 이런 작가가 사랑하는 아내를 억지로 구명정에 태우고 수없이 고민하며 공들여 썼을 원고를 가지고 혼자서 죽음을 맞이했을 때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그런 사고를 만나지 않았다면 하는 생각을 수차례 했다. 속된 말로 재주가 아깝다. 여러 모로 아쉽고 슬픈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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