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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비극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44
엘러리 퀸 지음, 이가형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Z의 비극이 X의 비극이나 Y의 비극에 비하여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X의 비극일 때 이미 60대였던 드루리 레인은 Z의 비극에 와서는 70대가 되었다. 현실적으로 나이가 있다 보니 직접 발로 뛰는 것보다는 그를 대신하여 다른 젊은이들이 활약하며 그의 눈과 귀가 되어 주는 것이 어찌 보면 자연스럽다. 그래서 은퇴 이후 사설탐정으로 활약하는 섬 경감의 딸이 화자로 등장한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이미 70이 넘은 드루리 레인이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테니까. 섬 경감의 딸만으로는 부족해서 함께 동반하는 사람을 이리저리 끼워넣는데, 아무래도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드루리 레인이 등장하는 소설은 총 네 개. X, Y, Z 의 비극 다음이 드루리 레인의 마지막 사건이라고 하는데, 작가의 고백에 따르면 드루리 레인이 엘러리 퀸에 비하면 인기가 떨어져서라고 한다고. 어쩌면 책임감이겠지. 미지의 숫자를 가리키는 X에서 시작했으니 Z까지는 써야 하고, 그리고 마지막 인사까지. 엘러리 퀸은 다소 강박적인 면이 있는 작가라고 생각되기에 이해되는 부분은 있지만, 그 강박적인 부분 때문에 오히려 소설의 재미가 다소 반감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풀어지는 맛이 없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드루리 레인의 마지막 사건이 우리나라에 번역이 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기를 쓰고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