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발레 - 그래도 안 힘든 척하는 게 발레다 아무튼 시리즈 16
최민영 지음 / 위고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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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정말 많은 종류의 근육들로 이뤄져 있고, 내가 평소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 근육들이 꽤나 많구나 싶었다. 그동안 몸이라고 하면 대충 팔, 다리, 허리, 어깨, 배 정도로 '뭉텅이'로 대충 인지하면서 살았으니, 정육점에서 고기 살 때 요리용 부위 따지는 것보다 더 무심했을 거다. 마음은 최선을 다해 분석하고 돌아보고 예민하게 가꿔온 반면 몸의 세밀한 부분에는 왜 그렇게 관심이 없었을까. 몸보다 정신을 더 위에 두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던 건 아닐까.

이런 얘길 털어놨더니 나이 지긋한 어느 박사님이 깔깔 웃으며 말씀하셨다.

"몸으로 창조하고 생산하는 활동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은 오히려 정신에 집중하다 못해 우울하게 자기 자신을 파먹지 않나요. 하지만 진짜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단순한 생의 원칙에 따라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지요. 몸이 진짜예요." 


그래 이거다. 몸이 진짜다. 단순하게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것. 그게 삶이다.

아무리 우울할 때라도 용기 내어 한 발을 내디어 걷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기분이 나아지는 경험은 한번씩 해 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몸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은 정신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 파묻혀 버린다.


발레는 하고 싶기는 한데, 겁이 많이 나는 영역이었다. 이 책을 읽으니 용기가 났다. 작가에게는 미안하지만, 작가님이 엄청나게 발레에 소질이 있거나 잘 하시는 분처럼 느껴졌으면 아, 역시 발레는 나하고 안 맞네 하고 책을 덮으면서 동시에 마음을 주는 것을 중단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부끄러울 수 있는 이야기까지 전부 다 책에 써 주셨기에 나도 열심히 해 보면 작가님 정도의 성취감은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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