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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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달라 보였다. 수염이 사라졌고 눈가에 주름이 늘고 다크 서클이 있었다. 손에는 파인트 잔을 들고 있었는데 짙은 색 맥주가 조금 남아 있었다. 여전히 텔레비전에 나오는 수의사처럼 생겼다. 다만 몇 시즌이 방영된 후의 얼굴이었다.

사람은 도시와 같아서 마음에 덜 드는 부분이 몇 개 있다고 해서 전체를 거부할 순 없다. 위험해 보이는 골목길이나 교외 등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을지라도 다른 장점이 그 도시를 가치 있게 만들어준다.

운동장에서 노는 것보다 도서관에 있는 게 좋았죠. 사소한 것 같지만 그런 공간이 있다는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사소한 것의 중요성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마라. 그 말을 늘 명심해야 해.

분명 스파이로 활동할 때 가장 큰 고충은 이런 점일 것이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품고 있는 감정은 잘못 투자한 돈과 같다. 당신은 사람들에게서 무언가를 훔치는 기분이 든다.

유명해진다는 게 이런 걸까? 숭배와 공격이 뒤섞인, 영원히 달콤 쌉쌀한 칵테일 같은 걸까? 선로가 급격히 바뀔 때 그토록 많은 유명인사가 탈선하는 것도 당연했다. 이건 키스해주는 동시에 뺨을 때리는 격이었다.

노라는 자신이 삶을 끝내려고 했던 이유가 불행해서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우울증의 기본이며 두려움과 절망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두려움은 지하실로 들어가게 되어 문이 닫힐까 봐 걱정하는 것이다. 반면 절망은 문이 닫히고 잠겨버린 뒤에 느끼는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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